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청화 큰스님 서적/5. 원통불법의 요체

원통불법의 요체(72)

원통불법의 요체(72)

 

4절 심성心性과 법계法界

 

 

1. 유식삼성唯識三性

 

우리 인간성을 풀이할 때 해심밀경解深密經이나 유식론唯識論이른바 법상종法相宗 계통에서는 유식삼성唯識三性이라는 법문이 있습니다. 유식삼성을 살펴보고 공부를 하면은 우리 인간성과 만유의 실상에 대하여 가장 보편적이고 궁극적인 체계를 확립하게 됩니다.

 

唯識三性유식삼성

 

1. 遍計所執性변계소집성情有理無정유리무

2. 依他起性의타기성…… 如幻假有여환가유

3. 圓成實性원성실성…… 情無理有정무리유, 眞如진여(眞空妙有진공묘유)

 

三性삼성으로써 非空非有비공비유中道實相중도실상表現표현.

 

맨 처음에는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이라, 이것은 우리 중생차원의 마음가짐입니다. 모든 것을 두루 집착해서 바르게 판단하지 못하는 성품이라는 말입니다. 우리 중생은 이것이나 저것이나 모두를 삼독심三毒心에 가리어진 눈으로 보는 것이라서 바로 못 봅니다. 그래서 만 가지 것을 다 집착하고 헤아려서 바로 못 보는 것이 변계소집성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정유리무情有理無, 범부의 망정妄情에만 있고 원래 본바탕 법성法性 자리인 이에는 없다는 말입니다. 아직 범부지에서 옳지 않다고 해서 옳지 않은 것도 아니고 범부지에서 옳다고 해서 옳은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영원적인 차원, 불성佛性 차원에서 본 것이라야 비로소 바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범부가 두루 헤아리고 집착하는 이것은 바른 것이 못됩니다.

 

그다음에는 의타기성依他起性이라, 이것은 인연因緣 따라서 이루어진 성질입니다. 자기란 존재는 인연 따라 이루어지고 한 포기 풀도 인연 따라서 이루어졌습니다. 사바세계에 있는 두두물물, 산하대지, 삼라만상 모두가 다 인연 따라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잠시 허망한 가상假相으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여환가유如幻假有, 허깨비같이 물 위에 뜬 거품과 같이 안개같이 허환상虛幻相인 것이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제행이 무상이라, 우리에게 있는 것 같이 보이는 것이지 실제로는 있지가 않은 것입니다. 왜 그런 것인가? 인연생因緣生이기 때문에 순간 찰나도 같은 모습, 고유한 존재가 없습니다. 다만 중생이 안목이 짧아서 그냥 오늘 젊다가 내일 늙어 버려서 수염이 나면 알겠지만 서서히 바꾸어지니까 모를 뿐인 것이지 정밀하게 관찰한다면 일초一秒의 일만 분의 일 동안도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자기 얼굴 주름살도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 차츰 깊이 패어져 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산하대지 삼라만상 모두가 다 무상한 것이기 때문에 수유須臾 찰나도 머물러 있지 않는 것입니다. 공간적으로 보더라도 어느 공간에도 머물러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무상無常이요 공이요, 무상이요 공이기 때문에 나라고 할 아무 건더기가 없습니다.

 

그다음 원성실성圓成實性 이라, 이것은 본래적인 중생의 망상분별을 떠나버린 참다운 성품 자체를 말합니다. 이른바 불성佛性, 법성法性, 실상實相 경계가 원성실성입니다. 원만히 성취된 무한 공덕을 갖춘 진여불성眞如佛性이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정무리유情無理有, 범부의 망정妄情에는 있지 않고 우주의 참다운 도리道理에는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진여眞如, 진공묘유眞空妙有, 이 자리가 원성실성인데 이것이 우리의 본 성품입니다. 우리가 인연 따라서 이루어진 물건이나 또는 유정이나 어느 존재를 볼 때에 바로 보면 원성실성이고 잘못 보면 변계소집성입니다. 오직 견해에 따른 것이지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한 송이 꽃을 본다하더라도 꽃은 꽃대로 자연 그대로 피어 나온 것인데 우리 중생이 곱다 안 곱다 예쁘다 밉다 하는 것입니다. 본래에서는 그런 것이 없지 않습니까. 따라서 본래대로 본다면 진여불성이 그때그때 인연 따라서 꽃같이 꽃의 가상假相을 내고, 진여불성이 인연 따라서 사람 같은 가상을 내고, 뜬 구름 같고 또는 안개 같은 모양을 가상으로 내는 것인데 우리가 거기에다 이것저것 나요 너라고 집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삼성三性으로서 비공비유非空非有, 공도 아니고 또는 유도 아닌 중도실상中道實相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2. 십식十識

 

그다음에는 십식十識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十 識십식

 

1. 眼識(안식, )

2. 耳識(이식, )

3. 鼻識(비식, )

4. 舌識(설식, )

5. 身識(신식, )

6. 意識(의식, )

7. 末那識(말나식, 我痴아치 我見아견 我慢아만 我愛아애 등의 妄識망식)

8. 阿賴耶識(아뢰야식, 藏識장식)

9. 菴摩羅識(암마라식, 無垢識무구식 白淨識백정식)

10. 乾栗陀耶識(건률타야식, 眞實心진실심 堅實心견실심 佛心불심)

 

보통은 구식까지 말하나 총괄한다는 의미에서 십식 까지를 시설하기도 합니다. 안식이라, 이식이라, 비식이라, 설식이라, 신식이라, 의식이라, 여기까지를 육식六識이라고 합니다.

 

제칠 식을 말라식Manas(末那識) 이라 하는데, 말라식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잠재의식입니다. 따라서 서양의 프로이드(Freud,Sigmund 18561939)나 융(Jung, Carl Gustav 18751961)이나 그런 심리학자들은 말라식 정도는 알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융 같은 사람은 불교도 공부를 좀 했으니까 어렴풋이 아뢰야식Alaya vijnana(阿賴耶識)을 언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라식은 잘못 봐서 내가 있다고 고집하는 어리석음인 아치我痴, 또는 어리석음 때문에 나라는 견해가 더욱 더 치성하고 번성하는 아견我見, 자기를 정도 이상으로 생각하는 아만我慢 즉 별것도 아니면서 자기가 하는 것은 꼭 무엇인가 좋고 겉으로는 겸손한 체 하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보통 중생은 아만을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를 아끼고 사랑하는 아애我愛가 있습니다.

 

아무리 공부를 좀 했다 해도 역시 범부지에서는 자기라는 것을 못 여의니까 무아무소유가 못 되면 아애가 있고, 아치가 있고, 아견이 있고, 아만이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 뿐인 것이지 범부라 생각할 때는 이것이 다 있습니다. 따라서 말라식을 망식妄識이라, 즉 우리 의식의 뿌리가 되어서 그때그때 나쁜 생각 좋은 생각 모든 허튼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또 말라식의 근거가 무엇인가? 말라식의 근거는 제8 아뢰야식입니다. 이른바 나쁜 종자 좋은 종자 모든 종자를 훈습薰習을 시켜 담아둔다는 것입니다. 좋은 훈기도 여기에다 인상을 머물게 하고 나쁜 행위도 역시 훈기를 아뢰야식에다 나쁜 인상을 머물게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종자식種子識, 또는 장식藏識이라고 합니다.

 

그다음에 제9식은 암마라식Amra(菴摩羅識)이라, 이것은 무구식無垢識이라고도 합니다. 때가 없는 즉 번뇌가 없는 식이고 또는 청청한 식이니까 백정식白淨識이라고도 이름을 합니다. 유식론을 공부한 사람들은 제8식만을 말한 데도 있고, 9식까지를 말한 데도 있습니다. 복잡한 문제이지만 한번 들어 두면 나중에 편리할 것입니다.

 

8식설은 현장(玄奘 622664) 법사 등이 주장하였고 진제(眞諦 Paramartha, Gunarata 499569) 삼장 등은 9식설을 주장한 분들입니다.

그런데 그 차이가 어디에 있는가, 간단히 말하면 8식 아뢰야식까지로 모든 식을 마무리하는 주장은 아뢰야식 가운데 염정染淨 곧 오염된 식과 청정한 식이 같이 아울러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청정한 식 즉 백정식의 요소가 아뢰야식 가운데 다 갖추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새삼스레 무슨 필요로 9식설을 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9식설을 말하는 분들은 분명히 오염된 식과 청청한 본래 식은 차이가 있는 지라 마땅히 별도로 시설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싸울 것도 없는 것인데 옛날에는 8, 9식설 가지고도 많이 싸웠습니다. 현대와 같이 서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훈련을 하였으면 그렇게 되겠습니까마는.

 

10식도 진실심眞實心 또는 견실심堅實心, 건률타야식Hrdaya(乾栗陀耶識)이라고 하는데 9암마라식의 별칭인 동시에 모든 식을 통틀어서 10식으로 포괄한 것입니다.

 

'2.청화 큰스님 서적 > 5. 원통불법의 요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통불법의 요체(75)  (0) 2022.05.18
원통불법의 요체(74)  (0) 2022.05.12
원통불법의 요체(71)  (0) 2022.04.27
원통불법의 요체(70)  (0) 2022.04.20
원통불법의 요체(69)  (0) 2022.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