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염불의 의식과 절차

9일 염불의 의식과 절차

염불수행의 의식과 절차에는 설령 일정한 의식과 절차가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일률적으로 그것을 따를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염불수행을 할 때 사람의 많고 적음에 따라 다르고, 장소의 넓고 좁음에 따라 다르고, 시간이 많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등 여러 가지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염불수행의 의식은 일반적으로는 예배, 참회, 발원, 권청, 독경, 염불, 정근, 회향 등으로 전개된다.

무엇보다 예배는 수행자가 부처님을 기억하고 예경하며 부처님께 찬탄과 공경을 올리는 행위지만, 거기에는 자신의 업장에 대한 잘못을 뉘우치는 참회가 깃들어 있고 부처님의 공덕과 진리에 대한 찬탄이 깃들어 있으며 서방정토에 왕생하려는 발원이 깃들어 있어야 할 것이다.

예배를 마치고 부처님을 청하는 권청(勸請)을 하고 《아미타경》을 한 번 또는 세 번, 정토주를 한 번 또는 세 번을 외운 뒤에 염불정근을 한다. 염불정근은 염불수행 의식에서 주된 부분이므로 ‘나무아미타불’의 명호를 끊이지 말고 지속적으로 부르고 염하며, 그리고 이 염불공덕을 일체중생에게 되돌려서 함께 정토에 왕생하기를 원하는 회향게를 외우고 끝마친다. 이것이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의식이지만 가감이 있을 수 있고 수행하는 이의 형편이나 편의에 따라 변경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불교 역사에서 신라시대에 크게 번창하였던 정토사상과 염불수행이 고려·조선시대를 내려오면서 그 맥이 약화되어 체계적 절차와 방법조차도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근간에 자운(慈雲 :1911~1992)율사가 신라시대 이후 맥이 거의 끊어지다시피 한 정토수행을 몸소 실천하면서 대중에게 염불을 적극 권하며 예배와 찬탄을 구비한 《정토예경》을 편찬하여 염불수행의식을 체계화하였다. 또 참회 기도를 위하여《자비도량참법》,《자비수참》,《고독지옥참회》등도 편찬하였다.

1. 아미타부처님 앞에 향을 사르고 게송을 외운다.

2. 시방 법계에 상주하신 불·법·승 삼보께 아뢰는 예배를 시작으로 총 260배를 한다.

3. 자신의 서원을 아뢴다.

4. 연지대사의 서방 원문(願文)을 낭송한다.

5. 정념게(正念偈)와 찬불게(讚佛偈)를 낭송한다.

6. 각자 형편에 맞추어 ‘나무아미타불’을 염한다.

7. ‘나무관세음보살’, ‘나무대세지보살’, ‘나무청정대해중보살마하살’을 각각 세 번씩 외운다.

8. 회향게를 외우고 마친다.

이것은 정토예경에서 제시한 여법한 염불수행의식과 절차인데, 염불수행자는 이러한 의식절차를 따르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나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각 사찰이나 신행단체의 의식과 절차에 따라 수행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염불회가 사찰안의 불교노인수행원(양로원)에 결성되어 염불수행을 하고 있다고 하자. 사찰 안이므로 아침, 저녁예불을 마친 뒤에 따로 모여 더 염불정근을 하도록 하거나 또 염불할 때에 법당 안에서 주위를 돌게 하거나 또 예배를 많이 하고 싶어 하는 이에게는 염불수행을 다 마친 뒤에 남아서 따로 마음껏 절을 올리게 할 수도 있을 것이며, 오전과 오후에도 염불수행을 할 수도 있고 오전이나 오후에 신심을 더 북돋아 주기 위하여 약 20분 내외로 적당히 시간을 정하여 스님이나 또는 주도하는 이가 하루에 한 번 서방정토에 관한 설법이나 왕생 영험담을 곁들이면 더 효과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수행하는 일과는 그 때의 편의에 따라 더 할 수도 있고 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개별적으로 가정이나 직장에서 수행할 적에는 이러한 의식 절차를 모두 갖추기 어려우므로 이런 때에는 약식으로 수행할 수도 있다.

①사성례(四聖禮), ②발원(發願), ③정념게(正念偈), ④찬불게(讚佛偈), ⑤염불정근(念佛精勤), ⑥회향게(廻向偈)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약식 절차도 하기 어려울 때가 있을 것이므로 그런 경우에는 ‘아미타불’ 명호를 염불하는 정근만 해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