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고통을 싫어한다. 질병으로 인한 고통, 사업실패로 인한 고통,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고통, 각종 사고로 인한 고통, 번뇌와 망상 등으로 인한 고통 등등ⵈ 이러한 고통들은 왜 웃는 것일까. 반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복을 원한다. 돈을 많이 벌고, 높은 권세를 얻고, 명성을 널리 떨치고, 원하는 대학교에 들어가고, 자기 뜻대로 일이 이루어지고, 복권에 당첨되고, 무병장수하고, 걱정이나 불안이 없고 등등ⵈ 이러한 복덕(福德)들을 누리는 사람들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일까.
우리가 고통을 겪는 것은 모두 전생의 업장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 고통을 불러일으킨 것은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심어 놓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생에 보시(布施)를 했기 때문에 금생에 부유하게 살거나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통은 무조건 나쁜 것이고 복덕은 무조건 좋은 것일까. 불교에서 보면 오히려 고통이 권장할 만한 것이고 복덕은 피해야 마땅한 것이다.
고통을 당하는 것은 나의 빚(채무)이 자꾸 줄어드는 것에 비유할 수 있고, 복덕을 누리는 것은 나의 통장 잔고가 자꾸 줄어드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고통을 당할수록 우리의 업장은 가벼워지고, 복덕을 누릴수록 우리는 죄를 더 짓고 더 타락할 가능성이 높으며 복덕이 다 소멸되면 고통이 찾아온다. 왜냐하면 우리가 전생에 선인(善因)을 많이 심어놓았다 하더라도 동시에 악인(惡因)도 많이 심어 놓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악인(惡因)을 많이 심어 놓았음에도 복덕을 누리는 것은 선인(善因)의 과보(果報)가 더 빨리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다 때가 되어야 찾아온다.
잘 익은 감이 덜 익은 감보다 땅에 더 빨리 떨어지는 이치와 같다. 고통을 당하면 나의 무거운 업장이 가벼워지는데, 고통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지 말고, 그 와중에서도 세상에 감사하는 마음을 먹고 온갖 선(善)을 쌓으면서 염불 등을 병행하면 금상첨화겠다. 복덕을 누리더라도 지나치게 누리려 하지 말 것이며(예를 들어, 잔칫집에 가서 차려진 음식을 조금만 먹는다든가, 검소하게 산다든가 하는 것), 복덕을 누리면서도 계속 복덕을 쌓으면 자기의 복덕이 오래 간다.
보시(布施)를 할 때 사람들로부터 원망을 듣거나 억울한 일(누명을 쓰거나 오해를 사는 일등)을 당하거나 질병이 생기거나 사고를 당하게 되면 이것이야말로 최고로 좋은 경우에 속한다. 반대로 보시를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좋은 일이 생기거나 칭찬을 듣거나 상(賞)을 받는 일이 생기면 이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다. 진실한 수행자에게 고통이 온다면 그 고통은 정말로 환영할만한 것이다. 이러한 깊은 이치는 이 책을 잘 읽어 보면 알 수 있다.
3) 염불게송
육조 혜능선사의 염불공덕게
옛날 어떤 이가 육조 혜능선사께 묻기를, 「염불에 어떤 이익이 있습니까」
선사께서 답하시기를,
「나무아미타불 여섯 자를 부르는 것이야말로
만세萬世토록 세간出世을 벗어나는 묘도妙道요
부처를 이루고 조사祖師가 되는 정인正因이요
삼계三界 인천人天의 안목眼目이요
마음을 밝히고 자성自性을 보는 혜등慧燈이요
지옥을 깨부수는 맹장猛將이요
사악한 것들을 베는 보검寶劍이요
오천대장五千大臧의 골수骨髓요
팔만총지八萬總持의 중요한 관문이요
시방허공이 멀고 아득하여 끝이 없음이요
광대한 일성一性의 원명圓明이요
흑암黑暗을 여의는 명등明燈이요
생사生死를 벗어나는 뛰어난 방편이요
고해苦海를 건너는 배요
삼계三界를 뛰어넘는 지름길이다.
이것이 본성미타요, 유심정토이며,
이것이 본사本師이고, 화불化佛이다.
최존最尊 최상最上의 묘문妙門이고
헤아릴 수도 없고 끝도 없는 공덕이자
위대하고 훌륭한 믿음이니라.
오직 이 나무아미타불 여섯 자를 마음속에 품어서 늘 잃지 말아야 한다. 생각 생각마다 늘 앞에 나나타고, 항상 마음에서 떠나지 아니하여, 일이 없어도 이와 같이 염불하고, 일이 있어도 이와 같이 염불하며, 안락할 때도 이와 같이 염불하고, 병고病苦가 있을 때도 이와 같이 염불하며, 살았을 때도 이렇게 염불하고, 죽어서도 이렇게 염불하여, 이와 같이 한 생각이 분명하면 무엇을 다시 남에게 물어서 갈 길을 찾으랴. 이른바 오직 아미타불만 생각하면서 다른 생각 없으면 손가락 튕길 수고도 없이 서방극락 세계에 가느니라.」
* 중국 선종이 낳은 가장 위대한 고승인 육조 혜능선사는 이처럼 염불을 적극 극찬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 《육조단경》에서는 염불을 비판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혜능선사는 《육조단경》에서 「미혹에 사로잡힌 사람은 염불에 의지하여 왕생하기를 원하고,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자기의 심성을 청정히 한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의 마음이 청정하다면 부처의 땅이 곧 청정한 것이다.” 고 하였고,
「마음에 청정하지 않은 생각이 일어난다면 염불하여도 왕생하기 어렵다.」 고 하였으며, 「마음을 닦지 않는 미혹한 자가 서방정토를 생각하면 정토는 멀리 있지만, 마음을 청정히 하는 자라면 정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정토에 난다.」 고 하였고, 「동방인도 마음만 청정하면 곧 아무 죄가 없으며, 비록 서방인이라 할지라도 마음이 청정하지 못하면 또한 허물이 있는 것이다.
동방인이 죄를 지으면 염불하여 서방에 왕생하기를 바랄 수 있으나, 서방인이 죄를 지으면 염불하여 어느 국토에 왕생하기를 바랄 것인가.」 라고 하였다. 선종의 제5조 홍인대사도 「본래의 진심(眞心)을 지키는 것이 시방세계에 모든 부처님을 염(念)하는 것보다 뛰어나다.」 라고 하였다.
* 자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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