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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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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서원(誓願) 첫 번째 서원은 목숨이 다할 때까지 아미타불의 무량공덕을 찬탄하겠다는 서원입니다. “나무아미타불”을 칭념하는 것은 아미타불의 무량공덕을 찬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무아미타불을 칭념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나무 본사 아미타불” 부처님 명호 가운데 모든 공덕을 총섭(總攝)한 본사 아미타불은 절집 말로 어느 정도 업이 녹아야, 정신세계가 어느 정도 맑아야 칭념할 수 있는 부처님 명호입니다. 스님네들도 젊은 시절에는 여러 가지 수행하다 말년에 가서야 “나무아미타불” 수행으로 회향하시는 것을 많이 보았고 평생을 기도만 하신 노스님께서도 처음에는 신중기도, 지장기도를 모시다 말년에 가서야 “나무아미타불” 기도를 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내 업이 두텁고 정신세계가 흐리더라도 이 서원만으로도 절반은 ..
결정신심(決定信心) 청화 큰스님께서 제자가 애쓰는 것을 보고 지나가는 말로 “거 생각대로 잘 안 되네” 하시였다고 합니다. 사실 사바세계에서 생각대로 된다면 가난한 사람 없고, 도(道) 못 이룬 사람 없겠지요. 6천일 기도 회향이라고 하지만 행자 시작하는 날부터 “나무아미타불” 염송하면서 지금까지 한 눈 안 팔고 살아온 것입니다. 이제는 염송하게나 앉거나 하면 쑤~욱 깊이 들어갈 만하건만 생각대로 잘 안 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정도 해서는 안 되고 결정신심 가지고 가행정진 내지는 용맹정진으로 밀어붙여야 하는데, 하지만 마음뿐입니다. 예전에 어느 절 노전스님이 있었는데 가끔 새벽기도에 들어가 사시 기도까지 마치고 나오시었다고 하는데 족히 8시간을 정근하신 것인데 정(定)에 들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노전 ..
한 생각 천일기도 회향할 적마다 한 생각이 올라오는데 4천일 기도 회향하면서는 ‘제주도에서는 홀로 조용히 정진이나 하는 곳이지 더 이상은 아니다’ 하는 생각이 올라왔고 5천일 기도 회향하면서는 ‘제주도에 살 만큼 살았는데’ 하는 생각이 올라왔고 6천일 기도 회향하면서는 ‘이제는 작은 토굴로 가서 조촐하니 정진이나 하다 부처님이 부르면 발걸음 가볍게 따라가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올라옵니다. 숙연(宿緣)이 아니면 하기 힘든 부처님 공부, 다른 이 살림살이 입 댈 것은 없고 다만 “나답게 사바세계 왔고 나답게 사바세계 머무르다 가면 잘 왔다가 잘 가는 것입니다.” 2십 대 초판부터 아련한 한 생각 “산중에 들어가 농사지으며 도(道)나 닦지”하는 한 생각과 맞아떨어지는 시절이 도래했는데 결국은 그렇게 되겠지요. 모든 ..
개원(開苑) 십 년 개원(開苑) 십 년 오늘이(10월 21일) 무주선원 개원 십 년. 인터넷상으로 청화 큰스님의 주옥같은 염불법문을 정리하자는 뜻으로 무주선원 카페, 블로그는 2007년 서울 광륜사 객방에서 개산하였고 도량은 염불선 수행도량 원력으로 제주 애월 현 자리에 귤밭을 걷어내고 불사하여 2012년 10월 21일 큰스님과 인연이 있으신 일오 큰스님을 증명법사로 모시고 개원하였습니다. 개원 당시 사진과 현재의 사진을 보면서 나름 감회가 깊습니다. 엊그제는(19일) 개원하고서 심은 대봉 감나무 묘목이 제법 커 열매로 자릿값을 내놓아 수금했고 개원 당시 묘목으로 심은 무화과, 구지뽕, 비파, 모과나무들도 제법 자리 값합니다. 십 년을 하루같이 손수 마지 지어 부처님 전 공양 올리며 기도, 정진하며 오후에는 나무 하나하나 ..
반추(反芻) 반추(反芻) 사시기도 끝내고 법당을 나서는데 환희심이 밀려옵니다. 사바세계 와서 그 기나긴 보릿고개 시절을 잘 넘기고 말년에 부처님 전 손수 공양 지어 올리며 참회와 발원으로 회향하는 제 모습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보릿고개를 헝그리 정신으로 회향하였고 그 헝그리 정신을 법당에서 보리심으로 회향합니다. 기도는 의식(儀式)수행입니다. 의식 속에는 참회와 발원, 원(願) 보리심과 행(行) 보리심이 다 들어있으며, 보리심(菩提心) 완성이 수행의 완성입니다. 어느덧 천일기도 6번째 회향. 오랜 세월 함께 하신 무주선원 법우님들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자비관 자비관 다리를 포개고 허리를 곧추세워 숨을 고르며 저 깊은 의식 속 관세음보살 성품을 드러내어 병고에 고통받는 이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 무지(無智)로 고통받는 이 두터운 업장으로 고통받는 이 낱낱이 관상(觀想)하면서 연민하는 마음을 방사합니다. 확장된 연민하는 마음, 자비심으로 통털어 온 마음을 던져 끌어안으며 들숨에 일체중생의 고통을 다 거두어 주겠습니다. 날숨에 온 우주에 연민하는 마음 빛을 방사합니다. 다리를 풀고 일어날 적에 자비심, 만족감, 행복감, 건강함, 가벼움, 충만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충만한 에너지로 거친 하루를 슬기롭게 보내는 것입니다. 가장 순수한 행복은 이웃을 위한 마음(보리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는 간직한 관세음보살 성품을 드러내는 반복훈련이..
수행한담 수행한담 청화 큰스님께서 미국에서 귀국하실 적에는 기력이 많이 쇠(衰) 하시였습니다. 서귀포에 계신 신도분 인연으로 2000년 겨울 서귀포 공천포라는 곳에서 시자스님 한 분과 동안거를 보내시고 해제하시고 가까이 계신 분들께 7일 동안 당시 『육조단경』 번역을 구상하고 계시어서 육조단경 이야기, 월인 노스님 이야기, 금강심론 이야기 등 편한 마음으로 법문하신 것을 정리하여 이번 출판한 「마음의 고향」 1권에 포함하였습니다. 그 후 2001년 서귀포 성산읍 신풍리라는 곳에 자성원을 개원하였는데 『육조단경』에 자성(自性)이라는 말이 백 군데도 넘게 나온다고 자성원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서귀포의 겨울 날씨는 환상적입니다. 그러나 여름에는 높은 습도, 곰팡이에 집마다 제습기를 돌리고 사는데 당신께서 여름 장마와 ..
보약(補藥) 보약(補藥) 예전에 미국 한 연구소에서 토끼를 실험하였는데 A. B. C 토끼의 먹이를 다르게 주고 데이터를 구하고자 하였는데 결론은 음식물로 나온 것이 아니라 1층에 있는 토끼와 2층에 있는 토끼로 나누어졌다고 합니다. 연구진이 놀라서 원인을 찾아보니 먹이를 주는 보살님이 1층에 있는 토끼는 먹이를 주면서 한 번씩 안아주었고 2층에 있는 토끼는 손이 안 닿아 그냥 먹이만 주었다고 합니다. 즉 먹는 것으로 몸의 변화보다는 사랑을 받고 자란 토끼와 그렇지 못한 토끼로 나누어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몸에 좋은 것하고 먹거리에서 찾는 것보다는 마음 잘 쓰고 사는 것이 더 건강하다는 것입니다. 의학적으로도 자비심을 일으킬 적에 병균으로부터의 저항력이 가장 튼튼하다고 하는데, 아기 엄마가 건강한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