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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경전,법문자료/4. 인광대사의 가언록

화두 놓고 염불하세(55)

 

 

                                                                                   印光大師 嘉言錄(인광대사 가언록)

                                                                                                    옮긴이 김지수(寶積)

 

4. 생사(生死) 해탈을 위한 보리심

 

2) 오로지 부처님 힘에 의지하길 권함

 

그러니 질병이 위독할수록, 환자에게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극락왕생을 구하도록 간곡히 권해야 한다오. 그래야 수명이 아직 다하지 않은 경우, 왕생을 구하는 간절한 염불 덕분에 질병이 재빨리 나을 수 있다오. 염불하는 마음이 하도 지성스러워, 부처님의 자비 가피력을 듬뿍 얻기 때문이오. 이러한 이치를 환자에게 완곡히 말해 주어, 혹시라도 바보들이 지껄이는 어리석은 말을 절대 따르지 않도록 조심하기 바라오.

 

3) 임종이 몹시 중요하고 절실함을 알림

 

임종의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요긴한 관건이라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부모나 친족들의 임종 때 정신없이 비통하게 울고 불며, 우선 당장 시신을 씻기우고 옷을 갈아 입히는 일부터 하기 일쑤요. 단지 세상 사람 보기 좋으라는 체면만 생각했지, 돌아가신 분께 얼만 큰 해악을 끼치는 지는 고려하지 않는 것이오. 염불수행을 하지 않는 자들이야 놓아 둡시다. 하지만 극락왕생에 간절한 뜻을 둔 수행자조차, 임종에 친족들의 무지한 소행으로 거의 대부분 정념(正念)이 파괴되어, 여전히 이 사바고해에 머물러야 한다면, 얼마나 통탄할 일이겠소?

 

임종에 염불로 도와주는 일(臨終助念), 마치 겁 많은 사람이 산에 올라가는데 자기 힘이 부쳐 헐떠거릴 때, 다행히 주위에 있던 착한 사람들이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좌우에서 부축해 준 덕택으로, 무사히 정상까지 이르는 것에 비유할 수 있소.

 

반면 임종에 본인의 정념(正念)이 밝게 드러나는데, 불행히 악마 권속들이 그릇된 세속 애전으로 몸을 만지고 움직여, 그 정념을 파괴하는 일은 어떻겠소? 마치 힘센 용사가 자기 힘으로 혼자 충분히 산에 오를 수 있는데, 가족이나 친지들이 각각 자신의 물건(업장)을 그에게 함께 짊어지고 올라가라고 건네주어, 지나친 하장 때문에 힘이 다 빠지고 지쳐버려, 결국 정상을 눈앞에 둔 채 물러 내려와야 하는 상황에 비유될 수 있겠소.

 

물론 이러한 상반된 이해득실은, 표면상으로는 다른 사람으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듯하오. 하지만 실질상으로는 죽음을 맞이하는 본인 자신이, 과거 오랜 겁 동안 다른 사람의 선악을 완성시키거나 파괴시켜 온 업력 때문에, 돌려받는 결과일 따름이라오.

 

그러므로 무릇 정토염불을 수행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정념이 원만히 완성되도록 도와주어야 함은 물론, 평소부터 가족 친지들에게 임종 때 조치의 이해득실을 잘 주지시킬 필요가 있소. 그래서 중요한 것은, 죽는 이의 정신의식(神識)이 제자리를 제대로 찾아가는 일이며, 결코 세상 주위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체면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도록 해야 하오. 그래야 큰일이 어그러질 염려가 없게 되오.

 

77(77)49() 기간 중에는, 어떤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모든 일에 한결같이 염불을 중심으로 삼아야 하오. 어찌 꼭 장례 치르는 동안뿐이겠소? 요즘의 스님들은 대부분 게을러져서, 경전 독송(誦經)을 할 줄 모르는 이가 많소. 그렇지 않은 스님은 물 흐르듯 빨리하거나, 아니면 하더라도 익숙지 못해, 함께 따라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오. 설령 수십 명의 스님이 모이더라도, 경전 독송할 줄 아는 이는 몇 안 되오.

 

오직 염불만큼은, 할 마음을 내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함께 염송할 수 없는 폐단이 결코 없소. 또 설령 염송하고 싶지 않은 자라도, ‘나무아미타불명호 한 구절이 귀로 들어가 마음에 닿으면, 스스로 얻어지는 이익도 또한 결코 적지 않소. 그래서 나는 죽은 이를 위해서, 염불 이외의 다른 도량(道場 : 법회)은 열어주기를 전혀 주장하지 않는 것이오.

 

사람이 임종에 닥치면, 오직 한목소리로 염불해 주는 것이 가장 유익하오. 만약 마음의식이 아직 완전히 떠나가가기 이전에 시신을 목욕시키고(이른바 소렴 : 小殮) 통곡 따위를 하면, 아주 큰 장애가 되오.

 

그래서 정토법문을 수행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평소에 가족들에게 이러한 이치와 까닭을 상세히 일어두어야 하오. 가장 중요한 시각에 애정을 잘못 발휘하여, 극락왕생을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오. 물론 능력이 아주 뛰어난 대인이나 비범한 호걸이야, 이러한 애정의 장애에도 걸려 넘어지지 않을 것이오.

 

불법은 아주 크고도 넓어서, 오직 부처가 된 다음에야 비로소 손을 놓을 수가 있소. (부모 조상들께서) 틀림없이 극락왕생하길 바란다면, 항상 간절히 염불하여 천도(薦度)를 회향 기도해 드려도 괜찮소. 바로 불경에서 말씀하신 대로, “비록 죄악의 성품이 본래 텅 빈 줄은 알지만, 항상 이전의 죄를 참회하며, 이미 (죄가 다 소멸하여) 청정함을 얻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는 뜻이오.

 

그래서 연지(蓮池)대사도 일 년 내내 항상 선망(先亡) 부모 조상들을 천도해 드려야 하며, 이미 해탈을 얻으셨다고 자부하고 천도재를 행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고 말씀하셨소.

 

우리는 흔히 염불이나 경전 독송이 조상 천도를 위한다.’ 고 말하오. 하지만 사실은 현재 생존하고 있는 가족 친지들도 동시에 위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서, 마음자리를 활짝 열고 착한 뿌리(善根)를 열심히 심어야 한다오. 그리고 조상 천도의 일체 공덕을 법계의 모든 중생들에게 회향 기도해야 하오.

 

나와 남, 산 자와 죽은 이를 모두 위하는 크고 넓은 마음 도량으로, 나와 남, 산 자와 죽은 이의 분별 집착을 소멸시키는 것일 따름이오. 그러나 정성을 다하지 않은 채, 오직 호화 사치로 다른 사람들에게 체면치레하거나 부귀를 과시해서는 안 되오. 부모상(親喪)을 이른바 한바탕 잔치쯤으로 치르는 것은, 절대 자식된 도리가 아니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