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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제주불교 미타행자의 편지

56. 천수다라니(大悲呪)

 

 

예전에는 큰 절에는 방이 6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참선(參禪)하는 선방 율(律)을 공부하는 율원 경(經)을 공부하는 강원 그리고 염불(念佛)하는 염불당 또 진언(眞言)하는 방 그리고 종무소방해서 6개가 있었는데 각방마다 조실스님이 계시여서 후학들을 지도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다 소멸되고 총림이라 해야 선원 율원 강원 정도 있고 염불당은 명색만 남아있고 진언하는 방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절에서 진언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예전에 좀 둔한스님이 있었는데 그분의 은사스님이 둔한근기를 보고 천수다라니를 언문으로 토를 달아주면서 천수다라니만 하라고했습니다 예전에는 천수다라니도 순 한문으로만 되어있었던 모양입니다 그 스님은 늘 천수다라니를 입에 달고 사시였는데 소임은 만년원주입니다 원주소임이 늘 바쁜 소임이라 걸어 다니며, 일하며, 천수다라니를 하신 것입니다

 

그분이 사신 절이 순천 선암사인데 한번은 지게지고 순천 장 보러가서 밤늦도록 오질 안으니 사중에 조실스님이 원주스님이 틀림없는 사람인데 아직 아오니 ‘한 번 마중 가 보아라.’ 해서 행자 몇 분이 호롱불을 들고 마중 나가는데 그때는 선암사입구에 공동묘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근데 원주스님이 공동묘지에서 묘 등 앉자서 삼매에 들어 밤늦은 줄도 모르는 것입니다 한 낮에 지게지고 올라오다가 묘 등에서 잠간 쉰다는 것이 바로 묘 등에서 삼매에 들어간 것입니다 행자님들이 원주스님을 깨워서 같이 올라왔는데 그 사실을 조실스님에게 말하니 조실스님이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리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도 원주스님이 장에 가서 밤늦도록 안 오기에 다시 행자님들이 호롱불을 들고 마중을 나갔는데 또 묘 등에 원주스님께서 앉자 삼매에 들었고 수없는 영가들이 합장하고 서있더랍니다 행자님들이 무서워서 돌을 던져 원주스님을 깨워서 선암사로 모시고 왔다고 하는데 다음날 사중에 소문이 다 났고 조실스님은 원주스님을 불러서 몇 마디 물어보시더니 공부를 인정했다고 합니다. 그 후 원주스님의 삶은 항상 말이 없이 입가에는 미소가 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처님공부는 영리하고 둔하고를 가리지 않습니다. 어느 수행법이던지 한 우물 파듯이 오래오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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