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필독!경전,법문자료/4. 인광대사의 가언록

화두 놓고 염불하세(56)

 

 

印光大師 嘉言錄(인광대사 가언록)

옮긴이 김지수(寶積)

 

 

4. 생사(生死) 해탈을 위한 보리심(5)

 

3) 임종이 몹시 중요하고 절실함을 알림

 

부모의 몸에 중한 병이 닥쳐 생존을 보장하기 어려운 때에는, 자녀들이 각자 부모를 위해 지성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해야 하오. 그래서 수명이 아직 다하지 않았거든 빨리 나으시고, 수명이 이미 다했거든 빨리 극락왕생하실 수 있도록 회향 기도해 드려야 하오.

 

자녀들의 심성이 효성스럽고 순박하다면, 반드시 모두 머리카락에 붙은 불을 끄는 심정으로, 항상 나무아미타불을 지송할 것이오. 그러면 병석에 있는 부모에게도 유익할 뿐 아니라, 염불하는 자녀 본인들에게도 아주 이롭소.

 

무릇 사람이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에 걸린 경우까지, 모두 절대로 약을 쓰지 말라는 뜻은 아니오. 그러나 약으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에는, 비록 선단(仙丹)이라도 소용이 없는데, 하물며 인간 세상의 약이 듣겠소? 치료할 수 있는 병이든 불치의 병이든, 모두 아가타약(阿伽陀藥)을 복용해야 좋소. 이 약은 절대로 사람을 해치거나 그르치는 법이 없소. 복용하기만 하면, 몸으로든 마음으로든 반드시 큰 효험을 볼 것이오.

 

그러나 어쨌든 사람이면 누구나 이 세상에서 조만간 반드시 한 번 죽음을 맞이해야 하오. 그런 죽음 자체야 안타까워할 게 못 되지만, 죽은 뒤 돌아가야 할 곳조차 미리 잘 정돈해 두지 않을 수야 없지 않소? 자기 능력이 충분하여 스스로 미리 잘 준비 정돈해 놓는다면, 임종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니 가장 좋겠소. 그런데 주위에서 도와주기까지 않다면, 더욱 힘을 얻을 것이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이 없는 사람은, 사전에 가족들에게 대신 염불해 주도록 당부하여야 마땅하리다. 가족들의 염불 도움으로라도 정념(正念)을 또렷이 세워 지켜야, 애정과 원한의 굴레에 얽매여 사바 고해를 벗어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오.

 

환자의 쾌유와 망자(亡者) 천도를 위한 기도에,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경전 독송(讀經)이나 예불 참회(禮懺) 또는 수륙재(水陸齋)를 일삼는 듯 하오. 그러나 나는 아는 사람들에게 모두 염불을 하라고 권한다오. 염불의 이익이 경전 독송이나 예불 참회 또는 수륙재보다 훨씬 크고 많기 때문이오. 왜 이렇게 말하겠소?

 

경전은 글자를 모르는 사람은 독송할 수가 없소. 설사 글자를 안다고 할지라도, 흐르는 물처럼 빨리 독송하면, 혀가 좀 둔하고 느린 사람은 역시 함께 따라 독송하기가 어렵소. 게으르고 성의 없는 사람은, 비록 독송할 줄 알아도 독송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유명무실(有名無實)해지오. 예불 참회와 수륙재도, 마찬가지 이치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게오.

 

그러나 염불은 할 수 없는 사람이 하나도 없소. 설사 게을러 빠지고 성의 없는 사람이 함께 따라 염불하고 싶지 않더라도,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염불하면, 그 사람이 귀만 틀어막지 않는 한, ‘나무아미타불명호 한 구절이 진실로 또렷또렷 분명히 그의 마음 속에 깊이 울려 새겨질 것이오.

 

비록 본인이 스스로 염불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결국 염불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게 되오. 마치 난초 가까이에 있어 향기가 물씬 배인 사람은, 몸에서 그윽한 난초 향기가 풍겨 나오는 것과 같소. 그가 특별히 난초 향기를 풍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이오. 친족의 질병 쾌유나 망자의 천도를 위해 기도하려는 사람들은, 누구나 꼭 이 점을 알아 두어야 하오.

 

불사(佛事)를 할 때, 꼭 경전 독송이나 예불 참회 또는 수륙재를 할 필요는 없소. 이러한 일들은 대부분 밖으로 남에게 잘 보이려는 의식의 성향이 강하오. 오로지 한 마음으로 염불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소. 집안의 남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법회에 참석하여 함께 염불하도록 하며, 여인들은 스님 뒷자리에 따라서지 말고, 각자 자기 방 안에서 함께 염불하면 되오.

 

이와 같이 한다면, 집안의 어른과 가족 모두 실제 이익을 얻을 뿐만 아니라, 염불하러 오신 스님이나 주위에서 보고 듣는 사람 모두 이익을 얻게 된다오. 무릇 불사를 거행할 때, 주인이 법단(法壇)에 몸소 정성껏 임한다면, 스님도 저절로 진실한 마음을 내게 되오. 그러나 주인이 그저 형식적인 체면치레로나 여긴다면, 스님 또한 의례적인 법회 참석 정도로 대하게 되오. 그래서 한 바탕 불사 의식이 끝나고, 밤에 입으로 불꽃을 품는 아귀들에게 음식이나 놓아 주면 다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오.

 

부모님의 임종 때는, 온 가족이 울지 않고 함께 염불할 수 있으면 가장 유익하오. 그리고 그 시간은 짧아도 세 시간 동안은 염불 소리가 끊이지 않게 계속하며, 통곡이나 시신 접촉 따위는 절대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명심하시오.

 

설사 돌아가신 분께서 진실로 극락왕생하신 게 확실하더라도, 지성으로 염불하여 높은 품계의 연화로 승진하고, 한시라도 빨리 무생법인을 증득하도록, 효성스런 마음을 다해야 하오. 우리가 비록 돌아가신 분을 이롭게 하기 위해 염불하지만, 사실은 염불하는 자손들도 함께 착한 뿌리를 심는 것이라오. 그러므로 손자들도 염불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함께 따라 하는 것이 좋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