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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옛날 옛날에(4)


 

초심시절에 노보살님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노보살님은 신심이 장한 분은 아니시고 그냥 저냥 절에 다니시는 분인데 이 보살님 표현이 할아버지(당신 남편)가 “평생을 학처럼 살다 가시였다” 하십니다. 한생을 같이 살며 지켜보고 이 정도로 표현한다면 대단한 인격자인 것 같고 이 분이 돌아가실 적에 노부부가 장에 가서 찬거리를 사가지고 오셔서 찬거리를 며느리에게 넘겨주고 며느리는 저녁상 본다고 부엌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집주변에 소나기가 3십여 분 쏟아지더니 해가 쨍하고 나오면서 무지개가 뜨고 잠시 후 며느리가 울면서 시아버지가 돌아 가시였다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생전에 늘 자식에게 나 죽으면 제사는 꼭 지내 달라 내가 증명해주겠다고 하시였다는데 돌아가시고 첫 번째 제사에 큰아들이 잔을 올리는 순간 제사상 상다리 앞부분 두 개가 부러지면서 제물이 앞으로 쏟아지였는데 보통은 제물이 다 엎어지고 과일도 뒹굴고 할 것인데 재물 그대로 앞으로 내려와 방바닥에 앉자있을 뿐이랍니다. 대단한 내공을 보인 이 어르신이 보살님도 자식도 무슨 공부를 하시였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소나기, 무지개, 열반 후 증명한 이야기는 절집에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고려시대 때 한 장군이 왕에게 고하기를 수많은 전쟁을 하여 살생을 많이 하였는데 말년에는 승려가 되어 참회하며 살기를 허락하여 달라고 하여 왕이 허락 출가하여 함경도 쪽에서 수행하며 살다 열반하시였는데 이 분이 열반하면서 유언이 외적이 쳐들어오면 내 비(碑)가 깨질 것이니 그리 알라고 하시였는데 과연 스님의 비가 깨지고 3달 후에 외적이 쳐들어 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조선시대 때 한 화공스님이 계시였는데 연습생? 수련을 마치고 첫 번째 작품을 의뢰 받은 곳이 무주 적정산 안국사 괘불탱화이였다고 합니다. 이 분이 적정산에 다 달았을 적에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고 해가 쨍 나면서 무지개가 뜨더니 무지개 속에서 손이 나와 화공의 손을 잡아주었다고 하는데 이 분이 그린 괘불탱화가 명품이었다고 합니다.

 

우리 민족은 영혼이 맑은 민족입니다. 하는 말이 북쪽 추운지방에 사는 민족들이 영혼이 맑다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유전자가 우리민족이 북방계와 남방계가 섞여 있다고 하지만 문화는 북방계열입니다. 우리 민족이 불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마음 공부하는 여러 가지 갈래의 비법이 있었고 밀교의 가르침처럼 철저히 일대 일로 스승과 제자가 전수 받으며 그릇이 아니면 전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처사시절 경상도가 고향인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 아버지도 가을 농사가 끝나면 쌀만 가지고 산중에 들어가시었다가 봄 농사시작 할 적에 나타나시는데 이 집도 아무도 아버지가 무슨 공부를 하시는 줄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처사시절 제 방을 무연암(無然菴)이라 이름 짓고 도 닦는다고? 하니 마을 어른이 찾아오시어 이것저것 물어보시며 나중에 하시는 말씀이 어르신은 일곱 자로 된 주문 공부를 하신다고 하는데 절집 진언은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는 우리 민족이 옛 부터 전해 내려오는 비법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 한 때 유행했던 단학, 그리고 종교로 발전한 천도교 정도입니다. 70년대 초반 지리산 청학동에서 사신 분의 이야기로는 당시 청학동을 찾아갔을 적에 청학동에 계신 분들이 백의관음 같았다고 표현합니다. 모두 흰 옷을 입고 들에서 밭에서 일을 하였으며 낮선 사람이가도 다 공양대접하고 재워주어도 돈 받는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우리민족의 마지막 모습이 그 당시의 청학동인데 우리 민족은 따로 수행을 하지 않아도 욕심 없이 다 맑게 사시였다는 것입니다 이런 문화 속에서 도인(道人)도 나오는 것이고 아라한도 나오는 것입니다.

 

영혼이 맑은 민족이 일제 강점기와 해방 6.25 그리고 농업사회가 공업사회 정보화 세대로 걸쳐 내려오면서 현대사회는 “돈” 이라는 것에 우리민족의 맑은 영혼이 오염되어 도(道)가 아닌 돈이 신앙이 되는 삭막한 세상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아 그 옛날의 도인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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