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인忍
『유가론瑜伽論』에 “어찌하여 인忍이라 이름하는가 스스로 분하고 성내는憤勃 마음이 없어 다른 이에 원한怨을 갚지 아니할새 까닭에 인忍이라 이름한다.” 하였고 『유식론唯識論』 9권에 “인忍이란 성냄嗔 없이 정진精進하여 지혜慧로 살핌審과 그곳에서 일으켜진 삼업三業에 처한 본성處性이라.” 하였고 『대승의장大乘義章』 9권에 “지혜로운 마음慧心으로 법에 안주安法함에 이름하여 인忍이라 한다.” 하였고 같은 11권에 “법法의 실상實相에 안주安住 함이 인忍이라 한다.” 하였으니,
도리道理에 안주安住하여 마음心이 움직이지 않음不動이 인忍일새, 도리道理를 본체體로 하여 성내고 괴로움이 없음이 두 인忍 가운데 중생인衆生忍이요, 그 무생無生의 법리法理에 안주安住하여 마음心이 움직이지 아니함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이며, 또 질병疾病이나 물水과 불火이나 칼刀과 몽둥이杖에 많은 고통衆苦이 핍박逼迫하되, 법法에 머물러住 이를 잘 견디고安忍 태연하게 움직이지 아니함이 앞의 중생인衆生忍인 동시에 안수고인安受苦忍이요,
법法을 관찰觀察하여 마음을 실상實相의 진리理에 안주安住함이 앞의 무생법인無生法忍인 동시에 관찰법인觀察法忍이며, 저 중생인衆生忍인 안수고인安受苦忍에 두 인忍이 또 있으니 사람을 공경恭敬ㆍ공양供養함에 있어 잘 참고 집착執着하지 않음이 하나이고 사람의 성냄嗔ㆍ욕설罵ㆍ때림打ㆍ훼손害으로 부터 성냄嗔과 원한恨이 일어나지 아니함이 그 둘이며,
무생법인無生法忍인 관찰법인觀察法忍에 두 인忍이 역시 있으니 하나는 비심법非心法의 추위와 더위寒熱ㆍ 비바람風雨ㆍ배고픔ㆍ목마름飢渴ㆍ늙음老ㆍ병듦病ㆍ죽음死 등으로부터 잘 견디어, 괴로움과 원망惱怨이 없으며, 둘은 심법心法인 성냄嗔恚과 근심과 걱정憂愁 등의 모든 번뇌煩惱를 싫어하거나 멀리함이 없음이라.
그러나 인욕忍辱에 한계限가 있고 법法을 알지 못하면 범부凡요, 법法을 관찰觀하되 인욕忍하지 못하면 소승小乘이며, 능히 인욕忍 하여 편안히 머물러安住 움직이지 않으면 대승大乘인 동시에 비로소 가히 인忍이라 할 수 있다.
제1절 삼인三忍과 사인四忍
삼인三忍에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는 『무량수경無量壽經』제사십팔원第四十八願에 명호를 듣고 삼법인三法忍을 얻는 원願을 들어擧 제1법인第一法忍ㆍ제2법인第二法忍ㆍ제3법인第三法忍이라 말씀하실 뿐이요, 그 이름은 말하지 아니하실새 이에 대해 모든 해석이 같지 아니하니 법위法位는 말하되 “이는 『인왕경仁王經』에 말씀說하신 오인五忍의 처음 셋으로, 곧 복인伏忍ㆍ신인信忍ㆍ순인順忍”이라 하였고
경흥憬興은 말하되 “이는 복인伏忍 가운데 하下ㆍ중中ㆍ상上 삼인三忍”이라 하였고, 현일玄一은 말하되 “이는 하설下說의 음향인音響忍ㆍ유순인柔順忍ㆍ무생인無生忍의 셋”이라 했으니, 역시 『무량수경無量壽經』에 “극락極樂에 태어나는 사람은 일곱 가지 보배七寶 숲의 음성音聲을 듣고 세 가지 인忍을 얻는다.” 하였는데
첫째, 음향인音響忍이란 소리의 울림音響에 연유하여由 진리眞理의 깨달음悟을 얻음이요
둘째, 유순인柔順忍이란 진리를 깨달은悟理 지혜의 마음慧心 그대로 진리眞理에 수순隨順할 따름이요
셋째, 무생법인無生法忍이란 무생無生의 본성實性을 깨닫고證 모든 형상諸相을 여의는 진리의 깨달음悟道이 지극하며,
『사익경思益經』 1권 「사법품四法品」에 “보살菩薩의 네 가지 법四法이 있어 계를 범한毁禁 죄罪를 떠나게 한다.” 하시고 보살菩薩의 네 가지 인四忍을 말씀하시니,
첫째, 득무생인得無生忍이란 일체一切 모든 법諸法의 자성自性이 공적空寂하여 본래本來 나지 않음이요
둘째, 득무멸법인得無滅法忍이란 일체一切 모든 법諸法이 원래 나지 않음無生이니 역시 멸함도 없음無滅이요
셋째, 득인연인得因緣忍이란 일체一切 모든 법諸法이 모두 다 인연因緣 화합和合에 의하여 일어날 따름일새, 곧 자성自性이 없기 때문이요
넷째, 득무주인得無住忍이란 모든 법諸法에 머물고 집착함住着이 없음을 무주無住라 하며,
보살菩薩이 이 네 가지 인四忍을 깨달으면證 능히 계禁戒를 범하는毁犯 죄罪를 벗어난다 하시니 곧 실상참회實相懺悔니라.
제2절 오인五忍과 십삼관문十三觀門
구역舊譯 『인왕경仁王經』 「교화품敎化品」에 “부처님佛이 대왕大王에게 말하되, 다섯 가지 인五忍이 곧 보살菩薩의 법法이니 복인伏忍의 상上ㆍ중中ㆍ하下와 신인信忍의 상上ㆍ중中ㆍ하下와 순인順忍의 상上ㆍ중中ㆍ하下와 무생인無生忍의 상上ㆍ중中ㆍ하下와 적멸인寂滅忍의 상上ㆍ하下를 모든 부처님과 보살菩薩이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수행修함이라 이름한다.” 하시고,
같은 책 「수지품受持品」에 “부처님께서大牟尼 말씀하시되, 십삼관문十三觀門의 수행修行이 있어 모든 선남자善男子가 대법왕大法王이 되므로 습인習忍으로 부터 금강정金剛頂에 이르기까지 모두 법사法師가 되니 의지하여 건립建立함이니, 그대들 대중大衆은 응당히 부처님을 공양供養 하듯이 공양하고 마땅히 백만억천百萬億天의 향香ㆍ묘화妙華를 지니고 받들어라.” 하시고,
같은 책 가상소嘉祥疏에 “복인伏忍의 상上ㆍ중中ㆍ하下 자는 습인習忍이 하下요 성인性忍이 중中이요 도종인道種忍이 상上이라 삼현위三賢位에 있음이요, 신인信忍의 상上ㆍ중中ㆍ하下 자者는 초지初地가 하下요 이지二地가 중中이요 삼지三地가 상上이며, 순인順忍의 상上ㆍ중中ㆍ하下 자者는 사지四地가 하下요 오지五地가 중中이요 육지六地가 상上이며, 무생인無生忍의 상上ㆍ중中ㆍ하下 자者는 칠지七地가 하下요 팔지八地가 중中이요 구지九地가 상上이며, 적멸인寂滅忍의 상上ㆍ하下 자者는 십지十地가 하下요 불지佛地가 상上이라.” 하였으니,
첫째, 복인伏忍이란 습인習忍ㆍ성인性忍ㆍ도종인道種忍의 삼현위三賢位에 있는 보살菩薩이 아직 번뇌煩惱의 종자種子는 끊지 못함이나 이를 굴복시켜制伏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인忍이요
둘째, 신인信忍이란 초지初地부터 삼지三地까지에서 탐하는 번뇌貪惑를 모두 끊고 참 성품眞性을 보아 바른 믿음正信을 얻는 인忍이요
셋째, 순인順忍이란 사지四地부터 육지六地까지에서 화내는 번뇌嗔惑를 전부 끊고 보리菩提의 진리道에 수순順하여 무생無生의 과果로 향하는 인忍이요
넷째, 무생인無生忍이란 칠지七地부터 구지九地까지에서 어리석은 번뇌痴惑를 다 끊고 모든 법諸法의 무생無生의 진리理에 깨달아悟 들어가는 인忍이요
다섯째, 적멸인寂滅忍이란 십지十地와 묘각妙覺에서 열반涅槃의 적멸寂滅에 도달한究竟 인忍이라, 인忍은 인가忍可 또는 안인安忍의 뜻으로서 그 도리理를 결정하고 움직이지 않을새, 또 십삼관문十三觀門이란 위의 십사인十四忍 중中ㆍ상上 적멸인寂滅忍의 묘각위妙覺位를 제외한 십삼인十三忍의 수행법修法이라. 십삼관문十三觀門으로 수행하는 자를 대법왕大法王이라 말씀하시고 부처님과 같이 공양供養하라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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