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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불심 나누는 자리라면 수천릿길도 즐겁지요

【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불심 나누는 자리라면 수천릿길도 즐겁지요

 

 


  LA에서 차를 타고 동쪽으로 한 시간 반을 달리면 팜스프링스를 마주한다. 그 팜스프링스 조금 못 미쳐 산길을 따라 들어가면 금강선원이 있다.

 산 중에서 불사를 일구는 태호스님. 더운 땡볕 아래에서 직접 중장기를 작동시키며 지난 6년간 불사를 완성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런 스님이 모든 것 제쳐두고 매달 한 두 번씩 꼭 찾는 곳이 있다.

 LA처럼 한인 불자들이 많지 않아 제대로 된 한인 사찰이 없어 주변 티벳 사찰에서 불공을 드리던 한인 불자들을 위해 설법을 하기 위해서다.

 투산 불자들과의 인연은 지난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투산의 한인 포교사들이 금강선원에 와서 철야정진을 하며 수행 하던 모습을 보면서 태호스님은 “참, 불심이 깊은 신도들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에 그들에게서 뜻밖의 제의를 받았다. 애리조나 투산에 와서 법회를 열어 주십사하는 것이었다. 스스로 노력하는 불자들의 모습에 감명 받은 스님은 두 번 생각도 않고 바로 “그러자”고 했다. 그것이 인연이 돼 2001년 감로사에서 법회를 시작하며 애리조나 금강선원의 공간을 물색했다.

 마침내 2003년 4월 투산에 5에이커의 부지를 마련 한국식 사찰을 건립하고 개원식을 갖었다. 애리조나 불자들에게는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한인 불자는 물론 외국인 불자들까지 모여들며 빠르게 자리를 잡기 시작한 애리조나 금강선원은 현재 포교사 3명에 신도가 100여명에 이르고 있다.

 특별한 행사가 없으면 한 달에 한번 열리는 법회에는 젊은 불자들을 중심으로 많은 불자들이 참석해 스님의 법문을 달콤하게 듣고 마음속에 되새긴다. 스님의 법문을 “뜨거운 여름의 단비 같다”고 말하는 애리조나 금강선원 최정현 포교사는 “불자들만 있던 이곳에 스님께서 몸소 긴 시간 운전해 와 저희들을 위해 헌신하시는 모습을 보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미국인 거사의 영결식을 위해 팜스프링스에서 투산까지 몇 번을 왕복하며 49재까지 직접 주관했다. 태호스님은 그러나 모든 공을 애리조나 금강선원 불자들에게 돌린다.

 “스스로 노력하는 불자들이 있는 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어요. 다만 그 불자들과 함께 부처의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제공하는게 제가 할 수 있는 것 전부였죠.”

 그런 불자들을 위해 스님은 애리조나 주정부의 지원 하에 1000에이커에 달하는 땅을 99년 동안 1달러에 리스받아 노약자와 청소년들을 위한 불교 공간을 건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태호스님은 지난 1998년 팜스프링스에 금강선원을 세운 청화 큰스님을 이어 99년부터 금강선원을 맡고 있다.

 

 

 

출처 : LA 중앙일보

2005년 7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