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필독!경전,법문자료/7. 입보리행론

5. 제3장 보리심 전지품

5. 제3장 보리심 전지품

 

이 제3장부터는 ‘기쁜 마음으로 따름(수희찬탄隨喜贊嘆)’에 대한 것입니다.


1  일체 중생이 처한 악도의 고통을

    멈추게 하는 좋은 행위(선업善業)와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이 안락에 머무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따르겠습니다.

2  보리의 씨앗으로 지은 선업을

    기쁜 마음으로 따르겠습니다.

    몸을 받은 중생이 윤회의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따르겠습니다.

3  구원해 주시는 분들의 

    보리와 

    보살의 경지를

    기쁜 마음으로 따르겠습니다.

4  모든 중생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발심하신

    선업의 바다와

    중생을 이롭게 하신 것을

    기쁜 마음으로 따르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수희찬탄’입니다.


5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

    두 손 모아 청하오니

    중생이 고통의 어둠 속을 헤매고 있을 때

    법의 등불을 밝혀주소서.

이는 법륜을 굴려주실 것을 청하는 것입니다.


6  열반에 드시려는 부처님께

    두 손 모아 청하오니

    눈먼 이 중생을 버리지 마시고

    영겁토록 머무소서.

이는 열반에 드시지 말 것을 청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회향에 대한 것입니다.

7  이와 같이 행하여

    제가 쌓은 공덕으로

    일체 중생의

    모든 고통이 가시게 하소서.

8  병든 중생이

    완치될 때까지

    중생에게 약과 의사가 되고,

    간병인이 되게 하소서.

9  먹을 것과 마실 것에 단비를 내려

    굶주리고 목마른 고통을 가시게 하시고

    기나긴 기근시절에는

    제가 먹고 마실 것이 되게 하소서.

10  절망하고 가난한 중생에게

      제가 한량없는 재물이 되고

      여러 가지 유용한 도구가 되어

      그들 곁에 항상 머물게 하소서.

11  제 몸과 유용하게 쓰일 모든 것과

      삼세에 지은 모든 선업도

      중생이 뜻을 이루는 데 쓰인다면

      아낌없이 베풀겠습니다.

12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고통을 넘어서니

      제 마음은 열반에 이릅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 바로 중생에게 베푸는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베품일 것입니다.

13  저는 모든 중생에게

      이 몸을 온전히 보시했으니

      죽이거나 욕을 해도, 또 때릴 때에도

      그들이 하는 대로 내맡기겠습니다.

14  제 몸에 장난을 치건,

      저를 업신여기거나 비웃는다 하여도

      이미 이 몸을 보시하였으니

      무슨 항변이 필요하겠습니까?

15  중생에게 해가 되지 않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으며,

      그 누구도 저로 인해

      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소서.

16  누군가가 저로 인해 분노하거나,

      누군가 저를 의심한다 해도

      오히려 그들이,

      모든 걸 이루게 하는 씨앗으로 여기게 하소서.


티베트어로 번역된 [입보리행론]에는 미데가 ‘의심’으로 쓰여 왔지만 저에게 [입보리행론]을 설하신 쿠누 라마께서 보신 산스크리트어 본 [입보리행론]에는 ‘코타’로 쓰여 있습니다. 코타의 뜻은 ‘싫어하는’ 또는 좋아하지 않는‘ 것입니다.


17  누군가가 저를 비방하고,

      저에게 해를 입히고

      조롱한다 해도

      이 모든 것이 보리를 얻는 인연이 되게 하소서.

18  의지할 데 없는 사람에게는 의지처가 되고

      길을 가는 사람에게는 안내자가 되고

      바다를 건너는 사람에게는 배가 되고

      뗏목과 다리가 되게 하소서.

19  섬을 찾는 사람에게는 섬이 되고

      등불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등불이 되고

      침구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침구가 되고

      하인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하인이 되게 하소서.

20  여의주와 행운의 보병이 되고

      진언과 영약이 되고

      모든 사람에게 여의수가 되어

      유정이 원하는 모든 것을 베풀겠습니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21  지대를 비롯한 사대 원소와

      영원한 허공조차도

      무량한 중생 삶에

      갖가지 바탕이 되게 하소서. (달라이라마께서 우심)


지대(地大)를 비롯한 사대원소는 ‘나만의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모든 중생이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이 함께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신 것입니다. 한편, 이런 마음을 즐거울 때만 생각한다거나 겨우 몇 달, 몇 해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허공계가 다할 때까지 기억하고 실천하겠다고 원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22  이처럼 끝없는 허공 같은

      중생계의 모든 유정이

      열반에 이를 때까지

      제가 그들 삶의 근원이 되게 하소서.


23송. 24송에서는 발보리심을 하여 보살계를 지니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원을 세워 발보리심만 하고 보살계는 받지 않겠습니다.

23  이전의 부처님들께서

      보리심을 발하시고

      보살행을 배우셨으니,

      그렇게 순서대로 행한 것처럼


이것은 발보리심을 하는 것이며, 24송은 ‘보살계를 지니고 행하겠노라.’ 고 맹세하는 것입니다.

24  중생의 이익을 위해

      보리심을 일으켜서

      배울 때에도

      차례대로 행하겠습니다.


이전의 많은 부처님과 보살들께서 보리심을 향하여 마음을 일으킨 것처럼 ‘저 또한 발심을 하겠습니다.’ 하고 원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전의 부처님과 보살들께서 발심하시고, 실천하신 것처럼 보살계를 지키고 실천을 다짐하며 입문을 하는 것입니다.


자, 그럼 발심하는 사람들은 오른 쪽 무릎을 땅에 대는 우슬착지를 하십시오.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그대로 있어도 괜찮습니다. 방장이신 보성스님께서는 그냥 앉아 계셔도 되겠습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여러분 각자 앞에 석가모니 부처님과 많은 스승님들이 계시다고 관하십시오. 그리고 끝없는 중생을 위하여 부처님과 보살들께서 발심을 하시고 원을 세우신 것처럼 자신 역시 그분들 앞에서 발심을 하겠다고 관하십시오. 그럼 따라 하십시오.


라마 겔와 쎄째 남 (스승님. 부처님. 보살님(부처의 아들)께)

닥라 공빠 젤두 쏠 (저도 당신들의 뜻에 따르게 하소서)

지딸 왼기 데섹 끼 (이전 부처님께서)

장춥 툭니 께빠 딸 (보리심을 일으키신 것처럼)

데신 돌라 펜된 두 (중생을 이롭게 하는)

장춥 쎔니 께빨 기 (보리심을 일으키겠습니다) <세 번 반복>


다음은 앞에서 말한 “지대를 비롯한 사대원소와..” 하신 게송을 다시 독송하겠습니다. 지대 같은 원소들은 모든 중생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나 또한 모든 중생이 이용하게 하소서!” 하고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따라 하십시오.


싸쏙 중와 첸뽀 당 (지대를 비롯한 사대 원소와)

남카 신뚜 딱빨 양 (영원한 허공조차도)

쎔쩬 빡뚜 메빠 이 (무량한 중생)

남망 넬최 실양 쇽 (삶에 갖가지 바탕이 되게 하소서) <한 번 독송>


이제는 ‘회향품’(제10장)에 있는 게송을 따라해 주십시오.

지씨 남카 녜빠 당 (허공이 존재하는 한)

도와 지씨 녜귤 빠 (중생이 머무는 한)

데씨 닥니 녜귤 네 (저 또한 여기 머물러)

도와 등앨 쎌왈 쇽 (중생의 고통을 소멸하게 하소서) <한 번 독송>


이제 앉아 주십시오. 23송부터 읽겠습니다. 제가 읽을 테니 여러분은 생각하십시오!


23  이전의 부처님들께서

      보리심을 발하시고

      보살행을 배우셨으니,

      그렇게 순서대로 행한 것처럼

24  중생의 이익을 위해

      보리심을 일으켜서

      배울 때에도

      차례대로 행하겠습니다.

25  이처럼 지혜를 갖춘 사람은

      지극한 신심으로 보리심을 지녀 실천하고,

      보리심을 증장시키기 위해

      마음을 북돋우겠습니다.

26  지금, 제 삶은 결실을 얻었나니.

      ‘인간’이라는 가치 있는 몸도 얻었으며,

      부처님의 종자로 태어나

      오늘, 부처님의 아들(보살)이 되었습니다.

27  지금부터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부처의 가계에 걸맞는 일을 할 것이며

      허물없는 출가자의 가계를

      더럽히지 않겠습니다.

28  장님이 쓰레기 더미에서

      보석을 얻은 것처럼

      운 좋게

      지금, 저에게도 보리심이 생겼습니다.

29  중생의 죽음도 사라지게 하는 (달라이라마께서 우심)

      최상의 감로 또한 보리심이며

      중생의 가난함을 없애는,

      줄지 않는 재물 또한 보리심입니다.

30  중생의 병을 완쾌하게 하는

      최상의 영약 또한 보리심이며

      윤회의 길을 헤매다가 지친 중생에게

      휴식처가 되는 푸른 나무입니다.

31  모든 중생이 악도에서

      벗어나게 하는 토대이며

      중생의 번뇌를 사라지게 하니

      마음의 달이 떠오릅니다.

32  중생을 혼미하게 하는 무명을 뿌리 채 뽑아내는

      커다란 태양이며

      정법의 우유를 잘 저어

      정수인 버터를 뽑아내는 것입니다.

33  윤회의 길을 여행하는 중생이

      안락하고 즐거운 삶을 바랄 때

      보리심은 최상의 행복에 머물게 하며,

      중생의 긴 여행에 안도감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34  오늘, 저는 모든 구원자 앞에

      모든 중생을

      선서의 경지와 한순간일지라도 행복한 곳으로 불러들였으니

      천신을 비롯한 모든 중생이여! 기뻐하소서.


이렇게 1. 2. 3의 세 장을 마쳤습니다.

‘보리심’이라는 것은 정말로 대단하지 않습니까? 정말 큰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리심에 대해 생각하면 슬프기도 하지만 기쁘기도 합니다. 저는 항상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를 즐거울 때도 보리심을 수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즐거울 때 보리심을 수행하면 즐거움에서 오는 우월감이나 자만심, 또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감정들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마음이 너무 슬플 때에도 보리심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면 절망이나 좌절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는 마음 따위는 절대로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 “즐거움은 이전에 선업을 쌓은 덕분이니, 유익함의 행복이 허공에 가득하게 하소서!” 하신 것처럼 자신이 행복할 때 ‘이것은 내가 이전에 지은 선행 덕분’이라 여깁니다. 그리고 “내가 지은 모든 공덕과 선업으로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소서!” 하고 자신의 행복까지도 기쁜 마음으로 회향하는 것입니다. 아주 의미로운 일입니다.


“불행할수록, 모든 사람의 불행을 짊어지고 고통의 바다를 건너겠노라!” 하셨습니다. 고통스러울 때, 나의 고통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의 고통마저도 ‘내가 대신 하겠다!’ 고 다짐해야 합니다. 이렇게 할 수만 있으면 살아서도 즐겁고, 죽어서도 즐거울 것입니다. 그러니 보리심을 수행해야 합니다.

‘죽어서 바르도(중음中陰)에 있을 때에도 보리심을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는데 분명한 사실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죽어 바르도에 있건 언제나 보리심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보리심은 못난 사람들이 일으키는 그저 그런 선한 마음이 아닙니다. 지혜로운 사람이 공성을 깨닫게 하는 뒷받침입니다. 그러므로 공성의 이해와 보리심, 이 두 가지를 함께 수행해야 합니다. ‘우쎄 쎔기 직메레’ 중관철학과 인명논리*를 체득한 ‘두려움 없는 설산사자와 같다.’와 일맥상통합니다. 중도의 이해와 보리심을 함께 수행할 때 '우쎔 직메, 그야말로 두려움 없는 설산사자‘가 되는 것입니다.


공성의 이해에 대해서는 [입보리행론] 제9장 지혜품에서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공성은 여러 달, 여러 해에 걸쳐 공부하고 수행해야 하는 것이지, 한 번 읽어보는 것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입보리행론]의 지혜품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 내용을 이해하려면 티베트학승들께서 지으신 [둡타GrubMtha]*의 내용을 알아야 합니다. [둡타]를 보면 많은 경전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티베트에서는 어느 학파 할 것 없이, 여러 스승께서 [둡타]를 많이 지으셨습니다. [둡타]는 여러 경전에서 각 종파의 가르침을 핵심적인 것만 간추려 정리했기 때문에 [둡타]를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둡타]를 공부하면 외도와 불교의 차이점을 알 수 있습니다. 외도들 각각의 사상적 특징과 그 교리의 차이점을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교 내에 존재하는 각 파의 사상과 교리 해석에 대한 차이점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중관학파 안에서도 나가르주나의 공통된 가르침과 다른 가르침에 있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둡타]를 보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입보리행론]의 지혜품은 모든 뜻을 게송으로 함축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어렵습니다. [입보리행론]의 지혜품에 대해 이해를 하려면 먼저 [둡타]를 잘 알아야 합니다. [둡타]는 그룹을 잘 나눠,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난 후 [입보리행론]의 지혜품을 보도록 하십시오. 그러면 조금은 알 수 있습니다. [입보리행론]이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습니다. 제9장 지혜품의 내용을 제대로 알려고 한다면, [둡타]를 번역하면 좋을 것입니다.




* 인명학(因明學)

논리적인 근거(因)를 밝히는 학문(明)으로 불교인식논리학을 말한다. 인도의 5가지 학문(明) 가운데 하나이다. 논증하는 명제로서 종(宗)과 그것의 성립 이유인 인(因)과의 관계를 밝히고 논증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존재의 구성 중에 가장 처음이며 중요한 것이 인(因)이기 때문에 인명(因明)이라고 이름했다. 인도 육파철학의 하나인 니야야학파의 아크샤파카가 주장한 것은 고인명(古因明)이라고 하고 디그나가(진나陣那, 6세기 경)가 새로이 완성한 논리학을 신인명(新因明)이라고 한다. 이후, 다르마키르티(7세기 경)에 이르러 대성되었다. 이러한 불교 논리학 전통은 현재 티베트의 교학체계에서 잘 전해지고 있다.


* 둡타GrubMtha

종의서(宗儀書) 또는 교리강요서로, 인도불교를 받아들인 티베트불교가 인도불교를 소화하면서 자신들의 불교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저술한 문헌들을 가리킨다. 11세기 이후에 성립된 티베트 불교의 4대 종파인 닝마파. 쌰카파. 까담파. 게룩파 모두 각자의 종파의 입장에서 둡타를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