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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

좌 노보살님(2)

 

 

노 보살님에게는 현몽(現夢)이 정확한 신기한 일이 있습니다. 자성원 시절 신도 한 분이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가족과 장례 절차를 의논하여 49재는 자성원에서 지네기로 하고 돌아가시면 바로 연락주기로 하였는데 어느 날 아침 공양하러 공양간에 가니 노 보살님이 하시는 말씀이 스님 암으로 투병하시던 보살님 돌아가시었어요. 새벽에 영가가 왔어요하시는데 속으로 돌아가시면 바로 연락해준다고 했는데 난 아직 연락 못 받았는데 하고 반신반의(半信半疑)하였는데 한 9시나 되니 가족에게 전화가 왔어요. 새벽에 돌아가시었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이제야 전화한다고 합니다. 돌아가시면 바로 영가가 49재 지네는 절로 오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애월 고내봉 토굴 시절 저녁에 속가 형님에게 당신 수술 날짜와 어머니 제사 날짜가 겹치니 이번만 제사 지내 달라고 부탁하여 대답하고 다음 날 아침에 노 보살님에게 전화하여 보살님 기제사 간단히 지낼 것이 있습니다. 사시기도 끝내고 모시러 갈 것이니 같이 시장도 보고 준비 좀 해주세요하고 부탁드리고 사시 기도 끝내고 모시러 갔더니 차에 오르시면서 첫 마디가 스님 어머니 제사에요하시기에 제가 놀라서 어떻게 아세요하니 당신이 현몽한 이야기를 하는데 꿈에 머리에 수건 쓰고 허름한 한복 입은 할머니가 나타나서 같이 시장을 가는데 가는 도중 절이 있어서 꿈속에서도 그냥 못 지나가고 참배하러 들어가는데 그 허름한 할머니가 뒤에서 하시는 말이 우리 아들도 스님이에요.” 하여 놀라서 깨고 보니 새벽 3시인데 그때부터 잠이 안 오고 내가 아는 할머니 가운데 아들이 스님인 할머니가 없는데 내가 아는 할머니 가운데 머리에 수건 쓰고 다니는 할머니가 없는데 하며 누구인가, 아침까지 궁리하다 아침에 제 전화를 받고 감을 잡으신 것입니다.

 

머리에 수건 쓰고 허름한 한복, 살아생전 고생하시던 당신의 모습이었고 어릴 적에 돌아가신 분이 내 출가하는 것도 못 보신 분이 내가 스님이 된 것을 어떻게 아시었나 하는 생각, 몇십 년이 흘러도 제사를 지내면 오시는가 하는 생각, 영의 세계는 참 불가사의합니다. 노 보살님이 생전에 하시는 말씀이 공양주하면서 497번 제사 준비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당신은 한 번만 하고 싶다고 하시여, 보살님 가시면 제가 어디 있더라도 49재 막재 한 번은 지내드리겠습니다. 속으로 약속하였습니다. 노 보살님이 가시고 막재 날짜를 꼽아 달력에 표시해두고 다음 날 새벽기도 하면서 11월이면 우리 어머니 제사도 있는데 하고 아침에 확인하니 바로 어머니 제삿날이 49재 막재 날입니다. 아 이렇게 맞추기도 힘든 것인데 당신께서 본연 스님 번거롭게 안 한다고 마지막 가시는 것도 일 년에 한 번 지네는 어머니 제삿날 맞추어서 가시였네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 살아오신 모습을 보면 가능한 일입니다.

 

그 외에도 신기한 일이 많은데 마음이 맑으시면 우리가 모르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볼 수 있지, 합니다. 당신께서는 억울함을 당하여도 원망하는 마음이 없었는데 예전에 승복만 입은? 못된 비구니를 만나 몇 년을 고통을 받으시었는데 마지막 비구니가 누워서 몇 년 고생하다 세상 떠났는데 과보를 받았다는 이야기와 누워서 고생할 때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았다고 그것으로 없었던 일로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노 보살님을 생각하면서 화려한 수행 이력에 아만심(我慢心)만 가득한 것보다 수행이 진실하여 용심(用心)! 마음을 잘 쓰는 것이 제일이지 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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