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경잠(長沙景岑)의 백척간두게(百尺竿頭偈)
* 다음은 우리들이 흔히 외우고 있는 게송입니다.
백척간두 꼭대기에 주저앉은 사람아!
비록 도에 드나 참다움은 못되나니,
백척간두 그곳에서 한 걸음 더 내딛어야,
시방세계 그대로 부처님의 온 몸일세.
百尺竿頭坐底人
雖然得入未爲眞
百尺竿頭進一步
十方世界是全身
-長沙景岑-
* 장사겸장 스님은 남전보원(南泉普願)선사의 제자입니다. 마조도일(馬祖道一)선사 밑에 삼대준족이라 하여, 백장회해(白丈懷海)·서당지장(西堂智藏)·남전보원, 삼대선사가 가장 이름 있고 훌륭한 분이라고 정평이 있습니다. 태안사를 개산한 혜철(惠哲) 국사는 그 가운데서 서당지장 선사한테 법을 받은 분입니다. 장흥 보림사(寶林寺)를 개산한 도의 선사 역시 서당지장 선사의 법을 받았고, 남원 실상사를 개산한 홍척 국사 역시 서당지장 선사 법을 계승한 분입니다. 벽암록이나 무문관을 보면, 그런 분들이 공안이 굉장히 많습니다. 장사경잠에 따른 화두도 벽암록에 있습니다.
* 공부가 백척간두까지 갔으니, 이미 공부가 상당히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거기 까지 가서 머물러 버린 사람, 백척간두에 올라가서 거기에 걸려 버린 사람은 비록 깨달았다 하더라도 아직 참다운 것은 못 된다는 말입니다. 비록 득입(得入) 되었다 하더라도, 아직 참다운 것은 되지 못하니, 그러니까 공부를 해 가지고 어느 정도 깨달았다 하더라도, 그로서 다 끝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 백척간두에서 오히려 다시 더 한 발을 내딛으라는 말입니다. 세간 법을 떠나서 출세간이 되고, 공부가 익어졌으면 다시 무량 중생을 제도하러 내려와야 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하면 보살이라 할 수가 없겠지요. 따라서 백척간두에서 한 발을 더 내딛어야 시방 세계가 바로 참다운 자기요, 부처의 장엄법신이라는 게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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