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안거를 끝으로 성륜사를 정리하고 떠나기로 했습니다. 성륜사에서 8개월 정도 산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아닌” 성격이 걸망 맬 일이 자주 생기는 것입니다 늘 그렇게 한철도 살고 두 철도 살고 오래 산 세월이 송광사강원 4년하고 자성원주지 4년입니다. 공수부대원이 완전군장하고 적지에 낙하산타고 떨어져 생존하며 임무수행 하듯이 비구승이라면 수행자라면 걸망하나 메고 아무 곳이고 떨어져 정진하며 사는 것입니다. 민들레 씨앗이 바람에 날 리여서 아무데고 떨어져 뿌리내리고 살듯이, 비구승이라면 밥과 잠자리가 보장되는 그러나 자기가 눈 똥을 밟아가며 비굴하게 사는 집돼지보다는 밥과 잠자리가 보장되지 않아 비록 먹이 찾아 온 산을 헤매며 눈 오면 눈 맞고 비오면 비 맞아가며 손수 칡뿌리 캐먹는 그러나 당당히 살 수 있는 멧돼지 같은 삶이여야 합니다. 비구승이라면 현실 안주 보다는 가치를 찾아 두려움 없이 호랑이 같은 일자걸음하면서 당당히 혼자서 가는 것입니다.
큰스님 열반 두어 달 전에 성륜사 조선당에서 큰 스님께 인사드리는데 쇄하신 몸으로 인사를 받으시면서, 늘 큰스님 앞에 서면 내 마음을 다 읽으신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본연수자는 아직도 그렇게 염불하며 지네는가” “ 꼭 나무아미타불로 끝을 보게나” 하시면서 덕담과 격려를 해 주십니다. “ 꼭 나무아미타불로 끝을 보게나” 하신 말씀을 유언으로 받들고 “일구(一句) 나무아미타불” 공부를 산 넘어 물 건너다니며 그렇게 지여가는 것입니다. 큰스님의 법향이 머무는 성륜사! 나름대로 원력가지고 왔는데 그렇게 되었습니다. 떠나면서 미련이나 원망은 없고 늘 그렇듯이 뜻이 아니라면 아직 걸망 맬 힘은 있다 생각하고 일어서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 그러나 아무 곳이나 떨어지여도 비구라는 자부심과 떳떳함과 원력이면 어디가나 걸림은 없습니다.
* 제주도에 다시 내려갑니다. 임시로 빈 아파트가 있어서 그곳에서 잠시 머무르면서 제주에 정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합니다. 집도 절도 없이 야전(野戰)생활로만 살다보니 내일 일을 나도 모르고 믿는 것은 오직 나뿐이고,
* 오늘 부터 짐 싸고 정리하고 14일 해제 날 배타고 건너가고 16일 17일이나 되어야 인터넷을 다시 할 수 있겠지요. 연결되면 바로 소식전하겠습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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