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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

30년 소회(所懷)

 

 

1013일이 63백일 기도 회향 일입니다. 늘 그렇듯 이어서 4백일 기도 입제하고 그러나 63백일이란 숫자는 큰 의미는 없습니다.

출가하여 행자 생활 시작하는 날부터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고 강원 시절에도 방학하면 방학 기간 7일 기도라도 하고 선방 다닐 적에도 산철에는 기도하고 그냥 출가 이후 3십 년을 나무아미타불염송과 기도로 보냈다고 보아도 과언은 아닙니다. 흔히 말하는 늦깎이라 어디 한눈팔 생각 없이 한길로만 매진한 것입니다.

 

63백일, 특히 이 자리에서는 십 년을 손수 마지 지어 올리며 기도하고 틈틈이 앉고 마당 울력하며 은사 스님 법어집 교정보아 법공양 출판, 발송까지 하는 일과가 숙연(宿緣)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과지만 “30년 살림살이 내놓아 보아라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 다만 사족(蛇足)을 단다면 나이 탓인지 수행 공덕인지 모르지만, 나의 날 선 마음과 날 선 입은 많이 누그러지었다고 생각합니다. “본연 스님, 예전에 비하면 보살 되었습니다.” 하는 덕담 아닌 덕담을 몇 번 들었습니다. 현상과 대상에 대해서 화()와 분별을 녹이고 이해하며 연민하는 마음을 키워야 비로소 업장이 녹는 것입니다. 자비경에 자비심으로 온 우주를 감싸라고 하십니다.’

 

어른 스님 말씀이 부처님 공부는 시작은 있는데 끝이 없는 공부라고 다겁생을 넘나들면서 하는 공부다”. 하는 생각입니다. 축구 경기에서 역전승을 이룬 주역(主役)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하듯이 퇴굴심(退屈心)도 자만심(自慢心)도 내려놓고 공부에 진전이 있던, 없던 증오(證悟), 깨달음을 몸으로 증명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것입니다.

 

- - 천 사람의 허물을 한 사람의 선인(善人)이 덮는다는데, 나나 잘하지, 하는 마음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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