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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한국불교 전통의 맥을 심는 캘리포니아 배닝 공원속의 미주금강선원

【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한국불교 전통의 맥을 심는 캘리포니아 배닝 공원속의 미주금강선원


2003년 11월에 열반한 청화 큰스님이 미주에 원통불교를 널리 선양하고자 건립한 금강선원은 캘리포니아주 배닝에 있는 캘리포니아주립 공원 속에 있다. LA 한인타운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이곳에 청화 큰스님이 자리를 잡은 것은 1997년이다. 60에이커 7만 3천평 넓이의 이곳에 임시법당을 세우고 묵언정진을 하면서 후학들에 수행을 몸소 보이면서 도량건설과 대중포교를 겸하다가 1999년 본국으로 귀국한 후 다시는 이곳을 방문하지 못하고 열반에 든 것이다.


현 주지 태호스님은 청화 큰스님의 체취가 남아있는 이곳에 선방과 한국전통 대웅전 등을 건립하여 큰스님의 유지를 받들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태호스님은 큰스님이 떠나신 금강선원이 몇 사람이 수행하는 토굴이 아닌 대중들이 모여 법회를 하고 수련을 하는 공공사찰로 허가를 받기 위하여 몇 가지 허가를 받아야 했다.

첫째는 진입로 도로공사였다. 당시 일차선으로 되어있던 진입로를 2차선으로 만들었다. 공공사찰은 화재나 기타 사고시를 대비하여 차량이 들어오고 나가는 2차선 도로가 필수적이다. 2003년에 9월에 공원에서 금강선원에 이르는 진입로 이름도 Hungry Hollow Rd.에서 Diamond Zen Rd로 바꾸었으며(허가가 나옴) 비포장 도로였던 이 진입로 1마일을 (산 깎는 공사 일부 포함) 2003년에 2차선으로 포장하였다. 이 공사에는 불교신자가 아닌 사람의 큰 도움이 있었는데 그 인연은 다음과 같다.

주지 태호스님에 의하면 어느 날 이 공원을 지나가던 미국인이 금강선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방문객이 진입로가 비포장이기 때문에 비가 와 차가 흙탕물로 뒤범벅이 되었다. 이 사람은 I.P.S 라는 건설회사 사장 데니스 씨로 흙탕물로 차가 엉망이 된 상황에서 다시는 이런 상황이 없도록 공사를 제의하였다. 불교신자도 아닌 데니스 사장은 진입로 공사와 비가 오면 땅이 질퍽거리는 곳의 포장공사 대금의 80%의 비용을 부담할 테니 나머지 공사대금 10만 달러를 금강선원에서 준비하라고 제의한 것이다. 금강선원에서는 이 사람의 제의에 대하여 8만 달러만 준비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 상태에서 결론 없이 데니스 사장은 돌아간 후 3년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

금강선원 측에서도 이 제의는 없었던 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데니스 씨가 3년 후에 다시 금강선원에 찾아와 “예상치 않은 큰 건축공사를 맡게 되어 이것을 마치는데 3년이 걸렸다.”며 3년 동안 연락이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진입로 도로공사를 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주지 태호스님은 “도로공사를 하겠다는 마음을 내니까 그런 공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라고 덕담을 하며 “이 도로공사를 잘하면 더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난다.”라고 말했다 한다. 이 사람의 견적으로 도로공사비용으로 약 40만 달러가 나왔는데 절에서는 6만 달러만 준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사람의 주선으로 8만 달러를 이자 없는 돈으로 융자를 받아 총 14만 달러를 지급하였다. 데니스 사장은 이 돈으로 공사 인건비로 지급하고 나머지 26만 달러는 자기가 부답하여 진입로 공사는 말끔하게 끝나게 되었다.

둘째는 금강선원의 본래 임시건물이던 각 건물들에 대해 기초공사 보완을 하여 검사를 받았다. 셋째 화재시 불을 끄기 위한 방화수로 사용할 25만 갤런 물탱크가 필요한 관계로 현재 법당 옆의 연목을 조성하여 물을 저장하였고 연못 가장자리에는 여러 가지 연꽃을 심어 사찰의 모습에 어울리게 조경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금강선원에서 현재 요사채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 위쪽에 음료수 2만 갤런의 탱크를 만들었다. 이렇게 하여 공공사찰로 허가 받기 위한 준비를 마친 것이다. 여기에 20만 달러가 소요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2002년에 불국사 석가탑의 모형 80% 크기로 참배 탑을 세웠다. 이 탑 안에는 부처님 사리를 모셨다.

이런 공사들 외에 금강선원에서는 앞으로 청화 큰스님이 머무르시며 수행하던 장소를 원형대로 보존하면서 큰스님의 유지를 받드는 대가람을 형성하기 위한 공사를 할 예정이다. 이 공사의 일환으로 한국 전통양식으로 일주문, 종각 설계도를 마쳤다. 우선 이 일주문, 종각 그리고 현재 공사가 중단된 선방을 우선 먼저 건립할 예정이다. 일주문은 진입로에서 안쪽으로 들어온 곳에 세우고 종각은 연못 옆에 세울 예정이라고 한다. 또 한국 전통양식으로 미국에서 제일 큰 법당을 건립하여고 노 보살님들이 현재 화주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대웅전 터는 선방과 음료수 탱크대 사이의 높은 곳이다


이러한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공원 한가운데 자리 잡은 금강선원은 청화 큰스님을 기억하는 사람들과 불교 수행에 관심있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하게 이어질 것이다



출처 : 미주 현대불교

2005년 2월 17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