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심론 읽기(40)

 

 

제6절第六節 오불좌五佛座

 

첫째, 대일大日여래의 사자좌獅子座이니, 사자獅子가 모든諸 짐승獸의 왕王으로 짐승 가운데 돌아다니되遊行 두려움이 없듯이無畏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 모든 존재諸法의 왕王으로서 걸림 없이無碍 자재自在함으로 사자獅子를 법좌法座로 하심이요.

 

둘째, 아촉阿閦여래의 코끼리좌象座이니 『의결義訣』에 말하되, 코끼리象의 힘力用은 모든 짐승諸獸 가운데 이를 넘기는 자가 없을새 그 견고한 힘堅力과 걸림 없음碍無을 나타냄이라表幟 토끼兎ㆍ말馬ㆍ코끼리象 등의 세 짐승이 강물河水을 건너려 할 때, 코끼리象王 만이 홀로 그 밑에 이르러 모든 짐승諸獸 가운데 그 힘이 가장 큰 것이最大 금강부金剛部의 꺾어 깨뜨리는摧破 용감한 작용德用에 상응相應[일치]함이요,

 

셋째, 보생寶生여래의 말좌馬座이니 『의결義訣』에 말하되, 세간世間에 존귀尊貴한 길상吉祥은 말馬보다 우선함이 없고 또 말馬이 지혜慧 사용에用 있어 세간世間에서 보배寶로 할새, 보생불寶生佛의 관정법왕灌頂法王이 이로써 법좌座로 함이요,

 

넷째, 아미타阿彌陀여래의 공작좌孔雀座이니『의결義訣』에 말하되, 세간世間에서 공작孔雀을 상서로운 짐승瑞禽이라 하고 이 짐승禽은 수려한 모습麗狀에 갖가지種種 색色을 갖추고, 밝은 지혜明慧가 있어 시기時宜에 따라 잘 응善應할새 아미타阿彌陀의 전법륜왕轉法輪王이 이로써 법좌座로 함이요,

 

다섯째, 불공성취不空成就여래의 가루라좌迦樓羅座이니『의결義訣』에 말하되, 이 가루라鳥의 위력威力이 능能히 모든 용龍을 항복降伏시켜 용龍이 사는 사대해四大海 가운데 가루라迦樓羅가 가는 곳에所向處는 용龍이 곧 항복降伏할새, 불공불不空佛의 갈마왕羯磨王이 법좌座로 함이니 일체一切 사람과 천인들人天의 모든 용龍을 거두어 들여攝引 깨달음菩提의 저 언덕彼岸에 이르게 함이니라.

 

 

제7절第七節 오지五智

 

현교顯敎에서는 팔식八識을 전변轉하여 네 가지 지혜四智를 이룬 구경究竟의 보신여래報身如來를 세우고, 밀교密敎에는 네 가지 지혜四智에 제구식第九識을 전변所轉한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를 더해 다섯 가지 지혜五智로 하고 금강계金剛界 지법신智法身의 대일여래大日如來를 세우니

 

첫째,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는 암마라식菴摩羅識[九識]이 전변轉한 바로서 법계法界란 정식차별淨識差別의 뜻義일새, 모든 법諸法을 차별差別한 그 수數가 한량없는無量 법계체성法界體性이 곧 육대六大라.

육대법계六大法界의 삼매三昧에 머무름을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라 이름하고 방편구경方便究竟의 덕德을 주主로 하며,

둘째, 대원경지大圓鏡智는 아뢰야식阿賴耶識[八識]이 전변轉 한 바로서 법계法界의 만상萬象이 나타남顯現이 크고 원만하게 비추는 거울大圓鏡과 같은 지혜智며

셋째, 평등성지平等性智는 말나식末那識[七識]이 전변轉 한 바로서 모든 법諸法이 평등平等한 작용作用을 이룬 지혜智며

넷째, 묘관찰지妙觀察智는 의식意識[六識]이 전변轉 한 바로서 모든 법諸法을 잘妙 분별分別하여 많은 근기衆機를 관찰觀察하고, 법法을 설說하여 의심疑을 끊게斷하는 지혜智며

다섯째, 성소작지成所作智는 안식眼識 등等의 오식五識이 전변轉한 바로서 자리이타自利利他의 훌륭한 행妙業을 성취成就한 지혜智라.

이 다섯 가지 지혜五智는 한 몸一身에 갖춘所具 지혜의 덕智德이지만, 중생衆生을 거두어 들이고자引攝 본체本體에서 사방四方의 사지四智 와 사불四佛을 낸出生 것이며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는 본위本位에 머무른住 중앙中央의 대일여래大日如來라 하고, 대원경지大圓鏡智로 인由한 동방東方의 아촉여래阿閦如來는 보리심發菩提心을 발하는 덕德을 주主로 하며

 

평등성지平等性智로 인由한 남방南方의 보생여래寶生如來는 수행修行의 덕德을 근본主으로 하며, 묘관찰지妙觀察智로 인由한 서방西方의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는 보리를 성취하는成菩提 덕德을 근본主으로 하며

성소작지成所作智로 인由한 북방北方의 불공성취여래不空成就如來는 열반에 들어가는入涅槃 덕德을 주主로 한다 하나, 이는 일종一種의 아래로 향하는 법문下轉法門에 속屬하고

 

위로 향하는 법문上轉일 때時는 중앙中央이 열반자리涅槃位요 북방北方이 보리자리菩提位요 서방西方이 수행자리修行位요 동방東方이 발심자리發心位요 남방南方이 방편자리方便位니 사방四方이란 현계顯界를 가리킴指이 아니고 밀계密界를 가리킴指이라.

 

북남北南은 상하上下요 서동西東은 좌우左右일새, 동쪽東 승신주勝身洲에서 발심發心하고 서쪽西 우화주牛貨洲에서 수행修行하며 북쪽北 단월주單越洲에서 보리를 성취하고成菩提 중앙中央의 열반자리涅槃位에 머무르며住 남쪽南 섬부주贍部洲의 중생衆生을 방편方便으로 구제救濟할지니,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의 대일여래大日를 중앙中央에 위치位함은 앞前과 동일同一하되 사방四方의 배당配當은 다르니라異.

 

평등성지平等性智의 불공여래不空如來는 북상北上에, 성소작지成所作智의 보생여래寶生如來는 남하南下에, 대원경지大圓鏡智의 아촉여래阿閦如來는 우동右東에, 묘관찰지妙觀察智의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는 좌서左西에 위치位하고 태장계胎藏界 오대五大를 여기에 배대配하면, 중앙中央에 공대空大, 북방北方에 풍대風大, 서방西方에 화대火大, 동방東方에 수대水大, 남방南方에 지대地大가 해당當하니라.

 

그러한 즉, 다섯 지혜五智는 곧 땅地ㆍ물水ㆍ불火ㆍ바람風ㆍ공空의 오륜관五輪觀으로써 먼저 자재自在를 얻은 후에 앞前 사대四大의 색온色蘊이 본래 공本空한 본래의 모습實相에 입각立脚하고, 또 색온色蘊에 근거根據한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 사온四蘊의 물듦과 더러움染垢도 또한 공空하여 실상의 지혜實相智인 청정한 마음淨心의 식대識大와 더불어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육대六大로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를 성취成就하고

범부凡夫의 팔식八識을 전변轉하여 보살菩薩의 네 가지 지혜四智를 이룰 새, 여래의 다섯 가지 지혜五智如來라 부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