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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경전,법문자료/7. 입보리행론

6. 제4장 보리심 불방일품


제4장 보리심 불방일품

[입보리행론]의 불방일품을 읽겠습니다.

 

1  선서(善逝)의 아들(보살)들은

    보리심을 굳게 지녀

    항상 흔들림 없이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하네.


이 말씀의 의미는 우리가 발심을 한 후, 마음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언제나 바른 마음(정념正念)을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셨습니까?        보리심을 일으킨 후, 항상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가르침의 핵심입니다. 또 보리심을 자주 자주 기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끔 나쁜 경계에 부딪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때, 그때 마다 ‘아! 나는 보리심을 향해 마음을 일으켰으니 즉 발심을 했으니, 이런 악한 마음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정념을 일으켜야 합니다. 분명한 앎(정지正智)로 악한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잘 관찰하고, 한편 악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정념 역시 지녀야 합니다.

        티베트 라마 한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배부르고 따뜻할 때에는 수행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요즘처럼 추울 때에는 햇살이 조금만 비쳐도 ‘아! 참 따뜻하구나.’ 하면서 수행자의 형상을 갖출 수 있습니다. 쥐나 고양이는 맛있는 것을 먹고 난 후, 입가의 침을 닦으면서 무척 만족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좋지 않은 장애가 일어날 때 가장 하찮은 인간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사람이 귀찮게 굴거나 비방할 때 ‘이 거지 주제에..’ 하면서 곧바로 ‘웃기고 있네!’ 합니다. 이처럼 좋지 않은 장애가 일어날 때 하찮은 인간으로 돌변합니다. 이때 수행자의 모습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웃으시며) 한국 비구 스님들, 평상시 아주 긴 소매의 승복을 입고 정념을 놓치지 않고 불방일한 것처럼 아주 점잖게 있다가도,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즉시 소매를 걷어붙이지 않습니까? 평상시나 좋지 않은 장애가 일어날 때에도 우리는 정념을 놓치는 방일을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설명할 내용은 제4장 불방일품입니다.

우리가 방일하지 않으면, 사소하게 기분 나쁜 일이 생길 때에도 바로 분명한 앎(정지正智)이 일어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거짓말을 할 때 방일하면 그 거짓말은 금방 탄로가 날 것입니다. 어제, 내가 이런저런 거짓말을 했다면 그것을 기억했다가 오늘, 거기에 맞춰 사실인 것처럼 말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일하면 그 거짓말은 금방 탄로가 날 것입니다. 정념과 정지가 없으면 나쁜 일을 할 때도 실패를 합니다. 정념 즉 불방일(게으르지 않음)은 언제나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 모두는 선한 마음을 일으켰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으며, 중생을 이롭게 하고, 궁극적으로 일체지의 경지에 이르게 하겠다는 마음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는 이 마음이 기울지 않도록 언제나 불방일을 반드시 지녀야 합니다. 선한 마음을 줄어들게 하는 요인은 분노(진심嗔心)입니다. 이것에 대해 [입보리행론]의 제6장 인욕품에서 설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읽어보십시오. 아주 놀랍습니다. 분노에 대해 말조차 꺼낼 수 없게 합니다. [입보리행론]에서 분노의 부당함에 대해 타당한 이유와 근거를 말씀하신 것을 보면, 분노에서는 진실을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성냄을 일으킬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세 장(제4장 불방일품. 제5장 호정지품. 제6장 인욕품)은 발심이 줄지 않게 합니다. 발심을 더욱 증장하기 위해, 또 밤낮으로 이를 수행하기 위해 제7장 정진품에서는 ‘일곱 단계로 나눈 인과 수행법(규데 멘악 듼)’과 ‘나와 남을 평등하게 바꾸기(닥센 냠제)’ 등에 대해 설하신 것입니다. 그 다음, 아무리 열심히 정진을 한다 해도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할 수 있는 수행력이 없다면 마음은 언제나 산만합니다. 정념을 지니고 있는 순간은 마음을 집중해도 또 다시 산만해지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산만한 쪽으로 힘이 생겨, 크게 향상 시킬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하는 삼매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제8 선정품에서 설하고 있습니다. 이 장에서는 ‘나와 남을 평등하게 바꾸기’ 수행법에 대해 아주 자세히 설하셨습니다.


제8장이 선정품이기는 하지만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지법(止法)에 대해 그다지 자세하게 설명하시지는 않았습니다. 지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고 한다면 다른 경전을 보아야 합니다. 삼매에 이르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른 경전을 참고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분량이 적은 경전으로는 [곰림 바르빠SgomRimBarPa(중간 단계의 수행차제)]가 있습니다. 영어로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명상을 하는 방법이 아주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그 안에는 중도사상과 오도(五道)에 대해 설하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번역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 제9장 지혜품입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제9장에서는 공성에 대해 설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제10장은 회향품입니다.


8. 9. 10장은 앞서 일으키고 기울지 않도록 한 그 마음을 더욱 증장 시키는 것입니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라고 한 것처럼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보리심과 공성을 깨달은 지혜를 함께 이루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그럼, 제4장을 읽어 주십시오.

1  선서(善逝)의 아들(보살)들은

    보리심을 굳게 지니고

    항상 흔들림 없이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하네.

2  경솔하게 시작한 일이나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은 일은

    아무리 맹세를 했을지라도

    해야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하니

3  부처님과 보살들께서

    큰 지혜로 두루 관찰하셨고,

    나 또한 거듭 관찰한

    발보리심을 어찌 늦출 수 있겠는가?

4  만약 이렇게 맹세를 하고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중생을 속이는 것이니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5  아무리 사소한 물건이라도

    ‘베풀겠다’ 결심하고는

    그 누구에게도 베풀지 않았다면

    아귀로 태어난다고 하셨네.

6  위없는 안락의 경지에

    진심으로 모든 중생을 손님으로 청해 놓고서

    그들을 속인다면

    상사도에 어찌 이를 수가 있겠는가?

7  보리심을 포기하는 사람마저도

    해탈케 하시니,

    법의 이치를 범부의 생각으로 알 수 없으니

    오직 일체지를 증득하신 분만이 아시네.

8  보리심을 포기한 것이 보살에게는

    악도에 떨어지는 것 가운데도 중죄이니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모든 중생의 이익이 줄어드네.

9  한 순간일지라도

    보살의 공덕을 방해하는 것은

    중생의 이익에 해가 되니

    악도는 끝이 없네.

10  한 유정의 행복만 무너뜨려도

      내 자신이 망하는데

      허공처럼 셀 수 없는

      중생의 행복을 무너뜨린다면 말해 무엇 하겠는가?

11  죄업의 힘과

      보리심의 힘이

      윤회계에서 거듭 반복하면

      보살지를 성취하는데 많은 세월이 걸리네.

12  그러므로 서원한 것처럼

      내가 지성으로 이루어야 하리.

      이제부터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어둠으로, 어둠으로 빠지네.

13  모든 유정에게 이로움을 주시는

      무량한 부처님께서 오셨지만

      나는 내 자신의 허물로 인해

      구원의 대상이 되지 못했네.

14  그런데도 내가 그와 같이

      되풀이를 한다면

      악도에 태어나거나 병과 속박과

      잘리고, 베이는 고초를 겪으리라.

15  여래께서 오셔서

      신심과 인간의 몸을 받아 선업을 짓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은 드문 일이니

      언제 이를 얻을 수 있겠는가?

16  건강하고, 먹을 것이 많고,

      장애가 없다 해도

      이 생은 한순간의 속임수와 같으니

      이 몸은 그림자와 같네.

17  나의 이런 행실로는

      인간의 몸조차 받을 수 없네.

      인간의 몸을 얻지 못한다면

      악업만 지을 뿐 선업은 없네.

18  지금, 좋은 인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선업을 짓지 않는다면,

      삼악도의 고통에서 혼미해진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19  선업은 쌓지 않고

      악업만 계속해 쌓는다면

      백만 겁의 긴 시간이 지나도

      ‘삼선취’ 란 말조차도 듣지 못할 것이네.

20  이런 까닭에 세존께서는

      넓은 바다 위를 떠다니는 나무토막 구멍에

      거북이 목을 끼우고 쉬는 것처럼

      사람 몸을 받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하셨네.

21  한순간에 지은 악업만으로도

      한 겁씩이나 무간 지옥에 머문다 하셨으니

      끝도 시작도 없는 윤회계에서 쌓아온 악업으로는

      삼선취에 이를 수 없네.

22  그만큼의 과보를 겪고도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과보를 받는 가운데에도

      또 다른 악업을 지었기 때문이네.

23  인간으로 태어나는 기회를 얻고도

      내가 선행을 익히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거짓된 것은 없고

      이보다 더 어리석은 것은 없네.

24  만일 내가 이것을 알고도

      어리석은 탓에 나태하다면

      죽음의 시간이 다가올 때

      큰 아픔이 몰려올 것이네.

25  견디기 어려운 지옥의 불길이 끈질기게

      내 몸을 태울 때,

      견딜 수 없는 후회의 불길이 일어

      반드시 괴로움을 겪을 것이네.

26  참으로 얻기 어려운 인간의 몸을

      운이 좋아 어떻게 얻었다는 것을

      스스로 알면서

      또다시 지옥으로 이끈다면

27  마치 주술에 걸려

      정신을 못 차리는 것과 같네.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지 못하고

      항상 내 안에 ‘그 무엇’이 있다고 착각하네.

28  분노와 탐욕 같은 나의 원수들은

      팔다리가 있는 것도 아니며,

      용맹스럽고 지혜롭지도 않은데

      마치 나를 하인처럼 부리는구나!

29  내 마음 안에 버티고 있으면서 희희낙락거리고,

      나를 괴롭히는데도

      성내지 않고 참는다면

      이치에 맞지 않은 인욕이니, 부끄러운 일이네!

30  신이나 비신(非神) 모두,

      내 원수가 된다 해도

      그들이 나를 무간지옥의 불 속으로

      밀어뜨릴 수는 없으나,

31  힘센 번뇌인 이 원수는

      무엇을 만나건

      수미산마저도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태워버리니,

      나 자신조차도 한순간에 없애버리네.

32  나의 번뇌, 이 원수는

      긴 세월 동안 끝도 시작도 없이 고통을 주니

      그 어떤 적도 이토록

      오래 해를 입히지는 않네.

33  사람들을 존중하고 따뜻하게 대하면

      모두를 이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지만

      번뇌에 의하면 할수록

      나중에 오는 것은 고통으로 인한 피해뿐이네.

34  원수가 되어 끊임없이 머물며

      고통을 키우는 원인이 되어,

      이미 내 마음에 버티고 있는데

      내 어찌 두려움 없이 윤회계를 즐길 수 있겠는가?

35  ‘윤회’라는 감옥의 간수가

      지옥의 망나니로 변하듯이

      탐욕의 올가미에 걸려든다면

      어찌 나에게 안락이 있을 수 있겠는가?

36  이런 적을 전멸시킬 수 있을 때까지

      온갖 노력을 할 것입니다.

      아만이 가득하여, 작은 일에도 화를 내는

      분노를 없애기 전에는 잠도 오지 않을 것입니다.

37  어쩔 수 없는 죽음의 고통은

      치열한 전장에서 적을 무찌를 때

      창과 활에 입는 상처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승리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듯이

38  항시 모든 고통의 씨앗이 되는

      본래의 적을 필히 없애기 위해

      수 백 가지 고통의 근원을 힘겨워 하지 않으며,

      나태하지 말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네.

39  적이 입힌 의미 없는 상처까지도

      훈장처럼 뽐내고 다닐진대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나에게

      고통의 상처가 어찌 부끄러움이 되겠는가?

40  어부. 백정. 농부들이

      자신의 생업을 꾸려가기 위해

      추위와 더위를 참는데

      중생의 행복을 위하는 내가 어찌 참지 못하겠는가?



이는 인간으로 태어난 기회를 얻은 것에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난 기회를 뜻있게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 다음은 인간으로 태어난 기회를 의미 있게 하려면 아직 모든 번뇌를 없애지는 못했지만 이런 번뇌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적으로 알아 번뇌에 얽히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41  시방에 허공같이 끝없는 중생이

      번뇌에서 벗어나기를 서원한

      나 역시도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

42  내 주제도 모르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미친 짓이 아닌가?

      그러니 번뇌를 쳐부수기 위해

      영원히 물러서지 않으리라.

43  이것을 나의 의지로 삼고,

      번뇌를 원수로 알아 싸워

      여러 모습의 번뇌 앞에서는

      정복자가 되어 물러서지 않으리라.

44  내가 불에 타 죽는다 해도

      내 머리가 잘린다 해도

      어떤 번뇌의 적이건

      결코 굴복하지 않으리라.

45  하찮은 세간의 원수들을 쫓아내면

      다른 곳에서 머물면서 세력을 키워

      또다시 쳐들어 올 수도 있지만

      ‘번뇌’라는 이 적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네.

46  번뇌여! 너는 지혜의 눈으로 보면 사라지니,

      내 마음에서 사라져 어디로 가는가?

      어디서 머물다 돌아와 나를 괴롭히는가?

      의지가 약한 나는 더 이상 여력이 없네.

47  번뇌는 감각대상(육경六境)에 있는 것도 아니며

      감각기관(육근六根)에 있는 것도 아니며,

      그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

      그 어디에 머물면서 중생에게 고통을 주는가?

      번뇌는 실체가 없으니, 두려움을 떨치고 정진할 뿐이네.

      나는 왜 윤회계를 떠돌며 쓸데없이 고통을 당했던가!

48  부처님 말씀처럼

      행하도록 노력을 해야 하네.

      의사의 말을 듣지 않으면

      어찌 병을 치료할 수 있겠는가?


제4장이 끝났습니다. 이번 [입보리행론] 법문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2003.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