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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제주불교 미타행자의 편지

89. 원력수생(願力受生)

 

 

사람이 죽어서 다시 몸 받는대 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업력수생(業力受生: 업력으로 몸을 받음)이고 또 하나는 원력수생(願力受生: 원력으로 몸을 받음)입니다. 업력수생이란 살아생전의 모든 정보(업보:業報)가 제 팔 아뢰야식 즉 종자식(種子識)에 저장이 되었다가 다음 생에 그대로 지은 데로 몸 받는 것을 말합니다. 옛 글에 업력수생에 대한 설명에서 급류에 떠내려가는 것 같다고 표현합니다. 업력수생이 급류에 정신없이 떠내려가는 것이라면 원력수생은 급류에 떠내려가면서 정신 차리고 빠져나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것이 마음(생각)을 바꾸는 것이고 마음을 바꾸는 것이 업을 바꾼다는 것인데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신과의사인 호킨스박사의 지론도 한 생에 5%의 업을 바꿀 수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느 분의 고백에서도 천일기도를 해도 담배는 못 끊겠다고 했는데, 담배하나 끊는 것도 마음 바꾸기가 그리 힘든 것입니다. 살아오면서 경험적으로도 거의 ‘지은 업 되로 살다간다.’ 생각합니다. 한 때는 신심이 나서 아무나 붙잡고 염불수행을 권했지만 결국은 본인이 하고 싶어야하는 것이고 ‘아무리 좋은 것도 권해서 하는 것은 3박4일이다.’ 생각하고 부처님 공부는 ‘한 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겁생을 수행을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옛 글에 물고기가 5백 생을 물고기 몸을 받고 사람 몸을 받는데 어부의 몸을 받는다고 합니다. 물고기는 사람을 어부 받게 모르기에 또 어부는 죽어서 물고기 몸을 받는다고 합니다. 맨 날 물고기만 잡고 물고기만 보기에 그래서 물고기에서 어부로 어부에서 물고기로 윤회의 고리를 끊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우리가 애쓰고 한 생을 정진하고 살아도 업 바꾸기가 힘들다고 하면 너무 원통한 일이 아닙니까? 그러나 법장(法藏)비구가 48원으로 다겁 생을 수행하여서 아미타불이 되듯이, 금생에 모자라고 부족하더라도 원력을 세우고 원력을 마음으로 키우면 다음 생에는 원력으로 몸을 받을 수가 있는 것이고 종국(終局: 마지막)에는 부처를 이루는 것입니다. 티베트불교에서는 사바세계 떠날 적에의 마음이 중요하고 사바세계 떠날 적의 수행으로 한 단계 점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미타경에서 임종시 ‘나무아미타불’ 10번으로도 극락세계에 왕생한다는 것이 이러한 이유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두 가지 원력을 가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하나는 늘 일체중생의 고통을 다 거두어주겠습니다 하는 서원입니다.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되어서 일체중생의 고통을 다 거두어 주겠다는 서원은 다겁생을 닦아갈 서원입니다. 아직도 진심과 탐심과 어리석은 마음으로 물들어 있지만은 법장비구와 같은 마음을 가꾸어나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세세생생에 가난한집에 태어나 출가하여 비구의 몸으로 정진하겠다는 서원입니다. 전생에도 이런 서원 이였기에 가난한 집에 태어나 독신을 고수하다 출가하였겠지요. 어린 시절에는 가난이 고통 이였으나 남 다른 가난이 결국은 삶의 무상(無常)을 마음으로 사무치는 보약 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사바세계를 황망히 떠난 스님 방에 널어 논 빨래, 먹다 남은 바나나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짠 합니다. 머리카락하나 그냥 넘어가는 것 없다고 했는데, 다 인과(因果)가 있어서 방 정리도 못하고 급히 떠났겠지요. 마음의 준비도 없이 급류에 떠내려가듯이,

 

- 아 - 원왕생(願往生) 원왕생(願往生)

원생화장연화계(願生華藏蓮華界)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원하옵고 원하노니 화장연화세계에서 너나없이 모두 함께 성불하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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