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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경전,법문자료/4. 인광대사의 가언록

화두 놓고 염불하세(57)

 

 

                                                                                  印光大師 嘉言錄(인광대사 가언록)

                                                                                                         옮긴이 김지수(寶積)

 

 

4. 생사(生死) 해탈을 위한 보리심(6)

 

3) 임종이 몹시 중요하고 절실함을 알림

 

사람이 죽기 전에, 본인 스스로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으면 아주 좋소. 만약 그럴 수 없는 경우에는, 절대 억지로 미리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게 하지 마시오. 한기(寒氣)와 고통을 받아 감당하지 못하고, 그만 정념(正念)을 잃을까 염려되기 때문이오. 더구나 법의(法衣)를 갖추어 입고 결가부좌(結跏趺坐)로 임종하지 못하는 것을 서운하게 여길 필요도 없소.

 

임종의 순간에는 단지 한 마음 한 소리로 염불하기만 하는 것이 가장 좋소. 목욕이나 옷 갈아입히기 따위의 법석을 절대로 떨지 말아야 하오. 만약 그런 법석을 떨면, 우물 속에 빠뜨리고 돌을 떨어뜨리는 격이 되니, 꼭 명심하기 바라오.

 

임종 때 삐쩍 여위고 질병으로 고통을 겪는 것은, 아마도 틀림없이 오랜 겁 동안 지어온 업장 탓이오. 본디 나중에 더욱 무겁게 받아야 할 과보가, 독실한 염불 수행 덕분에 현재의 가벼운 과보로 앞당겨져 나타나는 것이오. 그러므로 수행에 정진하여 몸이 날로 쇠약해졌다는 말은, 사리에 합당하지 않소. 뿐만 아니라, 아직 신심이 얕은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염불 수행에 물러나지나 않을까 염려되기도 하오.

 

염불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업장을 해소할 수 있소. 그 업장이 당장 나타나는 것은, 장래 삼악도에 떨어질 악보가 현재의 병고로 앞당겨져 대체 되기 때문임을 알아야 하오. 그래서 금강경에서도, “금강경을 지송한다고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사람은, 그 가벼운 모욕으로 말미암아 오랜 겁 동안 겪어야 할 삼악도의 고통이 대신 소멸된다.” 고 말씀하셨소.

 

그러니 임종의 자그만 병고로, 무량 겁 동안 지어온 업장의 악보가 소멸되어 극락 왕생하는 것은, 정말로 얼마나 큰 다행이겠소? 도리를 전혀 알아지 못하는 세간 사람들처럼, 수행으로 말미암아 질병을 얻고 죽음에까지 이르렀다는 헛소리는 하지 않아야 하오.

 

당나라 때 유명한 고승 현장(玄奘) 법사도 임종에 약간의 병고를 겪어, 마음속으로 자기가 번역한 경전에 혹시라도 잘못이 있지는 않나 의심했다오. 그러자 한 보살이 나타나, “그대의 전생 죄악 과보가 이 자그만 병고로 모두 소멸되었으니, 의심하지 말라.”고 그를 위로했다오.

 

이러한 이치와 실례를 가지고 임종에 병고를 겪는 염불 수행인들을 위안하고 격려해 줄 필요가 있소. 그래야 그가 원한이나 의심을 품지 않고 신심과 환희심에 넘쳐, 부처님의 자비 가피를 확실히 받을 수 있기 때문이오. 수명이 다하지 않았다면 하루 빨리 나을 것이고, 수명이 다했다면 편안히 극락왕생할 것이오.

 

무릇 사람이 질병으로 고통을 받을 때에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생각해 보면, 한없이 편안하고 즐거워질 수 있소. 근래 도처에 천재지변과 전쟁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데도, 우리가 직접 당하지 않는 것만도 얼마나 큰 다행이오. 비록 질병으로 고통을 겪지만, 생사고해를 벗어나는 경책(警策)으로 삼을 수 있지요. 그러니 단지 감격스런 마음으로 수행에 정진하여, 스스로 진실한 이익을 얻어야 하지 않겠소?

 

그렇지 않고 하늘을 원망하며 남을 탓한다면, 숙세의 업장을 해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하늘을 원망하며 남을 탓한 업장까지 더욱 가중될 것이오. 진실로 하늘을 원망하지도 않고 남을 탓하지도 않으면서, 청정한 마음으로 염불할 수만 있다면, 숙세의 업장은 끓는 물에 눈송이 녹듯이 말끔히 소멸될 것이오.

 

장례와 제사 때 음식은 모름지기 완전히 채식을 써야 하오. 세속의 관행에 따라 술과 고기를 써서는 절대 안 되오. 설령 뭘 모르는 사람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우기거나 비웃어도, 그냥 못 들은 척하고 자기 원칙을 관철하면 되오. 특히 장례는 지나치게 떠벌려서는 안 되오.

 

불사(佛事)를 거행하려거든, 단지 지성으로 염불이나 하고, 그 밖의 다른 불사는 벌이지 마시오. 재력에 여유가 있으면, 공덕을 많이 지어주는 것은 좋소. 하지만 경제상 여력이 없다면, 초상이나 원만히 잘 치르도록 하오. 절대로 체면치레하느라 억지로 비용을 끌어대고, 나중에 궁핍을 당하거나 부담을 떠안을 필요는 없소.

 

사람이 한평생 사는 동안 하는 일들은, 모두 거짓으로 꾸밀 수가 있소. 하지만 오직 죽음에 닥친 순간만큼은, 절대로 거짓으로 꾸밀 수가 없소. 하물며 세속 인연에 애착이나 미련의 감정이 전혀 없이, 기쁜 기색으로 평안히 앉아 혼연히 떠나간다면 오죽 좋겠소? 정토 염불 수행이 무르익지 않고서 어떻게 그런 상서로운 임종을 맞이할 수 있겠소?

 

다만 온 집안 식구들이 돌아가신 분을 위해서 진지하게 염불해 드리길 바라오. 부처님께서 사람들에게 가르치시기를, 독경이나 주문 지송 염불 등의 모든 공덕은, 한결같이 법계 중생들을 위해 회향하라고 말씀하셨소. 평상시에 자기와 전혀 상관없는 법계 중생들을 위해 회향한다면, 하물며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지극한 정성과 효심으로 염불하지 않겠소?

 

다만 온 집안 식구들이 돌아가신 분을 위해서 진지하게 염불해 드리길 바라오. 부처님께서 사람들에게 가르치시기를, 독경이나 주문 지송 염불 등의 모든 공덕은, 한결같이 법계 중생들을 위해 회향하라고 말씀하셨소. 평상시에 자기와 전혀 상관없는 법계 중생들을 위해 회향한다면, 하물며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지극한 정성과 효심으로 염불하지 않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