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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보살행

【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보살행



  『현우경』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두 사람의 죄인이 지옥의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그 지옥의 고통이란 무거운 수레를 끝없이 끄는 것이다. 만약 수레를 끌다 지쳐 쓰러지기라도 하면 옥졸은 사정없이 매질을 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죄인 가운데 한 사람은 몸이 약하여 수레를 제대로 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옥졸에게 자주 매를 맞았다. 그가 당하는 고통을 보다 못한 다른 한 사람의 죄인이 자기가 대신하여 그 수레를 끌겠다고 옥졸에게 부탁하였다. 옥졸은 그 말을 건방지다고 생각하여 대신 수레를 끌겠다고 말한 죄인을 죽여버렸다.

 그러나 그는 도리어 도리천이라는 좋은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다. 이때 옥졸에게 매를 맞고 도리천에 태어난 이가 바로 보살행을 할 때에 부처님 자신이었다.”

 이 이야기는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보살은 설사 자신이 지옥과 같은 환경 속에 놓였다 하더라도 자기의 문제에만 매달리지 말고 타인의 불행에 깊은 연민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상태에서 남에게 동정심을 갖는다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불행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타인의 아픔이나 고통에 동정심을 발휘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보살행은 바로 자신이 곤란한 처지에 있으면서도 남의 불행을 외면하지 않고 대신 받으려는 자기희생의 정신을 말한다. 오직 자신만의 행복을 위해 골몰하느라 이웃의 불행이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진정한 불자라고 할 수 없다.

 진정한 보살행은 출가를 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이웃의 아픔에 얼마나 자기 희생적 태도로 살아가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보살행은 불자의 이타적 행동양식이지 겉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용수보살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기적 수행자가 될까 두렵다. 보살은 지옥에 떨어져도 성불할 수 있지만, 이기적 소승인은 영영 성불의 길이 막혀버린다.”

 성불은 이기심을 극복하고 남의 불행을 자신의 불행처럼 연민하는 보살행으로 얻어진다는 대승불교의 사상을 모든 불자는 생명처럼 받들어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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