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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

노년의 즐거움

 

 

새벽 정진을 끝내고 나니 환희심이 밀려오고 아 말년에 헐떡거림 없이 이렇게 정진하면서 일과를 보내니 참 복된 삶이다.” 하는 생각이 일어납니다.

일과에 염불하던 좌선을 하던 끝나면 항상 환희심이 일어나고 즐겁고 행복합니다. 어린 시절, 젊은 시절의 고생이 주마등(走馬燈)처럼 흐르고 작게는 그 어렵고 힘든 시절의 억울함을 용서하고 나의 건방짐을 참회하며 크게는 일체중생을 위한 자비관으로 회향합니다.

 

우리가 사바세계에 오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원력수생(願力受生), 전생의 원력으로 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업력수생(業力受生) 전생의 때 묻은 업() 그대로 가지고 오는 것입니다. 금생에 원력 가지고 오신 분은 원력으로 사시는 것이고 업력으로 오신 분은 전생 업력으로 사는 것입니다.

 

원력으로 오신 분도 원력을 완성하기까지는 다겁생이 걸리는 것이고 업력으로 오신 분도 업력을 녹이는데 다겁생이 걸리는 것입니다. 다들 나름 인연 터, 업력 터에서 정진하고 지네는 것인데 입 댈 것은 없다. 시비할 것은 없다.” 하지만, 저도 업이 있는 사람이라 구업(口業)을 짓고 돌이키고 합니다.

 

이제는 곡성 태안사 청화淸華 큰스님 시절도 30여 년이 넘은 이야기고 돌아보니 출가 사문도 젊은 시절 거칠게 사신 분들 대부분 말년이 옹색하고 초라한데 자업자득(自業自得), 자기가 지은 업은 자기가 다 받는 것이고 넘어진 자 스스로 일어나듯이 업의 고리는 스스로 푸는 것이며 간단한 한 생각 바꾸기, 업을 녹이는데 참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사바세계 와서 거친 망상이라도 터는데 한 생이 거의 갔고 남은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포기하지 않고 목숨이 다할 때까지 정진하는 것이고 하나는 은사 스님의 바다와 같은 은혜(恩惠), 당신의 창건 절은 못 지키더라도 법은 지킨다는 마음으로 법어집 정리하여 법공양으로 회향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생각 정리하고 있다가 부처님이 부르면 따라가야지 하는 마음뿐입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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