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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광전스님의 염불선 이야기

염불선이야기16-중국의 선④ 도신〈1〉

염불선이야기16-중국의 선④ 도신〈1〉


중국 선종의 4조(四祖)로 추앙받는 도신(道信, 580~651)은 <속고승전(續高僧傳)>의 기록에 의하면 속성(俗姓)은 사마(司馬)씨이고 출신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일곱 살 때 한 사람의 스승을 따라다니며 5년 동안 같이 생활했고, 그 후 어디에서 온지는 모르지만 완공산(公山)에 나타난 두 사람의 승려로부터 10년간 선(禪)을 배웠다. 두 사람은 이후 나부산(羅浮山)으로 떠났지만 도신은 함께 가지 못했다. 이후 정식으로 출가하여 길주(吉州)의 절에 승적을 두었다. 도적떼가 길주의 읍내를 포위했을 때, 도신이 사람들에게 반야(般若)를 염송하도록 해 도적을 물리쳤다고 한다.


그 후 남악(南嶽)으로 가려고 했지만 도중에 사람들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천태지의(天台智顗)의 제자인 지개가 창건한 여산(廬山)의 대림사(大林寺)에 들어가 10년 동안 지냈다. 그 후 기주 황매현(黃梅縣)의 쌍봉사(雙峰寺)로 옮겨가 30년간 제자들을 지도하고 651년 72세로 입적했다고 한다. <능가사자기(楞伽師資記)>에는 도신에게 <입도안심요방편법문(入道安心要方便法門)>이라는 저술이 있으며 그 일부를 인용하고 있다. 도신은 달마, 혜가, 승찬과는 달리 집단수행생활을 하였다. <속고승전>의 기록에 의하면 그를 따르는 무리가 50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도신에 이르러 하나의 교단의 형태를 이루어, 도신을 중국 선종의 실질적인 창시자라 해도 좋을 것이다.


그의 선사상을 <능가사자기>에 인용된 <입도안심요방편법문>을 통해 살펴보면 “나의 법요(法要)는 <능가경(楞伽經)>의 제불심제일(諸佛心第一)과 <문수설반야경(文殊說般若經)>의 일행삼매(一行三昧)에 의거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이어서 염불(念佛)하는 마음이 바로 부처요, 망념(妄念)하면 곧 범부라고 말하며 <문수설반야경>을 인용해 법계(法界)는 한 모습(一相)이니 ‘마음을 법계에 멈추게 하는 것(繫緣法界)’을 일행삼매라 설명하고 있다. 이 말은 중생의 경계에는 이 세상이 천차만별의 차별된 모습으로 인식되지만, 부처님의 경계에서는 법계를 하나의 실상(實相)으로 보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을 실상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일행삼매라는 말로 이해된다.


일행삼매에 들기 위해서는 먼저 반야바라밀을 듣고 설(說)한대로 수학(修學)하여야 하고, 보다 더 구체적인 방법론으로는 한적한 곳에서 마음을 한 부처님에 두고 명호(名號)를 외우되 생각 생각에 끊임이 없으면 이 생각 중에 모든 부처님을 뵙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우리의 마음을 실상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반야바라밀, 곧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해 진제(眞諦)적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아 무상(無常)한 연기(緣起)적 세계로 인식하여 중생의 경계인 차별상을 여의고 생각 생각에 부처님을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도신은 부처님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염불해야 한다고 말했을까? 지면 관계상 다음호에 이어서 도신의 선사상에 대해 좀 더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