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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코끼리 다리는 코끼리가 아니다

【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코끼리 다리는 코끼리가 아니다

 

 

 옛날에 어떤 나라의 왕이 어느 날 맹인들을 여러 마리의 코끼리가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각자 코끼리를 만져보게 했다.

그랬더니 어떤 사람은 발을 만지고, 어떤 사람은 꼬리를 만지고, 어떤 사람은 코를 잡아보기도 했다. 또 배를 만져보는 사람, 겨드랑이를 만져보는 사람, 등을 만져보는 사람, 이빨을 만져보는 사람, 귀를 잡아보는 사람 등 모두 가지각색으로 코끼리를 만져보면서 ‘코끼리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생각했다.

이윽고 왕이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모두 코끼리를 만져보았을 것이다. 코끼리가 어떤 것인지 각자 말해보아라.”

맹인들은 제각기 말했다. ‘코끼리는 큰 나무통과 같은 것입니다.’ ‘아닙니다. 빗자루와 같은 것입니다.’ ‘틀렸습니다. 코끼리는 굵은 지팡이와 닮았습니다.’ ‘무엇이라구? 코끼리는 큰북과 같은 것입니다.’ ‘아닙니다. 넓은 벽과 닮았습니다.’ ‘아닙니다. 뿔과 같은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모두 틀렸습니다. 코끼리는 큰 동아줄과 닮았습니다.’ 맹인들의 대답을 다 듣고 나서 웃음을 터트린 왕은 신하들을 향해서 말했다.

“저 맹인들을 비웃지 마라. 세상사람들은 모두 진리에 어두워서 자기가 생각하는 것만을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니 맹인들을 비웃을 수만은 없구나.”그러면서 왕은 게송을 읊었다.

“가엾은 자들이여, 부질없이 싸우면서 자신의 주장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며 자기만을 고집하고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면서 한 마리의 코끼리로 여러 가지 허물을 만드는구나.”

이것은 『육도집경』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자기의 견해와 자기의 주장만이 올바른 것이며 진실이라고 고집하고 있다. 일부분만 바라보고서 그것이 모두인 양 생각한다. 마치 나무 한 그루를 보고서 숲 전체를 본 것처럼 말한다. 눈 뜬 사람이 보았을 때, 전체를 바라보는 눈으로 볼 때, 얼마나 가엾은 일이겠는가. 스스로도 눈을 뜨고 다른 사람의 눈도 뜨게 해주는, 바른 생각으로 바르게 볼 줄 아는 불자가 되어야겠다.

 

 

출처 : 불교방송 불교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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