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선이야기17-중국의 선⑤ 도신〈2〉
중국선종의 실질적인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사조도신(四祖道信)은 <능가사자기>에 인용된 ‘입도안심요방편법문(入道安心要方便法門)’에서 “<대품반야경(大品般若經)>에 말씀하시길 ‘생각하는 바 없음(無所念)’이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念佛)이고 마음을 떠나 부처가 없고 부처를 떠나 마음이 없으니 부처님을 생각하면 곧 마음을 생각함(念心)이고 마음을 구하면 부처님을 구하는 것이다. 이는 앎(識)에도 모습이 없고 부처님도 모습이 없으니 이 도리를 알면 곧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다.
또 늘 불(佛)을 염(念)하여 대상에 끌리는 마음이 일어나지 아니하면 상(相)이 끊어져 무상(無相)하고 평등(平等)하여 불이(不二)하다. 이 경지에 들어 나아가면 불(佛)을 염하는 마음도 사라지고 다시는 앞의 법을 꼭 의지할 필요가 없게 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염불(念佛)을 하되 염하는 대상인 부처님을 법신(法身)의 의미로서 우주의 질서이자 자타(自他)를 떠난 우리 생명의 근원의 의미로서 인식하여야 하며, 이렇게 이해해야 중생의 불안한 마음이 안심(安心)에 이르게 되며, 다시 생각 생각에 부처님을 떠나지 않고 일념(一念)으로 염불하다 보면 무념(無念)에 이르게 되는데, 이 경지에 다다르게 되면 염불하는 주체인 나도 없어지고 염불의 대상인 부처도 없어져 다시 염불할 필요도 없게 되어야 참다운 염불이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시 도신은 염불에 대해 말하기를 “만약 마음이 본래 불생불멸(不生不滅)이며, 구경청정(究竟淸淨)함을 안다면 곧 이것이 청정한 불국토(佛國土)라 다시 서방(西方)을 향한 수행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고, “부처님께서 둔근(鈍根)의 중생을 위해 서방을 향하도록 한 것이지 이근인(利根人)을 위해 설한 것이 아니다”고 하였다. 이는 마음이 바로 부처이니 인식의 주체(主體)와 인식의 대상(對象)이 따로 없음을 안다면 바로 이 마음이 바로 부처요, 이곳이 청정한 극락이니 따로 서방에 계신 부처님을 찾아 염불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서방정토를 말한 것은 근기가 약한 이를 구제하기 위해 <법화경>의 화택(火宅)의 비유처럼 중생에게 극락세계의 장엄함과 안락함을 설명해 중생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서방정토에 왕생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켜 일념으로 염불하게 하여 삼매에 들게 되면 이 마음이 곧 부처요 정토임을 깨닫게 된다는 방편법문인 것이다. 열반하신 은사 청화(淸華)스님께서는 염불선의 연원(淵源)을 사조도신에게 두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마음이 바로 부처임을 인식하고 일념으로 부처님을 생각해 나가는 실상염불(實相念佛)이 바로 염불선(念佛禪)’임을 도신은 설하고 있는 것이다.
염불과 선은 본질적으로 우리의 의식을 어디에 어떻게 두는가를 문제시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는 초기불교의 선법(禪法) 중 염불관(念佛觀)이 있음을 알고 있다. 도신의 선법인 염불선은 초기불교의 염불관을 계승 발전시킨 형태로써 부처님의 존재를 우주의 원리이자 생명의 근본인 법신불(法身佛)의 관점에서 인식하고 닦는 수행법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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