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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청화 큰스님 서적/5. 원통불법의 요체

원통불법의 요체(27)

 

 

3) 화의사교化儀四敎

 

化儀四敎화의사교說法儀式설법의식

1. 頓敎돈교頓機돈기하여 別敎별교圓敎원교.

華嚴時화엄시.

2. 漸敎점교漸機점기하여 漸次점차四敎사교.

3. 秘密敎비밀교一種일종하여 秘密비밀하여

會中회중에서 서로 알지 못하게 함.

4. 不定敎부정교一會中일회중, 一法일법하여 聞者문자로 하여금 달리 해석케 하 여 이익을 얻기도, 얻지 못하기도 함.

化法四敎화법사교藥味약미와 같고 化儀四敎화의사교藥方文약방문과 같음.

別敎별교圓敎원교差異차이는 다만 隔歷격력圓融원융差異차이뿐임.

 

화의사교化儀四敎, 앞에서 말씀드린 사교四敎가 어떻게 설해져 있는 것인가, 즉 설법 의식을 말한 것입니다. 돈교頓敎란 문득 깨닫는 가르침이란 뜻입니다. 문득 깨달을 수 있는 근기에 대하여 별교, 원교의 법을 설하는 것입니다. 화엄경같이 말씀입니다.

 

점교漸敎는 점차로 순서를 밟아서 들어가는 가르침입니다. 점차로 순서를 밟아서 가는 근기가 있기 때문에 그런 근기 들은 점교가 되어야 알 수가 있겠지요. 에 너무나 집착한 사람에게 단박에 다 비었다하면 허무해서 공부를 잘 못할 것입니다. ‘자기는 허망한 것이지마는 법은 본래 있는 것이다하면서 점차로 이끄는 식이겠지요. 점기漸機에 대하여 점차로 사교四敎를 설하는 것입니다.

 

다음 비밀교秘密敎, 일종의 특수한 비밀스런 법을 납득할 만한 근기에 대하여 비밀히 법을 설하여 회중會中에서 서로 알지 못 하게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설사 알지 못하더라도 비밀스러운 법을 특수한 비밀스러운 기질들에게 설해서 알게 하는 가르침입니다.

 

다음 부정교不定敎는 돈교도 아니고 또는 점교도 아니고 비밀교도 아닌 기질에 대해서 즉 일회중一會中 일법一法을 설하여 듣는 자로 하여금 달리 해석케 하여 이익을 얻기도 하고 얻지 못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돈교나 점교나 비밀교가 아닌 근기들한테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서 하는 법문이 부정교인 것입니다.

 

앞에 든 삼장교, 통교, 별교, 원교 등 화법사교化法四敎는 마치 우리가 아파서 먹는 약의 맛, 약의 성분에 비교할 수가 있는 것이고, 뒤에 든 돈교, 점교, 또는 비밀교, 부정교인 화의사교化儀四敎는 약방문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별교, 원교의 본뜻은 거의 같은 뜻인데 다만 격력隔歷과 원융圓融의 차이 뿐입니다. 가사 삼신불三身佛이라 하면 별교적인 해석은 법신法身 따로 있고 보신報身 따로 있고 화신化身 따로 있다고 한계 있게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막혀서 보는 것입니다. 즉 천태교의 관법에서 일심삼관一心三觀은 한 마음에서 공관空觀 가관假觀 또는 중도관中道觀을 보는 것인데, 이것도 공관 따로 있고 가관 따로 있고 중도관 따로 있다고 보는 식입니다. 이것이 이른바 격력隔歷입니다.

 

따라서 그렇게 격력해서 막혀서 따로 따로 보는 것이 별교의 가르침인 것이고, 원교는 원융이라 화 삼신이 원래 셋이 아니고 삼신일불三身一佛이다. 또 공도 원래 셋이 아니요, 인 동시에 가, 가인 동시에 중이다라고 보는 것이 원융무애 한 법이므로 부처님의 본래적인 가르침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삼장교는 경론 삼장인 장교藏敎, 통교通敎는 소승이나 대승이나 다 통한다고 해서 통교입니다. 반야를 떠나면 불교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소승도 반야가 들어 있어야 하고 대승은 다시 말할 것도 없기 때문에 대소승을 통해서 있는 가르침이 통교라고 하는 것입니다.

 

별교원교의 차이는 거의 같은 도리인데 별교는 아직 원융무애 한 도리를 잘 모르는 입장에서 따로 설정하고 간격을 두는 격력이요. 원교는 원융무애라, 모든 것이 조금도 간격 없는 일미 평등한 이른바 법신 자체, 일체 만유 선악시비를 다 초월해서 진여 자체를 말하기 때문에 원교라 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법아님이 없거니 아무렇게나 행동해도 된다고 하는 것은 법의 참 공덕을 미처 몰라서 그러는 것이고, 또 법을 증명한 삽삼조사卅三祖師가 파계무참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법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진 만큼 마음도 유연스럽고 자비심도 더하고 또는 우주의 도리에 대한 계율이나 질서도 더 잘 지키는 것입니다. 천태에서 화법化法사교와 화의化儀사교를 합하여 팔교八敎라고 합니다.

 

 

4) 사종사제四種四諦

 

四種四諦사종사제(涅槃經열반경聖行品성행품所說소설하여 天台천태安立안립)

1. 生滅四諦생멸사제三諦삼제因緣인연하여

生滅생멸이 있고 滅諦멸제生法생법대하여 다운 滅法 멸법이라는 實生實滅실생실멸 위에 세운 四諦사제로서 根本佛敎근 본불교 三藏敎삼장교所說소설.

2. 無生四諦무생사제三諦삼제如幻卽空여환즉공하여 다운 이 없고 함이 없다. 滅諦멸제本來본래 自空자공하여 不生 不滅불생불멸이다. 이와 같이 苦集道고집도因果當體卽空인과당체 즉공임을 깨닫고 生滅생멸不見불견하므로 無生四諦생멸사제라 함. 通敎所說통교소설.

3. 無量四諦무량사제苦諦고제에 있어서 內外내외하여 無量무량이 있고 또한 道諦도제에도 無盡무진差別차별이 있는데 이는 大菩薩대보살修學수학하는 바이다. 別敎별교四諦사제.

4. 無作四諦무작사제煩惱卽菩提번뇌즉보리이므로 하고 하는 造 作조작이 없고 生死卽涅槃생사즉열반이므로 하고 하는 造作조작不要불요하다. 이와 같이 斷證단증造 作조작을 여읜 四諦사제이므로 이를 無作四諦무작사제라 함.

圓敎원교四諦사제.

 

우리는 고도 사제四諦라 하면 보통 근본불교에 있는 가장 쉬운 법문이라는 생각을 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장교통교별교원교를 각 가르침의 심천 따라서 차이 있게 해석하듯이 사제도 정도에 맞추어 네 가지로 구분해서 천태지의(天台智顗 538~597) 선사가 열반경』「성행품聖行品에 있는 것을 참고로 안립安立한 것입니다. 안립이란 불교의 독특한 술어인데 규정이나 결정이나 시설의 뜻이 됩니다.

 

저는 누구에게나 말씀합니다마는 사제四諦, 팔정도八正道, 십이인연법十二因緣法 또는 육바라밀六波羅蜜은 어느 때나 우리 행동의 지침이 되고 불교의 기본인지라 정확히 알고 기억해야 합니다. 십이인연법도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새롭고 우리 행동을 그때그때 법성으로 인도하는 가르침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첫째 생멸사제生滅四諦란 고제집제도제의 삼제三諦는 인연에 의하여 진실로 생멸이 있고 또 멸제는 생법生法에 대하여 실다운 멸법滅法이라는 실생실멸實生實滅의 사제 곧, 정말로 우리가 낳기도 하고 죽기도 하고 일체법이 생기기도 하고 멸하기도 한다는 사제로써 근본불교 즉 삼장교의 가르침이라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초기 불교에서 짐작이 되는 바와 같이 무식하고 진리에 대해 어두운 사람들에게 말할 때, 살아있는 그 사람에게 그대가 본래 공이다. 그대가 본래 없다거나 또 지극히 좋아하는 물질세계에 대해서 그런 것도 모두가 다 허망하다고 할 때는 진리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마땅히 초기에는 정말로 멸하는 것도 있고 정말로 생하는 것도 있다는 실생실멸實生實滅의 차원에서 말씀한 법문인 것입니다.

 

지금도 사제법문이라 하면 보통은 생멸사제 수준에서 알고 있습니다. ‘번뇌의 집이 있어서 탐심, 진심을 내고 삼독심三毒心으로 업을 지으니까 과보로 고를 받는다. 따라서 고를 떠나기 위해서는 마땅히 팔정도, 를 닦아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 해서 해탈의 멸을 얻는다.’ 보통은 이런 수준이 아닙니까? 이것이 생멸사제의 차원에서 말씀한 가르침입니다.

 

그다음 무생사제無生四諦란 고도의 삼제三諦는 여환즉공如幻卽空하여, 원래 허깨비 같아 실다운 것이 아니라 바로 공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도 공이요, 도 공이요, 또는 도도 공인 것입니다. 반야심경에서 무명無明이란 것도 무무명無無明이라 하듯이, 현상적인 차원에서 무명인 것이지 실상적인 차원에서 볼 때는 무명이 본래 없는 것입니다. 무명의 실상이 바로 법신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분명히 고생을 받고 있지만 중생 차원에서 고생인 것이지, 고생도 바로 볼 때는 고가 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반야공 사상에서 모두를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가 있고 집이 있다고 하면 응당 집제集諦가 있으니까 고제苦諦가 있게 되겠지요. 그러나 집제 역시 반야공에서 볼 때는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가 있을 턱이 없고, 도 없고 집도 없으니 닦아서 나가는 도가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도의 삼제三諦는 허깨비같이 공하여 실다운 생이 없고 멸이 없다또는 해탈의 인은 도고 해탈의 과가 멸인데 멸제는 본래 스스로 공해버려서, 본래本來 자공自空하여 불생불멸이다이와 같이 고도의 인과因果 당체當體가 즉공卽空임을 곧 고의 인은 집이고 멸의 인은 도라는 이런 것이 당체가 바로 공임을 깨닫고, 생하고 멸하는 것을 보지 않으므로 무생사제無生四諦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반야 사상 즉 통교通敎의 말씀입니다.

 

다음에는 무량사제無量四諦입니다. 우리 중생의 과보가 삼계육도三界六道에서 받는 고제에 있어서 삼계의 내외內外를 통해서 무량의 상이 있습니다. 우리가 반야의 공으로 볼 때에는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 되겠습니다마는 그러나 전혀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가제假諦의 차원에서는 분명히 있는 것입니다. 가제가 없으면 허무가 되어 버리겠지요. 삼계 내에도 많이 있고 삼계 외에도 무량의 가상假相이 있는 것입니다.

 

또한 도제道諦에도 무진無盡한 차별이 있습니다. 팔정도八正道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호흡법도 있고 육바라밀도 있고 하여 해탈의 길로 가는 도제도 무진한 차별이 있는데, 이는 대보살이 수학하는 것입니다. 소승들은 복잡한 것을 보통은 싫어해서 얼마만치 가다가 마음이 개운하면 더 못 가는 것이 소승입니다마는, 대승들은 성불할 때까지 쉼 없이 가는 기질이기 때문에 무량법문을 다 수용하는 것입니다. 무량사제는 별교別敎의 사제입니다.

 

다음 무작사제無作四諦란 임운등등任運騰騰하는 곧, 조작이 없는 사제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우리 분상分相에서 얻기는 어려우나 이것이 본래적인 모습입니다. 번뇌즉보리煩惱卽菩提이므로 번뇌라고 하더라도 중생이 괴로운 단계에서 번뇌인 것이지 깨달아 버리면 번뇌가 곧 보리고, 또는 설사 깨닫지 안 했다 하더라도, 내가 지금 괴롭다는 그 괴로움 또는 아프다는 그런 아픔도 근본 바탕에서 볼 때는 괴로움이 아니고 아픔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중생은 상만 보는 것이니까 번뇌가 있고 아픔이 있습니다마는 본체에서 볼 때는 없는 것입니다.

 

번뇌 즉 보리이므로 무명과 무명으로 이루어진 탐심, 진심, 치심과 여기에서 우러나는 여러 가지 업인 집을 끊고 팔정도 같은 수행법을 닦는 조작이 필요 없는 것입니다. 번뇌가 있고 보리가 따로 있다면 닦는 것도 있는 것이지마는 번뇌의 본바탕이 바로 보리라고 생각할 때는 천지우주가 오직 보리뿐이요, 오직 참 진리뿐입니다. 천지우주가 진리뿐일 때는 새삼스럽게 우리가 집이라고 할 것도 없고, 또 집을 끊고서 도를 닦는다는 조작造作스러운, 억지로 지어서 하는 것도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생사즉열반生死卽涅槃이므로, 생하고 멸하고 고를 받는 우리 중생계 이대로 바로 극락세계인 것입니다. 이런 것은 범부지에서는 넘겨다 볼 것이 못 됩니다. 닦아서 증명해야 하는 것인데 증명도 않고서 그렇다고 하면 그냥 함부로 그렁저렁 해져버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생사에 있는 것이고, 견성한 뒤에 비로소 생사 즉 열반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지혜와 믿음만은 분명히 생사 이대로 열반이구나이렇게 믿고 나가야 합니다. 다만 업장에 가려서 증명만 못할 뿐 사실이기 때문에, 증명하기 위해서 마땅히 믿음과 혜는 이와 같이 막힘이 없는 원융한 혜를 내야 합니다. 따라서 무작사제無作四諦의 혜를 가지고 공부를 해야 바로 선이 되고 참다운 염불이 되는 것입니다.

 

생사 즉 열반이므로 고를 멸하고 멸을 증하는 조작이 필요치가 않습니다. 이와 같이 끊고 증하는 조작을 여읜 사제이므로 이를 무작사제라 하는 것입니다.

높다 낮다 또는 내가 지금 어떻다 하는 분별 시비를 내는 것은 아직 조작을 면치 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설사 무진 애를 쓰며 공부해나간다 하더라도 마음에는 걸림이 없이해야 무념수無念修, 무심히 닦는 것이 됩니다.

우리가 본래시불本來是佛이라 본래 부처고, 본래 부처니까 무루지성無漏智性 본자구족本自具足이라, 조금도 허물이 없는 지성이 원래 갖추어 있는 그 자리를 믿고서 무념으로 철저히 계행 지키고 나가면 저절로 본래 불성인지라 계합이 되겠지요. 이는 원교圓敎의 사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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