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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제주불교 미타행자의 편지

86. 집착

 

예전에 객승으로 산철에 제법 큰 절에 지낼 적이 있었습니다. 한날은 주지스님께서 오늘 천도재 막재가 있는데 참석 좀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입니다. 시간에 맞추어 법당에 들어가 보니 법당 한쪽 면에 온갖 과일과 재물이 차려져있는데 상상을 초월할 정도고 어른 스님을 비롯한 전 대중이 참석했습니다.

 

뒤에 자리 잡고 앉자 서 보니 법주스님이 구성지게 염불은 하나 염불은 다 새어나가는 염불입니다. 내공이 있는 염불은 한 구절, 한 구절이 화살 꽂히듯이 꽂혀나가는데, 그래도 전 대중이 염불을 함께 해주는데 영가가 떠나질 못하는 것입니다. 상다리 부러지게 재물올리고 대중스님 네가 염불 해주어도 본인 영가가 집착하면 할 수 없다. 란 생각이 듭니다. 49재에 초청된 영가 분은 생전에 평생을 절에 다니었다고 하고 그 정도 큰 49재면 시주도 많이 했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절에 오래 다니었다.” “절에다 시주 많이 했다.” 해도 집착과 욕심이 별개라면 집착이 많은 책주귀신이 되는 것입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생(生)․노(老)․병(病)․사(死)가 있다는 것을 누구인들 모르겠습니까? 다만 지혜 있는 사람은 준비한다는 것입니다. 조계종도 스님네들의 노후대책을 논 한다고 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노후대책이라는 것이 돈이나 제도가 아니라 수행, 마음공부입니다. 마음공부라는 것이 결국은 놓은 것인데 마음 내려놓기, 마음 비우기가 쉽지는 않지만 늘 연습하여야 합니다. 늘 연습한다는 것이 염불수행이면 진언이며 간경이며 좌선 수행입니다. 늘 재가에 계신 분들에게도 말 합니다 나이 들수록 먹는 것, 생활하는 것, 생각하는 것을 부처님 법 되로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삶이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집착과 욕심이 원력으로 변하여 다시 원력으로 사바세계에 돌아오는 것입니다.

 

“아 일구(一句)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속에 모든 것이 다 들어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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