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에 보면 모세가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하는 민족이 이끌고 탈출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러나 유태민족이 꿈에 그리던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까지 가는대는 4십여 년의 세월이 걸려 다는데 학자들은 현 이스라엘까지 바로 가면 두 어 달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4십년이 걸린 것에 의문을 품는다고 합니다.
해석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저의 해석으로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은 업장(業障)이 녹아야 갈 수 있는 곳이기에 신(神)이 광야에서 유태민족에게 4십여 년을 고통을 주어 업장(業障)을 녹인 다음에 허락하지 않았는가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는 종 종 눈에 뻔히 보여도 못하고 안 되는 것은 그 사이에는 수많은 업장, 망상에 가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출가사문이라면 누구나 다 여법이 수행하여 존경 받고 싶지만은 그것이 생각 되로 맘 되로 안 되는 것이 다겁생의 보이지 않은 업과 망상에 가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매일 저녁 늦게까지 염불, 정진하고 싶어도 저녁 9시만 넘으면 몸이 천근 만근되는 것이 업과 망상에 가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 막연히 떠오르는 한 생각 “산중 초가삼간에서 농사나 짓고 도(道)나 닦을까” 하는 이 마음 결국은 전생의 업이고 나의 운명이고 팔자이지만 산중에서 고고(孤高)하게 사는 업이 업장과 망상을 짊어지고는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돌고 돌아 업과 망상을 녹여서 가는 것입니다.
출가 사문이 되는 것도 업이 녹아야 할 수 있는 것이기에 4십여 년을 밖에서 땀과 눈물 젖은 빵을 먹어가면서 어느 정도 업을 녹이고 망상을 털어서 절집에 들어왔기에 헐떡거리며 살지는 않는 것입니다.
젊은 시절 그리던 곳은 월출산 상견성암이었는데 그 시절도 망상이 남아 있어 대중처소가 그리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내려왔고 애월 고내봉시절도 공동묘지 한 가운데 있는 한적하고 정진하고 지네기는 좋은 곳이나 역시 소유주가 매매하는 바람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온 것입니다.
중생의 속성이 바로 질러가지 못하고 돌고 돌아가며 겪어보아야 깨닫는 것이기에 다 자신에게 속고 사는 것 아닙니까?
그 동안 여법한 수행도량, 더불어 수행한다는 의욕가지고 제주에서 십여 년을 세월을 애쓰고 어렵게 무주선원은 개산(開山) 하였지만 결국은 토굴 수준입니다. 작년 가을 천일기도 회향하면서 그 동안의 애씀을 망상으로 회향하고 묻어버리고 생각을 정리하니 마음이 시원합니다.
일보 전진하여 망상과 업장이 더욱 털어지면 초가삼간의 인연이 이루어지겠지요. 마지막으로 더욱 더 망상과 업장이 털어지면 삼매가 현현하겠지요.
극락세계. 지극히 즐거운 세계, 삼매를 이야기 하는 것이며 미세 망상까지 다 털어야 갈 수 있는 세계입니다. 그 가기, 도달하기 어려운 세계도 “나무아미타불”에 의지하고 귀의하면 반드시 도달한다는 불가사의한 부처님 명호입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