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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광전스님의 염불선 이야기

염불선이야기15-중국의 선③ 혜가. 승찬

염불선이야기15-중국의 선③ 혜가. 승찬


눈보라 속에서 진리에 대한 열정으로 팔을 베어 달마에게 바쳤다는 일화를 가지고 있는 혜가(慧可)의 이야기는 많은 시간이 지난 오늘날에도 구도자의 치열한 삶의 표본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혜가에 대한 기록으로는 <속고승전>(645)에 의하면 “그의 속성은 희씨(姬氏)로 호뢰(虎牢)출신으로 40세에 달마를 만나 제자가 되어 6년간 일승(一乘)을 배웠다. 달마로부터 이입사행론을 가르침 받았고, 또한 이에 의거하여 사람들을 가르치라는 말과 함께 4권본 <능가경>을 받았다고 한다. 달마가 입적한 후에는 잠시 모습을 감추었다가 천평초년(天平初年, 534)에 북제의 수도 업도(都)에서 전법에 힘써 나선사(那禪師)와 향거사(向居士) 등의 제자를 얻었고, 그때 강경학도(講經學徒)의 시비와 비난이 빈번하였는데 그 중 도항선사(道恒禪師)라는 사람은 혜가의 선법을 마어(魔語)라고 비방하며 가해하려 하였다.


후에 폐불(廢佛)을 만나 당시 <승만경(勝經)>강설로 이름난 임법사(林法師)와 함께 불법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혜가는 도적을 만나 팔이 잘리게 되고, 상처를 불로 지져 지혈시키면서 평소와 같이 걸식했다. 얼마 후 임법사도 똑같이 도적에게 팔이 잘려 혜가가 간호하면서 걸식하여 낫게 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보림전>(801)에는 서두에 언급한 유명한 단비구법(斷臂求法)의 일화가 나온다. 혜가의 저술이나 가르침에 대해서는 특별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고 다만 달마의 가르침을 계승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뿐이다.


혜가에 이어 선종의 3조로 추앙받고 있는 승찬(僧璨)에 대한 기록은 <속고승전> 법충전에 가(可)선사 뒤에 찬(璨)선사 등 모두 8명의 이름을 열거하면서 이들은 모두 입으로 경의 현리(玄理)를 설했을 뿐, 경의 주석을 만들지 않았다고만 서술하고 있다. 달마에서 도신까지 4명 중 유일하게 승찬의 전기만은 속고승전에서 찾아볼 수 없고 두비의 <전법보기>(713)에 선종의 3조로서 전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석승찬은 어디 사람인지 알 수 없다. 혜가선사를 모시어 법을 받고, 훗날 북주의 법란(法亂)시에 산중으로 피했다. 개황초 정선사와 함께 완공산에 은거하였는데 그 때 산중에 있던 신승(神僧)인 보월선사가 찾아와 상견하였다. 제자 도신에게 법을 전한 뒤 정선사와 함께 남쪽으로 떠났는데 그의 최후는 알 수 없다” 라고만 되어 있다. 승찬의 저술로는 유명한 <신심명(信心銘)>이 있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혜가와 승찬에 대한 기록은 그다지 많지 않고, 그들의 사상은 달마의 선사상을 계승한 것으로 보이며 그들만의 특징은 별로 찾아 볼 수 없다. 이제 염불선이야기를 15주째 연재하고 있다. 독자들 중 혹자는 염불선 그 자체에 대한 설명보다 염불의 정의와 역사, 선의 정의와 역사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설명하는 것을 보고 의아해 하실 분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필자의 의도는 염불과 선의 역사적 고찰을 통해 염불선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염불선의 위치를 조명하고자 하는 시도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산의 정상은 하나이지만 그 정상에 오르는 길은 다양하다. 이제 조금 더 오르다 보면 정상에서 다양한 길을 내려다보는 안목이 생기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