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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수행자료/남호 송성수님의 100일 염불수행

95일 가재 대사, 왕 씨 부인

 

 

가재(迦才) 대사

 

가재대사는 당나라 정관(貞觀: 627~649) 때 장안의 홍법사(弘法寺)에 있으면서 정토교를 널리 알린 스님이다.

그는 저서 《정토론》에서 계율을 지키며 염불할 것을 강조하였는데, “모름지기 지계(持戒)를 청정히 하여 오로지 부처님 명호를 염하는 데 산란하지 않으면서 일심으로 백만 번에 이르면, 임종시에 정념(正念)이 현전하고 부처님의 영접을 받는다.”라고 하였다.

 

또 “악업은 망상으로 지은 것이니 어둠과 같고 염불하는 공덕은 진심에서 생기므로 태양과 같다. 태양이 나오면 온갖 어둠이 없어지듯이 진심이 일어나면 망상이 없어지므로 임종시에 십념을 성취하면 왕생한다.”라고 하였다.

 

왕 씨 부인

 

송나라 형왕(荊王)의 부인으로 성이 왕 씨이다. 정업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닦아 밤낮으로 끊임없이 쉬지 않았고, 모든 첩과 계집종을 인도하여 서방정토로 마음을 돌리게 하였다.

그 중 첩 하나가 염불에 게으름을 피우자 왕 씨 부인은 꾸짖었다.

“너 한 사람으로 인하여 나의 규거를 깨뜨릴 수는 없다.”

그 첩은 뉘우치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는 전력을 다하여 염불을 하다가 하루는 동무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간다.”고 하더니, 그날 밤에 이상야릇한 향기가 방안에 가득 차면서 병 없이 죽었다.

 

이튿날 동무가 왕 씨 부인에게, “꿈에 죽은 첩을 만났는데, ‘부인의 훈계로 말미암아 왕생하게 되어 한량없이 고마움을 느낀다.’고 하였습니다.”고 하자, 왕 씨 부인이 말하였다.

“내가 그런 꿈을 꾸어야 그런 말을 믿겠다.”

그날 밤 부인의 꿈에 죽은 첩이 나타나 여전히 그렇게 치하하는 지라, 부인은 “나도 서방정토에 가 볼 수 있느냐?” 하자, 그 첩이 “갈 수 있습니다.” 하고, 죽은 첩이 부인을 인도하여 한 곳에 이르자 큰 연못 속에 연꽃이 있는데, 크고 작은 것이 사이사이 섞여 있었다. 혹은 싱싱하게 생기가 넘치는 것도 있고, 혹은 시들시들하여 힘이 없는 것도 있었으므로 그 까닭을 묻자 죽은 첩이 말하였다.

 

“세상 사람으로서 서방정토를 닦는 이 중에 겨우 한 번만 염불하여도 이 못에 연꽃 한 송이가 생기는데, 온 전력을 다하여 정진하는 이는 싱싱하게 잘 되고, 게으른 이는 시들시들한 것입니다.

만일 오래오래 정성을 다하여 정진하면서 쉬지 않으면 염(念)이 성숙하고 관(觀)이 성취되어 육신을 버리고 이 가운데에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 한 사람은 조복을 입고 보배관[寶冠]과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고 앉아 있으므로 부인이 물었다.

“저 분은 누구냐?”

“양걸(楊傑)입니다.”

또 한 사람은 조복을 입고 앉아 있으나 꽃이 시들었으므로 다시 물었다.

“저 분은 누구냐?”

“마우(馬偶)입니다.”

부인이 또 다시 물었다.

“나는 어느 곳에 나겠느냐?”

죽은 첩이 부인을 인도하여 몇 리를 가서 바라보매 한 연화대가 황금색과 푸른색이 찬란하고 광명이 휘황한데, 죽은 첩이 말했다.

“이것이 부인이 나실 곳이며, 금대로 된 상품상생의 자리입니다.”

 

부인이 꿈에서 깨어나자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였다.

부인은 이 해 생일 날 일찍이 일어나 향로를 받들고 관음각(觀音閣)을 바라보면서 가만히 서 있었으므로 권속들이 앞에 가서 자세히 살펴보니, 이미 죽어있었다.

-《연종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