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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광전스님의 염불선 이야기

염불선이야기18-중국의 선⑥ 홍인(東山法門)

염불선이야기18-중국의 선⑥ 홍인(東山法門)


도신에 의해 형성된 선종교단은 홍인(弘忍)에 이르러 1000명에 이르는 대중으로 늘어나 동산법문(東山法門)이라는 꽃으로 피어났다. 동산이란 홍인이 주석했던 기주(州) 황매(黃梅)현의 빙무산(憑茂山)을 가리키는 말로, 같은 지역에 있는 도신이 주석했던 서산(西山) 즉 쌍봉산에 대응한 호칭이다.


<전법보기>에 의하면 홍인의 속성은 주씨(周氏)이며 기주(州) 황매(黃梅)사람이다. 인수 초년(601)에 태어나 12살에 도신선사에게 출가해 제자가 되었다. 그는 30년간 스승을 떠나지 않고 낮으로는 노동하고 밤에는 좌선하였으며 겸손한 인품의 소유자였다. 도신은 이러한 홍인을 법기(法器)로 인정해 진심으로 지도했다. 홍인은 도신에게서 의발(衣鉢)을 전수받아 빙무산으로 가 정착하였다. 그는 그곳에서 법을 전하고 선문(禪門)을 열었는데 그에게 배움을 받은 승속(僧俗)이 천하의 십중팔구였으며, 동토(東土)에 선장(禪匠)이 가르침을 전한 이래로 이보다 나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법여, 신수, 혜능 등 많은 제자들을 가르친 후 675년 74세로 입적하였다. 그의 법문을 제자들이 편집한 것으로 보이는 <수심요론(守心要論)>이 전해지고 있다.


그의 선사상을 <능가사자기>와 <수심요론>을 통해 살펴보면 홍인은 수심(守心)이 열반의 근본이며 입도(入道)의 요문(要門)이라고 말하며, 수심(守心)이란 본래의 진심(眞心)을 지켜서 망념(妄念)이 일어나지 않게 하면 저절로 부처와 같아진다고 한다. 여기에서 홍인이 말하는 수심이란 우리의 자성이 본래 청정한 불성임을 확인하고 잘 지켜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홍인의 수심은 도신의 일행삼매를 그대로 계승한 것으로 마음을 하나의 실상인 법계에 안주시킨다는 일상삼매(一相三昧)나, 본래 청정한 마음을 지켜나간다는 수심(守心)은 표현만 달리 했을 뿐 그 내용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수심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는 <수심요론>에서는 “초심자(初心者)가 좌선(坐禪)을 배울 때에는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 의지하여, 단정히 앉아 생각을 바로 하고, 눈은 감고 입은 다물고, 마음으로 앞쪽을 바라보며 적당한 곳에 하나의 태양의 모습을 만들어라. 진심(眞心)을 꽉 붙들고 생각 생각에 머물게 하지 말라”는 일상관(日想觀)을 제시하고 있고, <능가사자기>에서는 “좌선(坐禪)할 때에는, 평평한 곳에서 몸을 단정하게 하고 바로 앉아 몸과 마음을 풀어 놓고, 하늘 끝 저 멀리에 한일자(一)를 지켜보라. 그러면 저절로 진척이 있을 것이다.


만약 초심자(初心者)가 여러 가지 반연하는 생각이 많으면, 곧바로 마음속에서 일자(一字)를 바라보라. 마음이 깨끗해진 뒤에 앉아 있으면, 그 경지는 마치 끝없는 광야 속에서 멀리 하나만 우뚝 솟은 높은 산꼭대기의 확 트인 곳에 앉아서 사방 어디를 돌아보아도 끝이 없는 것과 같다. 앉을 때에는 세계 가득히 몸과 마음을 풀어 놓고 부처의 경계에 머물면, 청정법신(淸淨法身)의 끝없는 모습이 바로 이와 같다”는 내용의 일자간(一字看)을 말하고 있다.

이는 초심자에게 관상염불(觀想念佛)로써 마음을 집중시켜 실상염불(實相念佛)로 이끄는 염불선법문(念佛禪法門)으로써, 도신의 염불선이 홍인에게 그대로 계승되어졌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