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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자기를 지키는 일

【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자기를 지키는 일

 

옛날에 어떤 수행자가 강가의 나무 아래에서 오랫동안 수행을 했다. 그러나 그는 탐욕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마음이 이리저리 끌리고 생각이 흩어져 욕심만 자꾸 일어났다.

눈에는 좋은 것만 아른거리고, 귀로는 아름다운 소리, 코에는 향기로운 냄새, 입에는 맛있는 것, 몸에는 부드러운 감촉, 생각에는 갖가지 세상 일이 가득 찼다. 몸은 고요히 앉아 있었으나 마음은 늘 들떠서 조금도 편할 날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달 밝은 밤에 거북이 한 마리가 물가에 나왔다. 이때 굶주린 물개가 먹이를 찾아 헤매다가 거북이를 보고 살며시 다가가서 거북이에게 달려들었다. 거북이는 재빨리 머리와 꼬리 그리고 네 다리를 움츠려 몸을 갑옷 속으로 감춰버렸다. 물개는 거북이를 잡아먹으려 했으나 딱딱한 갑옷뿐이라 어찌할 수가 없었다. 머리와 발이 나오기를 기다렸으나 거북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물개는 몇 차례나 굴리고 차다가 지쳐서 그만 가버렸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수행자는 생각했다. ‘저 거북이에게는 목숨을 보호하는 갑옷이 있어서 물개도 그 틈을 타지 못하는 구나.’ 자신을 보호하는 거북이의 지혜에 수행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법구비유경』에 나오는 이야기로, 부처님은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들도 이제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악마는 항상 너희들의 틈을 노려서 너희 눈이 물질에 집착하고, 귀가 아름다운 소리에, 코가 좋은 냄새에, 혀가 맛있는 음식에, 몸이 부드러운 감촉에, 생각이 온갖 세상일에 집착하여 흐트러지기를 기다린다.

그러므로 거북이가 물개에게 틈을 얻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스스로 자기를 잘 단속하라. 그러나 거북이만도 못한 세상 사람들은 몸의 덧없음을 알지 못하고 여섯 가지의 감각기관에만 매달려 마음대로 즐긴다.

바깥의 악마는 그 틈을 엿보니 몸은 욕락에 빠져 있고 목숨은 죽음을 향하고 있다. 생사의 고통과 백천 가지 고뇌가 모두 다 마음에서 지어지는 것이니, 마땅히 스스로 힘쓰고 가다듬어 열반의 안락을 구하라.”

출처 : 불교방송 불교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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