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천태교관天台敎觀
1) 오시교五時敎
第一華嚴時제일화엄시… 佛成道後불성도후 21日間일간 華嚴經화엄경을 說설.
第二鹿苑時제이녹원시… 12年間년간 鹿野苑녹야원 等등에서 阿含經아함경을 說설.
第三方等時제삼방등시… 8年間년간 維摩유마ㆍ勝鬘승만 等등의 諸大乘經제대승경을 說설.
第四般若時제사반야시… 22年間년간 諸部제부 般若經반야경을 說설.
第五法華,涅槃時제오법화,열반시… 8年間년간 法華經법화경을 說설하고 一日一夜일일일야에 涅槃經열반경을 說설함.
번쇄한 감이 있으나 적어도 법상종, 천태종에서 말하는 것은 알아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천태철학은 불교를 총괄해서 체계를 세웠기 때문에 교학적으로 공부하는 분들은 필수적으로 천태학을 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들께서 학승이 될 필요는 없는 것이고 세밀한 법상을 다 알 필요는 없으나 한 번씩 살펴보는 것은 상당히 참고가 됩니다. 공부할 때 막히는 것이 있을 때는 ‘이것은 어떤 것이구나!’ 하고 빨리 납득이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태교학에 대해서 조금 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천태종의 오시팔교五時八敎라, 천태종은 부처님의 일대시교를 다섯 시기로 구분했습니다. 그래서 제일시第一時에 화엄시華嚴時라,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뒤 삼칠일三七日 동안에 『화엄경』을 설했다는 말입니다. 삼칠일 곧 21일 동안에 어떻게 80권 또는 60권이나 되는 방대한 『화엄경』을 설했을 것인가? 의심을 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뜻을 우리가 깊이 음미해야합니다.
부처님께서는 『화엄경』을 보통 알아듣는 우리 사람들에게만 설하신 것은 아닙니다. 우리들은 특히 젊은 세대들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있다는 것에 대해서만 주로 배우는 처지라 눈에 안 보이는 세계는 보통 부인하고 불신을 합니다. 그러나 부처님 법문은 형이하학적인 있는 세계와 형이상학적인 안 보이는 세계도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 법문은 그런 견지에서 이해를 해야 합니다. 삼칠일 동안 『화엄경』을 설하신 것은 눈앞에 있는 사람들한테 설하신 것이 아닌 것입니다.
사람들은 말이라는 언어의 도구를 써야만 알 수가 있습니다만 저 천상 사람들처럼 몸뚱이가 없는 존재는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한낱 점쟁이라도 다른 사람 속을 좀 아는 것입니다. 그네들이 아는 것은 내내야 욕계의 범주 안에서만 좀 알 정도이나 그런 것을 보더라도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만 있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부처님께서는 깨달으신 심심미묘深甚微妙한 일승법문一乘法門인 『화엄경』을 천중天衆들이나 또는 시방삼세十方三世의 보살들을 위해서 설하신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불교가 아직도 안 나온 때인데 『화엄경』 같은 고도의 철학을 당시의 사람들이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당시부터서 『화엄경』이 문자화 되고 유포화 된 것은 아니고 그 뒤에 용수龍樹보살이 비로소 『화엄경』의 대요를 풀어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화엄경』에 대하여 여러 가지 설화가 있습니다만 생략하겠습니다.
제이시第二時는 녹원시鹿苑時인데, 녹야원을 중심으로 중생들이 알 수 있는 정도의 범위 내에서 아공我空을 주로 하고 법공을 미처 말하지 않는 유교有敎의 가르침입니다. 녹야원 등에서 12년간 아함경을 주로 말씀을 했습니다.
제삼시第三時는 방등시方等時라 합니다. 8년간은 『유마경』 또는 『승만경』 등의 제 대승경을 말씀하셨습니다.
제사시第四時 반야시般若時는 특히 공空사상에 역점을 두고 22년 동안이나 반야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째서 다른 때보다 더 많은 세월을 반야부를 설했는가? 그것은 중생은 다 보이는 대로 있다고만 보는 것인데, 있다는 유집有執을 타파하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달마達磨때부터서 6조 혜능까지의 어록을 볼 때도 주로 공사상이 많습니다. 그래서 공관空觀을 많이 하는 것인데 어느 분들은 공관을 하면 무기공無記空에 떨어진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공관을 할 때는 절대로 무기공에 안 떨어집니다. 이론적으로 ‘다 공이다, 모든 것이 다 비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집착해서 그런 것이지 ‘진정으로 내 관념이나 내 몸뚱이나 대상이나 객관 주관이 다 비어 있다’ 이렇게 공부해 들어갈 때는 무기공에 안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진여불성眞如佛性 자리는 본래 공空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여불성이 다만 허무하게 다 비어 있는 공 같으면 들어갈수록 공이 되어버리겠지요. 그러나 다만 공이 아닌 바로 실상實相이요, 바로 진공묘유眞空妙有이기 때문입니다. 진공 따로 있고 묘유 따로 있지 않습니다. 진공 즉 바로 묘유인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공관을 하더라도 계행을 청정히 하고 일체 만법이 다 바로 공空함을 닦아갈 때는 절대로 무기공에는 안 떨어지는 것입니다.
제오시第五時 법화열반시法華涅槃時에는 8년간 『법화경』을 설하고 하루 낮 하루 밤에 『열반경』을 설하셨습니다. 부처님 설법을 49년 설이나 또는 45년 설을 말하나 49년 설이 더 정확하다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천태도 49년 설로 말했습니다. 그래서 대수로 50년 설법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녹야원 12년, 방등 8년, 반야시 22년, 법화 열반시 8년, 50년 설법 이른바 49년 설법이 됩니다.
그래서 천태교에서는 아함십이방등팔阿含十二方等八 이십이년반야설二十二年般若說 법화열반공팔년法華涅槃共八年 화엄최초삼칠일華嚴最初三七日이라고 50년 설을 게송화 하여 외우기도 합니다.
2) 화법사교化法四敎
化法四敎화법사교… 所說소설의 敎義교의
1. 三藏敎삼장교… 經경ㆍ律율ㆍ論론 三藏삼장의 部類부류가 判然판연하고 因緣生滅인연생 멸의 四諦사제를 說설하여 主주로 聲聞성문ㆍ緣覺연각 二乘이승을 敎化교화함.
2. 通敎통교… 卽空無生즉공무생의 眞諦진제를 說설하여 三乘삼승을 通통하여
同學동학시킴,
3. 別敎별교… 二乘人이승인에 共同공동하지 않고 菩薩보살에 對대하여
大乘無量대승무량의 法법을 說설함
4. 圓敎원교… 最上利根최상리근의 菩薩보살에 對대하여 事理圖融사리원융한
中道實相중도실상을 說설함.
천태종에서 오시교五時敎의 교설을 깊고 옅은 순서로 체계 있게 구분한 것을 화법사교化法四敎라 합니다. 이는 소설所說의 교의敎義로서 곧 설하는바 교의 뜻을 말합니다. 화법사교는 삼장교三藏敎, 통교通敎, 별교別敎, 원교圓敎로 구분한 것입니다.
삼장교三藏敎의 삼장이란 경經과 계율인 율律과 론論장을 말합니다. 부처님 말씀은 경이요, 출가사문이나 불자가 지키는 행위 규범은 율이고, 부처님의 경ㆍ율을 정통조사가 중생의 편의에 따라 새로 논한 것이 론입니다. 경ㆍ율ㆍ론 삼장의 부류部類가 판연判然하고 또는 인연 따라서 이루어지고 인연 따라서 멸해지는 인연생멸因緣生滅의 사제四諦를 설하여 주로 성문, 연각 이승二乘을 교화한 것이 삼장교입니다. 제이 녹원시로 『아함경』을 설하는 때에 해당되겠습니다.
통교通敎는 즉공무생卽空無生의 진제眞諦를 말씀합니다. 즉공이란, 있다는 것이 모두가 다 분석한 뒤에 공이 아니라 현상 그대로 공이란 말입니다. 공사상에 대해서 석공析空과 즉공卽空은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공은 원소 등으로 분석하고 난 뒤의 공이 아니라 컵이면 컵, 사람이면 사람 바로 공인, 즉공인 것입니다. 반야경의 공은 모두가 다 즉공입니다. 어째서 즉공인 것인가? 인연 따라서 잠시간 이루어진 것은 실체가 있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잠시간 그림자같이 모양을 낸 것이지 실다운 모양이 있지가 않은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내 몸은 지ㆍ수ㆍ화ㆍ풍 사대四大가 합해서 되었다는데 지ㆍ수ㆍ화ㆍ풍은 각각 무엇인가? 불경에 ‘지불가득地不可得이요 수화풍水火風도 불가득亦不可得’이라, 지地도 얻을 수가 없고 또는 물도, 불도, 풍도 얻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왜 얻을 수가 없는 것인가? 지나 수나 화나 풍이나 모두가 물질이 아닌 진여불성의 화현化現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공간성이 없고 물질이 아닌 진여불성이 그때그때의 연緣 따라서 지地가 되고 화火가 되고 수水가 되고 풍風이 되었습니다.
우리 중생은 그림자만 보는 것이니까 다만 그림자같이 있다고 하는 것이지, 투철한 안목으로 진여불성을 깨달은 차원에서 통찰한다면 있는 그대로 공空인 것입니다.
모든 것이 인연생因緣生이기 때문에 인연 따라서 생겨난 것은 순간 찰나도 그대로 머물지 않습니다. 일초의 몇 억분지일도 머물지 않고 동요해서 마지않는 것들이 내 몸도 구성하고 다이아몬드도 구성한 것입니다. 다이아몬드도 내내야 탄소의 결합체 아닙니까? 탄소가 그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탄소는 무엇인가? 탄소는 원자핵原子核을 중심으로 해서 6개의 전자電子가 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또 전자는 무엇이고 원자핵은 무엇인가? 그런 것은 하나의 파동波動에 불과합니다. 공간성이 없는 파동에 불과한 것입니다. 따라서 공간성이 없는 것이 이렇게 모아지고 진동을 해서 어떠한 상相을 낸다 하더라도 그건 상일뿐이지 실체가 아닌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을 몇 번 곱하거나 나누거나 보탠다 하더라도 내내야 공입니다. 제로[零]는 제로입니다. 따라서 어떻게 모양을 내든 지간에 바로 즉공卽空인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꼭 이렇게 분석한 뒤에서야 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즉공무생卽空無生이라, 바로 공이기 때문에 본래 낳지 않았습니다. 본래 불생불멸不生不滅입니다. ‘내가 태어났다, 나를 낳아서 우리 부모님이 좋아했다’ 물론 부모가 좋아도 했겠지요. 그러나 본래에서 볼 때는 낳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이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불생불멸인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어느 한 가지만 투철히 알아버려도 마음이 시원해져 버립니다. 그러나 어느 한 가지에만 막혀도 마음이 항시 거리끼고 그림자가 생기는 것입니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하니 하처야진애何處惹塵埃리요’ 6조 혜능 대사 게송 아닙니까. 본래 아무것도 없거니 어느 곳에 티끌이 있을 것인가? 물질이나 관념이나 있을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백퍼센트 못 믿으니까 닦음이 있는 것이지 공상空相에 투철해 버리면, 여실히 공상을 알 때는 닦음이 없습니다. 따라서 전생에 선근이 많은 사람들은 ‘즉공이다’ 는 말 한마디에 깨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공空자리가 그렇게 어렵기도 하고 소중하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22년 동안이나 고구정녕으로 말씀을 하셨습니다. 또한 어떠한 공부나 반야공般若空이 전제되어야 참다운 선禪이고 참다운 염불이고 참다운 주문인 것입니다. 반야공이 전제가 못되면 모두가 다 방편 설입니다.
별교別敎는 이승인二乘人에 공동하지 않고 보살에 대하여 대승무량의 법문을 설하신 것입니다. 대승을 설한다고 하더라도 특수한 대승인에 대해서 주로 법문을 설한 가르침이란 말입니다. 『화엄경』도 원융무애 한 원교圓敎 사상도 많으나, 주로 특수한 대승들에 대해서 설한 대문도 있습니다.
원교圓敎는 최상리근最上利根 곧 위없는 근기의 보살에 대하여 현상적인 사事나 또는 근원적인 이理나 원래 둘이 아닌, 사리事理 원융한 중도실상을 설하신 말씀입니다. 따라서 부처님의 일대사 인연은 중도실상의 원융무애 한 도리에 있습니다. 다른 것은 여기에 이르기 위한 방편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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