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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청복(淸福)


 

흔히 말하는 복, 유루복(有漏福)은 끝과 그늘이 있는 복입니다.

분에 넘치는 벼슬복도 세월이 가면 벼슬도 놓아야 하고 놓고 나면 뒷말이 있는 것이고 재물복도 재물이 다 떠나는 때가 있고 그로 인한 그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청복, 수행복은 끝이 없고 그늘이 없는 말 그대로 맑은 복입니다.

모두가 잠들은 새벽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일체중생을 위해서 기도하고 다리를 포개고 허리를 곧추세우고 자비관하는 업()은 영혼이 맑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며 청복입니다.

 

새벽 정진의 공덕으로 하루 일과를 맑은 마음으로 보낼 수 있는 것입니다.

하루를 원만히 회향하여 하루가 백일, 한 발 더 나아가 천일, 한 발 더 나아가 목숨이 다 할 때까지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수행자의 살림살이는 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행위에 있습니다. 말과 행위가 어긋나면 변사(辯士)일 뿐이고 밖에 깨달음을 세일하러 다닐 일은 없습니다. 밖으로 향하는 마음을 거두어 하루 일과 행위를 반조하면서 나갈 적에 다겁생의 업장을 녹일 수가 있는 것이며 너와 나의 진정한 행복은 자비심을 일구는 수행뿐입니다

 

우리의 눈앞에 매일

세월의 무상함

권력의 무상함

재물의 무상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 좋고 물 좋은 천년 고찰에서 유유자적 정진하면서 일과를 보내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때 묻은 삼업(三業)으로 닭 벼슬보다 못하다는 감투를 써서 후학들에게 짐이 되는 이름뿐인 수행자를 보면서 연민(憐愍)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아 업이 그러면 헐 수 없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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