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필독!경전,법문자료/4. 인광대사의 가언록

화두 놓고 염불하세(77)

 

 

                                                                            印光大師 嘉言錄(인광대사 가언록)

                                                                                             옮긴이 김지수(寶積)

 

 

6.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11)

 

4) 채식은 지계와 자비 수행의 밑바탕

 

모든 중생의 심성과 한 순간 생각은 부처와 다를 바 없고, 또 우리 사람들과도 전혀 다르지 않소. 불행히 전생의 악업으로 축생에 떨어졌으니, 정말 더욱 큰 자비심과 연민의 정을 보여야 하지 않겠소? 아무 것도 모르는 속인들은 오랜 습속에 젖어, 살생으로 육식하는 것을 식도락(食道樂)으로 즐기면서, 도살되는 짐승들의 고통과 원한이 얼마만한지는 전혀 생각지도 않는구려.

 

인간은 약육강식을 당연한 자연법칙으로 여기지만, 전쟁이나 난리가 일어나 서로 죽이고 죽으면, 짐승들이 도살되는 처지와 똑같은 상황이 되지 않겠소? 가령 적군이나 폭도들이 그대의 집을 불사르고 그대의 아내와 딸을 겁탈하며, 그대의 재산을 약탈하고 그대의 목숨까지 죽이는데도, 감히 욕설 한마디 퍼붓지 못하고 꼼짝없이 당하는 것은, 자기 힘이 대적할 수 없기 때문이오. 짐승들이 도살되는 것도 마찬가지로, 지금 당장 힘으로 대적할 수 없기 때문이라오.

 

만약 그들이 대적할 힘이 있다면, 틀림없이 당장 사람을 물어뜯고 들이 받으며 대항할 것이오. 인간이 자기 입맛과 뱃속을 채우기 위해 살생을 자행하고, 그 죄업으로 말미암아 맺히고 쌓인 짐승들의 원한과 분노가, 인간끼리 서로 총칼을 들이대고 살육하도록 전쟁을 일으키는 직접 원인이라오.

 

물론 홍수와 가뭄기근질병폭풍지진해일 따위의 천재지변도, 모두 그러한 살생 죄업의 여파로 끊임없이 계속 발생하오. 마치 사람들이 명절 때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것과 같소. 내가 선물을 보내면, 상대방도 답례를 해오는 것이 도리이듯 말이오. 선물이 갔는데 답례가 오지 않거나, 거꾸로 인사가 왔는데 답례를 보내지 않는 법은 결코 없소. 만약 답례가 없다면, 이는 반드시 별다른 인연(사정)이 있어 상쇄하기 때문이며, 알고 보면 정말로 왕래 보답의 예법을 벗어나는 경우는 하나도 없소. 하늘(자연)이 상벌을 내리는 인과응보의 법칙도 이와 똑같거늘, 하물며 인간사회에서 서로 보답하고 보복하는 이치야 그렇지 않겠소?

 

그래서 서경(尙書)에는 선을 행하면 온갖 상서로움이 내리고, 악을 지으면 온갖 재앙을 내린다.”는 말씀이 전해오고 있소. 또 주역(周易)에는 선행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남아도는 경사가 있고, 악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남아넘치는 재앙이 있다.”는 가르침이 있소.

 

하늘(자연)의 도(天道)는 도는 것(순환)을 좋아하여, 가면 간만큼 되돌아오기(반복) 마련이오. 나쁜 결과를 받지 않으려면 먼저 나쁜 원인을 끊고,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먼저 좋은 원인을 심어야 하오. 이것이 천리(天理)나 인정(人情)에 모두 딱 들어맞는 지극한 법칙이라오.

 

5) 재앙의 연유를 아는가?

 

사바세계의 고통은 다 말할 수 없소. 설령 시운(時運)이 평안한 때라도, 매일 고뇌 속에 살아야 하오. 중생들이 하도 오래 익숙해져, 당연히 여기고 잘 모르는 것뿐이오. 근래 중국은 누차 병란(兵亂)을 거치면서, 이미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이 심하오. 서양 각국도 세계대전으로 죽은 사람만 천만에 가까워, 개벽 이래 제일 처참한 병란이라고 하오. 전세가 아직도 치성하여, 언제 끝날 줄도 모를 지경이오.

 

차분히 생각해보면, 정말로 무섭고 두려운 일이오. 그런데 저들은 다른 나를 완전히 멸절(滅絶)시킬 방도만 힘써 찾고 있소. 해당 국가 중생들이 과거에 지은 죄업으로 초래한 악보라고 하지만, 어찌 이토록 극도로 처참할 수 있단 말이오?

 

지금 이러한 말을 듣는다면, 마땅히 크게 분발하는 마음으로, 어서 바삐 극락왕생하길 구해야 하리다. 왕생한 뒤 다시 사바세계에 되돌아와, 일체중생을 두루 제도해야 하오.

 

경전에 보살은 원인을 두려워하고, 중생은 결과를 두려워한다.(菩薩畏因, 衆生畏果).”는 말씀이 있소. 보살은 악한 결과를 초래할까 두려워, 미리 악한 원인을 끊기 때문에, 악한 결과가 생겨날 수가 없소. 그런데 중생들은 다투어 악한 원인을 짓기 때문에, 악한 결과를 받게 되오. 그래도 과거의 악업을 참회할 줄은 모르고, 도리어 다른 악업을 새로이 지어 대응하기 일쑤라오. 그래서 원한의 앙갚음이 오랜 겁토록 그치지 않고 서로 되풀이 되고 있으니, 어찌 슬프지 않고 두렵지 않을 수 있겠소? 이러한 이치를 알고도 서방 극락에 왕생하길 구하지 않는다면, 이는 장부가 아니리다.

 

세상이 겁탁(劫濁)에 속하여, 서로 해치고 죽이기를 일삼소. 그렇기 때문에 호신부(護身符)가 없으면, 영원히 재앙이 없기가 결단코 어렵소. 내가 말하는 호신부란, 다른 게 아니라 단지 지성으로 예경(禮敬)을 다해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는 것일 따름이오.

 

그리고 관음대사(관음대사 : 관세음보살)는 자비의 서원이 무척 크고 깊어, 부르는 소리를 찾아가 중생의 고난을 구제해 주시며, 수시로 즉각 감응하신다오. 그러니 아침저녁 염불할 때, 관세음보살 명호를 덧붙여 염송하는 게 좋겠소. 그러면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 그윽한 가피를 틀림없이 입어, 재앙이 도리어 복으로 바뀌고, 환난을 당해서도 상서롭게 변할 것이오.

 

천하가 평안히 다스려지지 못하는 데는, 모든 범부 중생의 책임도 있소. 만약 모든 사람마다 각자 정성스런 마음으로 효성과 우애를 다하고, 자비선행을 베풀어 어렵고 불쌍한 이웃을 도우며, 산목숨을 죽이지 않고 놓아주고, 채식을 하며 염불을 한다고 합시다.

 

그러면 사람들이 선으로 감동()시키는 데 대해, 하늘이 복으로 응답()할 것이오. 자연히 비바람이 순조롭고, 백성이 평안하며, 오곡과 만물이 풍성하리다. 그리고 늘상 닥치던 홍수나 가뭄병충해전염병폭풍지진 따위의 천재지변은 결코 내려오지 않을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