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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

돌연변이

 

 

작년 12월 해도 짧아지고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저먼 아이리스 하나가 꽃대를 밀고 올라와 방 앞 샤시 안에 옮겨 두었더니 겨우내 꽃이 잘 피었습니다.

 

도량 내 수백 개의 저먼 아이리스들은 모두 동면에 들어갔는데 이 아이는 무슨 이유인지 홀로 꽃대를 밀고 올라온 것인데 흔히 말하는 돌연변이입니다. 식물에는 육종학자들이 좋아하는 돌연변이가 있습니다. 수만 평에 씨앗을 뿌리면 그 가운데서 아주 특출한 아이가 나오는데 예로 겨울에 다 얼어 죽었는데 그 가운데 한 아이는 겨울을 견디어 육종학자는 이 아이를 뽑아 연구하여 추위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겨우내 방문 앞에서 들락거리는 주인장과 방문객을 즐겁게 하는 노란색 저먼 아이리스꽃, 문득 깨달음도 돌연변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만 아니고 모든 불교국가에서 수많은 수행자들이 깨달음을 지향하지만 깨달음을 마음과 몸으로 증명하는 수행자는 극소수입니다. 수천만 개의 씨앗 가운데 특출한 종자 하나가 나오듯이

 

가장 큰 돌연변이는 부처님이시고 그 후 크고 작은 돌연변이가 나와서 부처님의 법, 진리(Dhamma)가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며, 깨달은 진리의 공덕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합니다. 염불 수행도 용수보살 때부터 권한 수행이고 살아있는 이들 모두 몸과 마음의 고통을 여의고 바다와 같은 무량한 행복 얻기를 바랍니다.”로 시작하는 샨띠데바(687~763)의 발원문은 제가 아침마다 독송하고 있습니다.

 

- - 극소수의 돌연변이 되는 것도 포기하지 않고 정진해야 가능성이 있지, 생각하고 해태(懈怠)해지는 마음을 다독거리며 서원을 세웁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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