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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제주불교 미타행자의 편지

87. 출가사문(出家沙門)

 

* 사문(沙門): 부지런히 모든 좋은 일을 닦고 나쁜 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뜻으로, 불문에 들어가서 도를 닦는 사람을 이르는 말.

 

“신심(信心)으로써 욕락(欲樂)을 버리고 일찍이 발심(發心)한 젊은 출가자(出家者)들은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은 것을 똑똑히 분간하면서 걸어가야 할 길만을 고고(孤高)하게 걸어서 가라.”

 

초심시절 늘 염송하면서 신심을 다지던 게송, 지계제일이라는 이발사출신 우바리존자의 게송입니다. 아라한과를 얻은 성자답게 2천5백여 년이 되어도 출가자의 심금(心琴)을 울리는 말입니다.

 

출가자의 첫 번째 덕목은 욕락(欲樂)을 버리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욕락에는 항상 고통이 따르며 언제인가는 뒤집어지기에 욕락을 버리고 진리(법)를 찾아 선열법희(禪悅法喜:선정(禪定)에 들어간 즐거움과 부처의 교법을 듣는 즐거움)로써 살라는 것입니다.

 

절 집 문화는 고급문화입니다. 독신생활하며 새벽에 일어나 예불하면 정진하는 일, 채식하는 음식문화, 사유(思惟)통하여 지혜를 닦아가는 삶, 사유를 통하여 현상계의 무상함을 사무친다면 거품 같은 현상계에 마음을 빼앗기질 않습니다. 선열법희(禪悅法喜)를 느끼는 온당한 비구는 헌 옷을 입어도 당당하고 떨어진 털신을 신어도 당당하고 편안합니다. 오히려 좋은 옷 좋은 신발, 차(茶), 차(車)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중생이 탐닉(耽溺)하는 즐거움이 선열법희만 하겠습니까?

 

욕락을 버리고 법답게 사는 한 분의 비구는 많은 신도님들의 신심을 돋우고 환희심을 내게 하지만 욕락에 물들어 사는 졸부비구는 많은 신도분들의 구업(口業)을 짓게 합니다. 당연히 온전한 비구라면 중생들이 구업 짓는 행동을 하지 않겠지요. 들리는 바람결에 어느 분은 최고급 외제 승용차를 다고 다니며 도(道)를 말한다고 하는데, 사바세계의 인과(因果)가 뚜렷한데 뿌린 데로 거두겠지요. 입은 도(道)를 이루었으나 몸과 마음이 중생이라면 당연히 과보는 있겠지요. 여담으로 수월스님께서는 상원사에서 쌀 한 톨 없는 감자와 강냉이밥만 드시면서도 이렇게 잘 먹어서 무슨 도를 이루겠냐고 만주로 건너 가시였다고 합니다. 그 동안 사바세계 와서 제 눈으로 과보 받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어느 분은 중풍으로 쓸어져 누워있으며 그렇게 울었다고 합니다. 한 생 잠간 정진 한 것으로 삼독심을 털기도 힘들고, 어깨 힘주고 다닐 시간도 없는데 그냥 그렇게들 속아서 한 생을 허망하게 살다가는 것이지요.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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