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타행자의 편지/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자연스럽고 순수하고 영원을 향해

【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자연스럽고 순수하고 영원을 향해

 

 


 일상생활 가운데 항시 수행이고 우리 마음이 변치 않는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우리 마음은 한결같이 계속되기가 어렵습니다.

 깜박하면 공부를 놓치고 이리저리 마음이 흩날리며 엉뚱한 상상이나 번뇌망상으로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수행의 요결은 “놓치기 십상이다. 놓치면 바로 알아 채려라 그리고 다시 챙겨라”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번 먹은 마음 초발심은 얼핏하면 잊기 쉽습니다. 속언에 작심삼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흘까지 가기도 어렵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우리 마음이 바뀌는 것이 범부중생입니다.

 본마음을 놓친 뒤에 뒤늦게까지 모르지 말고 ‘아!놓쳤구나.’하고 얼른 알아채서 다시 챙기는 것이 참다운 내 인생을 살아가는 공부가 되고 수행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어떻게 생활하고 수행해 나갈 것인가?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 싶어 합니다.

 제가 90년도에 삼보사에서 3년간 소임을 맡은 일이 있습니다. 그때에 지역적인 여건인지 미국사람들이 참선 공부에 대한 관심이 많아 매주 20여 명씩이 모여서 함께 수행을 했습니다.

 모두 간단하면서도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간단히 요약 정리하여 전달한 말씀이 생각납니다.

“불교의 가장 근본은 인연법이다. 의도적으로나 억지로 하지 않고 인연에 따라 가장 조화롭게 하는 것이다. 우주 자연의 섭리와 본질에 따르는 것이다. 자연스레(Natural) 그리고 순수하게(Pure) 영원을 향해(Spritual)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삼조법이라하여 우리의 몸과 호흡과 마음을 고르게 조화롭게 하는 것이다.

 영어로는 조절한다하여 Control로 표현 하는데 여기에는 관리 통제 제어 단속 제한 조절의 뜻을 다 포함한 것이다.

 또 조화롭게 한다(Harmoney)의 뜻이 있고 더욱 중요한 것은 조복한다는 뜻으로 이겨낸다(Resist Conquer Tide over 등)과 견뎌낸다(Patient Suppress 등)의 뜻이다. 이 세 가지는 조신법(Body Control)과 조식법(Breath Control) 조심법(Mind Control)이다.”

 하나하나 몸의 자세도 잡아주면서 실제로 함께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익혀진 습관 때문에 앉는 자세가 힘들어 하면서도 애쓰고 견뎌내고 해내려 하는 모습을 보며 그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느끼게 하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조심법입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조심하라”는 말 가운데는 모두 다 들어 있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심부름을 시키면서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두 번 세 번 다짐합니다. ‘조심한다’에는 한눈 팔지 않는다.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다. 유혹이나 꾐에 넘어가지 않는다. 중심을 잡는다. 주제를 놓치지 않는다. 마음을 하나로 한다는 등의 여러 뜻이 함께 있습니다. 길을 갈 때도 조심조심 일을 할 때도 조심조심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사회생활에서나 조심조심하는, 생활 수행하는 것이나 공부하는 것이나 모두 조심하자는 한마디 이상이 없을 것입니다.

 



출처 : LA중앙일보


2006년 4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