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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참선은 힘을 얻는 것

【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참선은 힘을 얻는 것

 

 


 참선에 임하며 미리 준비해야 할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먹는 것이나 수면이나 환경의 선택이나 기본적인 준비인데, 이러한 것들은 결국 욕심에 관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이 욕계慾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의 삼계로 이루어졌는데 제일 아래층이 욕계로 여기는 욕계 삼욕三慾이 기본이 되어 이루어진다 하셨습니다.

 욕계 삼욕이란 식욕, 수면욕, 음욕으로 먹고 잠자고 이성간의 음욕은 인간의 본능적인 것입니다. 본능적이란 우리 몸뚱이에 관계된 것이 근본으로, 먹고 잠자고 음행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고입니다. 인간은 무엇인가? 먹기 위해 사는 것인가? 살기 위해 먹는 것인가? 하는 문제로 서로 다투고 이견을 갖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도를 지나칠 때 병이 생기는 것입니다.

 불교 수행의 궁극이 삼계해탈인데 수행이 깊으신 큰스님들을 평가할 때 아주 간단히 점검할 수 있다 합니다. 삼계 중 제일 아래층인 욕계의 욕심이 떨어졌는가? 얼마나 희박해졌는가? 살펴보면 된다는 것입니다. 제일 쉬운 먹을 것에 탐욕이 있는가, 아닌가? 자, 너무 깊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행주좌와 어묵동정이 참선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이면 모든 것에 걸림이 없는 무애도인이라 하겠으나 기초적으로는 앉아서하는 참선이 제일로 힘을 얻기에 좋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좌선坐禪을 권합니다.

 좌선坐禪시 자세는 가장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자세를 말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기간 흔들림이 없이 끄떡없는 모양, 도형학에서 말하는 모양은 피라미드 형태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배운 것으로는 삼각뿔, 삼각추라고 하는데 옆에서 보면 삼각형 형태이고 바닥으로 보아도 삼각형인 것입니다. (물론 피라미드는 바닥이 사각형이지만) 좌선의 모양을 살펴보면 머리에서 양다리를 겹친 모습이 삼각형이고 바닥도 궁둥이에서 양 무릎의 모양이 삼각형입니다.

 그래서 삼각형의 꼭지점을 연결하여 중심점을 구하면 중심점이 아래 부분에 내려갑니다. 기하학에서도 중심점이 아래로 가면 안정된 도형이라 합니다. 바로 우리몸의 배꼽밑 1인치 정도가 되는 단전을 말합니다. 자세가 바르면 바로 단전에 힘이 모아진다는 것입니다. 허리를 곧추 세우고(등뼈가 본래 형태로 바르게 앞으로 구부러지거나 뒤로 제켜지지 않게 하고) 두 다리는 서로 포개는데, 두 다리를 서로 꼬아서 놓는 자세는 결가부좌라 하고 한 다리위에 다른 다리를 올려놓는 것은 반가부좌라 합니다.

 여기서 왼쪽다리를 위에 놓느냐 오른쪽다리를 위에 놓느냐 하는 이론이 분분합니다만 하나는 ‘항마좌’라 하고 하나는 ‘길상좌’라 합니다. 일반적으로 왼다리를 위에 놓는 항마좌가 시작입니다.(또한 더 구체적으로는 천태지자 대사가 정리해 놓은 방법도 있지만 실제로 교정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두 팔과 손을 어떻게 하느냐의 이야기도 분분합니다. 손의 모양을 인법이라 하는데 ‘법계정인’도 있고 ‘항마인’도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이 되면 단전에 힘이 모아집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억지로 하지 않고 가장 자연스럽게 모양을 갖추는 것이 부작용이 적은 것입니다. 힘에 관한 이야길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스님들을 평가할 때 어느 산에서 수행했는가? 얼마동안 수행했는가?로 척도를 삼습니다. 금강산이나 지리산 등 명산에서 수행했다 하면 훌륭하시다 하고 몇십년이 되었다 하면 존경합니다. 그러나 수행하는 수좌들은 평가가 다릅니다. 어느 산에서 수행했건 얼마의 기간이 되었건 평가의 척도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수좌가 힘을 얻었는가 못얻었는가 득력得力이 척도입니다. “저 수좌는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힘을 얻었어! 저 수좌는 몇십 년 애를 쓰는데도 힘을 얻으려면 아직 멀었어!” 이와 같이 말합니다.

 참선은 힘을 얻는 것입니다. 그 힘이란 목에 힘주고 어깨에 힘주고가 아닙니다. 뱃심이라 합니다. 뱃심이 있으면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이 없고 끄떡이 없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환경에 처해도 끄떡없이 중심을 지켜 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또 “경계에 부딪쳐봐라. 그래야 속살림이 드러난다.”합니다.


 

 


출처 : LA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