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혼자서 잘 놀아야 합니다.


 

지금도 겨울이면 그 옛날 영하 20~30도를 오르내리는 최전방 온 산야는 흰 이불로 덮었고 방카에서 반짝이던 별을 헤아리며 알밤을 지새우는 A형 근무가 눈에 선한데 세월은 43년 전 일이고 곡성 태안사 골짜기에 구름 같은 신도들이 모였고 안광이 번득이는 큰스님의 사자후가 어제일 같은데 30년 전일입니다.

 

마음은 날을 세우던 젊은 시절 같은데 올 해부터 대한민국에서 인정하는 노인이 되었고 치아와 눈에서 늙음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태안사에서 은사스님을 뵐 때가 당신 세수 70이였는데 큰스님께서는 9십까지는 사실 것이다생각이 들 정도로 강건(剛健) 하시였는데 그 후 10년을 더 사신 것입니다. 아이들이 빨리 자라듯이 늙는 속도도 빠르다는 생각입니다.

 

농업사회에서는 경험 많은 노인이 존경 받지만 지금과 같은 정보화시대에는 정보에 어두운 노인이 존경받기는 어렵습니다. 절집이나 세속이나 시대의 흐름은 같은 것이고 현대사회에 노인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늘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나이 들수록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이야기해야 들어 줄 사람도 없는 현실에 혼자서 잘 놀아야 합니다.”

 

돈 없이 혼자서 가장 잘 노는 것이 수행입니다.

염불을 하던 간경을 하던 사경을 하던 좌선을 하던 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며 사바세계에 와서 알게 모르게 상처주고 상처 받은 것 참회하며 용서하며 마음의 티끌을 정리하야 사바세계에 온 본전은 찾고 가는 것입니다.

 

옛 어른스님들께서도 말년수행으로 나무아미타불염불수행으로 회향하신 것이 밀려오는 외로움을 극복하고 못 다한 수행 극락세계 왕생하여 완성하고자하는 염원입니다. 혼자서 잘 노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연습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그래야 인생의 찬바람이 불어오면서 여여이 정진하며 외로움과 여한(餘恨)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고 큰스님 법문도 태안사 시절 법문은 참선을 강조하시였지만 미국 다녀오신 후 말년 법문은 주로 염불법문입니다.


바람결에 들리는 소식이 어느 큰 절 어른스님께서 후학들에게 자리를 물러주고 뒤로 물러앉자 조용히 정진하는 것만으로도 후학들에게 존경을 받을 것인데, 하지만 당신 생각은 다른 모양입니다. 여기에서 생기는 대중의 갈등, 좋은 자리는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고 좋은 자리는 적당히 하고 내려오면 좋으련만 아! 늙으면 등 떠밀려서 내려가는 것보다 반 발자국 앞서 먼저 내려오면 서로 좋은 일이다 하는 교훈을 삼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미타행자의 편지 > 미타행자의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농일치(禪農一致)   (0) 2020.03.17
수행 한담   (0) 2020.03.08
단식  (0) 2020.02.23
일체중생  (0) 2020.02.17
기도  (0) 2020.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