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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1. 다시 읽는 큰스님 법문

아미타불이 여러분의 참 이름입니다. 865(3)

 

 

* 이 글은 200185일 성륜사 보살계 수계식에서 청화 큰스님께서 하신 법문입니다.

 

3, 불음계(不淫戒)입니다

󰡒음행하지 말라.󰡓 우리 재가불자들은 당연히 결혼을 해서 식구가속(食口家屬)이 있습니다. 그런데 음행하지 말라고 하면, 이것은 어긋난 말씀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재가불자라고 하더라도 음행을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으셔야 합니다. 왜 그런가 하면, 아시는 바와 같이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 삼계(三界)입니다. 우리가 윤회한다는 것은, 뱅뱅 돌아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여기 태어나고 저기 태어나고 하는 것이 윤회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윤회해서는 해탈의 가망이 없습니다.

 

우리 인간 존재의 구경 목적은 무엇인가? 이것은 해탈이란 말입니다. 윤회를 떠나서 영생하는 영생불멸의 참다운 마음의 고향, 우리 생명의 고향에 가는 것이 우리 인간의 목적입니다. 부처님 가르침도 역시 생로병사를 떠나서 열반락(涅槃樂)이라, 해탈의 영생(永生)의 구경지(究竟地)에 도달하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의 목적입니다.

 

따라서 삼계 윤회라, 욕계나 색계나 무색계를 사실은 떠나야 되는 것인데 삼계 가운데서 욕계가 가장 낮은 세계입니다. 욕심을 미처 못 떠난 세계가 가장 낮은 세계입니다. 욕심이라는 것이 어떠한 것입니까? 욕심이 곧 욕망이 되겠지마는, 가장 중요한 욕심은 먼저 식욕이고, 그 다음 욕심이 남녀 이성욕(異性欲)이란 말입니다. 그다음 욕심이 잠욕 즉 수면욕(睡眠欲)입니다. 따라서 욕계의 이런 상징은 바로 욕심을 의미하는데, 방금 말씀드린 식욕 이성욕 잠욕 중에서 음행(淫行), 이것은 남녀 이성간의 욕심입니다.

 

그러기에 부처님 법문은 심심미묘(甚深微妙)해서, 우리 재가불자들이 제대로 잘 못 지키니까, 육재일(六齋日)을 말씀하셨습니다. 육재일은 음() 8, 14, 15, 23, 29, 30일인데, 이 육재일만이라도 식욕을 참고 절제해서 한 끼만 먹어라, 또는 그날은 고기를 먹지 마라, 또 내외간도 같은 방을 쓰지 마라, 이렇게 하셨단 말입니다.

 

부처님 당시부터 석가모니 부처님만 아니라 삼세 제불(三世諸佛)이 다 육재일을 지키라 하셨습니다. 육재일을 정해서 우리 재가불자들은 의지가 약해서 평생 동안 절제하고 살 수가 없으니까, 육재일만이라도 출가한 셈치고, 출가 수행자인 셈치고 절제하라는 것이 육재일의 의미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재가불자님이라 하더라도 음욕을 절제하는 것을, 음욕을 가급적이면 끊는 것을 원칙으로 하셔야 됩니다.

 

지금부터 서기 400년 전에 나온 플라톤이라는 철학자가 있습니다. 위대한 철학자입니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이데아가 무엇인가 하면, 결국 하나의 실상이란 말입니다. 따라서 이데아만 실상이고, 다른 현상적인 것은 모두 그림자라고 본 것입니다. 우리 금강경에도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이라.󰡓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가 모두 꿈이요 허깨비요, 거품 같고 그림자 같고 또한 풀끝의 이슬 같고 또는 번갯불 같고 항상 이렇게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금강경에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이라.󰡓항상 응당히 이렇게 관하라, 이렇게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안 본단 말입니다. 우리 중생들은 우리 눈에 지금 보이는 것을 사실로 보고 있단 말입니다. 그러나 현상 세계에 있는 것은 사실로는 사실이 아니란 말입니다.

 

우리 불자님들.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철학적으로도 소박실재론(素朴實在論)이라, 어려운 말을 써서 죄송합니다마는 소박실재론이 무엇인가 하면, 우리 중생들은 소박하게 나는 나요, 이것은 이것이요, 금은 금이요, 은은 은이요 하면서, 우리 중생들에게 감각적(感覺的)으로 보이는 이것을 것을 사실로 본단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 중생들이 믿는 것은, 이것은 사실은 우리 감각의 속임수입니다. 실제로 있지가 않다는 말입니다. 우리 부처님 가르침은, 제가 항시 말씀드리는 바와 같이, 상식이 아닙니다. 상식이 아니라 실상적(實相的)인 지혜란 말입니다. 우리 중생이 겉으로 봐서 우리 중생이 보이듯이 검다 희다 또는 좋다 궂다 그러는 것이지, 본래로 본바탕에서 보면 그런 것이 없단 말입니다.

 

인연소생법(因緣所生法) 아설즉시공(我說卽是空)입니다. 우리가 지금 보는 것은 모두가 다 내 몸이요, 그대 몸이요, 이것이고 저것이고 인연 따라서 잠시간 있는 것 같이 보이나, 인연 따라서 이루어진 것은 순간순간 찰나찰나 변화해 마지않습니다. 순간순간 찰나찰나 변화무상한 것은, 사실은 어느 공간, 어느 시간대에도 있지 않단 말입니다. 불교는 상식론이 아닙니다. 하나의 실상을 그대로 말씀한 것이란 말입니다. 우주 생긴 대로 말씀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비단 플라톤이나 그런 분들뿐만 아니라, 위대한 철인은 또 위대한 학자는 다 한 가지를 말씀했단 말입니다.

 

이 현상계, 이것은 꿈같은 것이지, 실제로 있지가 않단 말입니다. 플로티누스란 철학자도 일자(一者), 우주는 하나의 실상뿐인 것이지, 가상(假相)이 있지가 않다고 했습니다. 가상, 이것은 그때 그때 변화무상한 것이기 때문에, 변화무상한 것은 일초 전과 일초 후가 똑같지 않단 말입니다.

 

이천오백년 전에 우리 부처님은 어떻게 그렇게 깨달아서 우주의 실상을 보셨습니다. 그 뒤에도 무수한 도인들이 다 그와 같은 말씀을 역설하고 강조하셨고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 중생들은 잘못 알아먹는단 말입니다. 우리 중생의 흐리멍덩한 눈으로 봐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이는 것이 사실로 있다고 생각한단 말입니다. 그것은 가상인 것입니다.

 

몽환포영(夢幻泡影)이라, 몽환포영이라서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이란 말입니다. 꿈이요 허깨비요 거품이요 그림자니까, 여실히 그것을 그대로 봐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실상을 증명할 수 있단 말입니다. 금생 내내야 애쓰고 산다 하더라도, 가상(假相)만 가지고 가상 가운데서 그때 그때 시비 분별하고 죽는단 말입니다. 가상이 자기에게, 자기 몸뚱이에게 이로우면 좋다고 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욕 문제를 여러분께서 깊이 생각하셔야 됩니다.

 

우리 인간이 음욕을 끊지 못하면, 결국 자멸하게 됩니다. 지금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시중에 나가서 보면 차가 얼마나 번잡합니까. 앞으로 10년 후에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20년 후에는, 인구팽창을 이대로 두면 막을 수가 없단 말입니다. 의술은 발달되어서 노인은 불어나고 말입니다.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차나 공해문제 때문에 우리가 숨쉴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가정생활을 하는 내외라도 꼭 음욕에 대해서 이성간의 욕망을 절제해야 됩니다. 다만 부부간이 동지간이 되어서 진리를 닦으면 되는 것입니다. 부부간의 관계를 맺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부부간의 관계를 맺되 정말로 성자들이 우리한테 당부한 바와 같이 청정하시면 됩니다. 육재일에도 육재일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왕이면 30일 내내 육재일 비슷하게 우리가 살면 된단 말입니다. 그러면 복을 더 받고 몸도 더 건강해지고, 또 이것은 우주에 대해서도 공헌한 것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