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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수행자료/남호 송성수님의 100일 염불수행

96일 염불 문답, 도경스님, 갈제지의 부인

 

염불 문답

 

어떤 한 참선 수행자와 철오(徹悟: 1741~1810) 선사의 문답이다.

참선 수행자가 물었다.

“일체의 법은 모두 다 꿈과 같은 것이므로, 사바세계도 진실로 꿈이고 극락세계도 또한 꿈입니다. 둘 다 똑같이 꿈이라면 극락왕생의 염불 법문을 닦아서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철오 선사가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다. 제7지(地) 이하의 보살은 꿈속에서 도를 닦으며[夢中修道], 무명(無明)이라는 큰 꿈은 등각(等覺)보살조차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그 속에 잠들어 있다. 그래서 오직 부처님 한 분만이 비로소 크게 깨어 있다.[大覺: 완전히 깨달았다.]고 일컬어진다.

 

꿈꾸는 눈이 아직 깨어 열리기 전에는 괴로움과 즐거움이 진짜처럼 완연한 법이다. 꿈속에서 사바세계의 지극한 괴로움을 당하기보다는 차라리 꿈속에서 극락세계의 미묘한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는가? 하물며 사바세계의 꿈은 꿈에서 꿈으로 이어지면서 꿈꾸고 또 꿈꿀수록 더욱 미혹에 깊숙이 빠져들지 않는가?

그에 반해, 극락세계의 꿈은 꿈에서 깨어남(깨달음)으로 나아가면서 깨어나고 또 깨어날(깨닫고 또 깨달음)수록 점점 부처님의 큰 깨어남[大覺]에 이르는 것이다. 꿈꾸는 것은 둘 다 같지만 꿈꾸는 까닭(목적)은 일찍부터 같지 않거늘 어떻게 함께 나란히 논할 수 있겠는가?”

 

도경(道鏡)스님

 

상주 일광사(日光寺) 도경스님은 풀로 지붕을 이어서 암자로 삼고, 꽃을 따서 몸을 따뜻하게 하였으며, 오로지 염불삼매만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십만 억 아미타 불상을 그리려고 하였으나 일생동안 원하는 바를 채우지 못할까 우려하여 이에 판화를 만들어 향을 사르고 이를 인쇄하기를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이미 1만 억이나 되는 불상을 인쇄하였을 적에는 향 연기 가운데서 환상과 같이 나타나는 부처님의 화현을 보았고, 5만억에 이르러서는 거의 비슷한 부처님의 색상을 보았다. 6만억 불상을 완성하고 나서는 부처님 몸의 모습을 분명하게 보았으며, 8만억 불상을 완성한 후에는 화신하신 부처님이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10만억 불상에 이르러서는 화신불께서 “너는 이미 왕생할 수 있는 업을 성취하였으니, 오래지 않아 나의 정토에 왕생할 것이다.”라고 알리신 것을 감득하였다.

 

이어서 도경이 “산란한 마음으로 염불하여도 왕생할 수 있나이까?”고 여쭙자, 부처님은 “반드시 왕생할 수 있느니라.”고 대답하셨다. 그는 그 후 6년이 지나 입적하였다.

- 《계주전(戒珠傳)》

 

갈제지(葛濟之)의 부인

 

중국 송나라 때의 여인 기 씨(記氏)는 갈제지의 처이다. 집안 대대로 선술(仙術)을 배웠으나 기 씨는 홀로 불법을 좋아하여 지성스런 마음으로 염불만을 하였다.

하루는 베를 짜다가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니, 공중이 청명한데 문득 보배 일산, 당기, 번기가 서방으로부터 오는데 그 가운데에 부처님이 계시고 금색광명이 찬란하게 비치므로, 기 씨는 베 짜는 것을 멈추고 자세히 우러러보며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경에서 말씀하신 무량수불일 거라고 여기며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갈제지를 불러오게 하여 부처님 계신 곳을 가리켜 보였지만, 갈제지는 단지 부처님의 반 몸[半身]과 번기, 일산만을 보았을 뿐이었다. 이때에 동리 사람들이 이런 광경을 보고 불법에 귀의한 이가 아주 많았다고 한다.

- 《연종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