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심론 읽기(34)

 

 

제3절 십바라밀十波羅蜜과 보살십지菩薩十地

 

초初지는 보살菩薩이 이미 탐貪하는 마음의 삼분三分의 이二를 제거하고 견혹見惑을 타파破할새 비로소 성인의 성품聖性을 얻어 아我ㆍ법法 이공二空의 이치理를 깨닫고證 대환희심大歡喜이 일어나니 환희지歡喜地요,

동시同時에 일체一切를 구호救護하여서 집착이 없는無住相 보시布施를 행行하고 이에 근거基하여 열반의 언덕涅槃岸에 이르니到 단바라밀檀波羅蜜을 성취成就함이요,

 

이二지는 나머지殘餘 약간一分의 탐하는 마음貪心을 제거除함에 따라 일찍이 견혹見惑에 의거基한 사혹思惑을 제거除하는 동시에 계바라밀戒波羅蜜을 성취成就할새 훼손하고毁 범犯하는 때를 여읜 몸으로 의식思念이 청정淸淨하니 이구지離垢地요,

 

삼三지는 화내는 마음嗔心을 억제抑制하고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을 성취成就하여서 체찰법인諦察法忍을 얻으니 지혜智慧가 분명히 드러 날顯發새 발광지發光地요,

 

사四지는 정진바라밀精進波羅蜜을 성취成就하니 지혜의 성품慧性이 밝게 빛나熾盛므로 염혜지燄慧地요,

오五지는 화내는 마음嗔心의 근본根本이 제거除去되는 동시에 선정바라밀禪定波羅蜜을 성취成就하고 이理와 사事를 계합契合하여 진속이지眞俗二智가 상응相應 함에 따라 진사혹塵沙惑을 제거하니 극난승지極難勝地요,

 

육六지는 어떠한何等 탐내고貪 화내는嗔 두 마음이 이미 멸하여盡 혜바라밀慧波羅蜜을 성취成就하니 최승지最勝智를 발하여 물듦染과 청정淨이 없는 일진법계一眞法界의 행상行相이 앞에 나타現前나는 현전지現前地요,

 

칠七지는 탐貪하고 화嗔냄이 이미已 다함盡에 따라 약간一分의 어리석은 마음痴心이 제거除去되니, 대비심大悲心을 일으켜發 방편바라밀方便波羅蜜을 성취成就하고 이승二乘의 자기만 제도自度함을 멀리 여읠遠離새 원행지遠行地요,

팔八지는 이미 이승二乘을 멀리 여의고遠離 보살菩薩의 대원大願을 일으킨發지라 이 경지地에서 원바라밀願波羅蜜을 성취成就하고 무상관無相觀을 지어서 임운무공용任運無功用이 계속相續할 뿐이니 부동지不動地요,

 

구九지는 역바라밀力波羅蜜을 성취成就하고 열 가지 힘十力을 구족具足하여 어떤 곳에도一切處 가히 법도可度와 법도 아님不可度을 알아知 능能히 설법說法할새 선혜지善彗地요,

십十지는 장도무명障道無明의 근본根本을 다 끊고斷盡, 수용법락지受用法樂智와 성숙유정지成熟有情智로써 지바라밀智波羅蜜을 성취成就할새 끝없는無邊 공덕功德을 구족具足하여 한없는無邊 공덕수功德水를 냄出生이, 큰 구름大雲이 청정淸淨한 많은 물衆水을 내는 것生과 같을새 법운지法雲地니 뒤後의 사바라밀四波羅蜜이란 제육第六 혜바라밀慧波羅蜜을 나누開어 십지十地에 배치配對한 것이라.

 

 

제4절 십지十地의 폐립廢立

 

환희지歓喜地 등의 십지十地에 폐함과 세움廢立의 두 문二門이 있으니, 그 폐문廢門에서는 삼겁외三劫外에 십지十地를 세우지 아니하고 삼겁三劫의 허망한 집착妄執을 끊고 십지十地를 깨달을究竟새 『비장기秘藏記』 등에 말하는 바요, 세우는 문立門에는 『대일경소大日經疏』에 삼겁三劫의 삼망집三妄執을 다 끊은 후에 십지十地를 세워立 개발금강보장위開發金剛宝藏位라 했으니, 이 폐廢함과 세움立 두 문二門이 있는 까닭은 십지十地에 차이淺深가 있기 때문이라.

 

대일경소大日經疏』 2권에 첫째는 천략석淺略釈이요 둘째는 심비석深秘釈이라 운운云云하여 이 천심십지淺深十地에 열고[立] 닫는[廢]開合 두 문兩門을 세웠으니立.

 

첫째는 천략淺略의 십지十地를 닫아合 지전地前에 두고置 심비深秘의 십지十地를 열어開 개발금강보장위開發金剛宝藏位라 하며

둘째는 심비深秘의 십지十地를 닫아合 불과佛果로 하고, 천략淺略의 십지十地를 열어開 세 가지三 망심妄心을 끊는 자리斷位라 하며 『대일경大日經』에 말한 바의 삼겁십지三劫十地는 이 두 가지 뜻意을 포함할새,

천략淺略의 십지十地를 지전地前에 닫아合置두고 심비深秘의 십지十地를 지상地上에 열어 세움開立은 모든諸 주석가疏家의 흔한許多 주장合從説이요 또한 삼겁십지三劫十地의 건립建立이 약간多少은 같지 아니하나, 미혹惑을 묶어서約 삼겁三劫으로 하고 지위位를 묶어서約 십지十地로 한정함은 오직 『비장기秘藏記』에 말 한 바이니라.

 

그리고 달마대사達磨大師의 『관심론觀心論』에도 삼겁三劫을 삼혹三惑에 육바라밀六波羅蜜을 육처六處에 제한約함이 있으나 밀교에서 깨닫고密證 현교에서 해석함顯釋이 동시同時에 병행並行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