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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경전,법문자료/7. 입보리행론

제4장 보리심 불방일품 不放逸品

제4장 보리심 불방일품 不放逸品

샨티데바著,청전譯/하얀연꽃/자료입력:화목

 

 1 보살들은 이와 같이

보리심을 굳게 지니고

항상 산만하지 않으며

가르침을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2 경솔하게 시작한 어떤 일이나

잘 생각해 보지 않은 무언가를

[혹여 그런]맹세 했을지라도

할지 말지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3 부처님과 보살들이

큰 지혜로 모두 관찰해 왔고

나 또한 거듭 생각했던

그것을 어찌 늦출 수가 있겠습니까?


4 만일 그와 같이 맹세해 놓고

그 일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모든 중생을 속인 것인데

나는 어떤 중생의 몸을 받게 될까요?


5 아무리 사소한 물건이라도

마음속으로 한번 주겠다고 생각한 후

어떤 이에게도 주지 않는다면

아귀로 태어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6 위없이 안락한 자리에

진심으로 손님을 초대해 놓고

모든 중생을 속인다면

제가 선취도善趣道에 어찌 갈 수 있겠습니까?


7 누군가 보리심을 포기한다 하여도

그를 해탈하게 하시니

업의 방식은 불가사의不可思議하여

오직 전지하신 부처님만이 아십니다.


8 [보리심을 포기하는]그것은 보살이

타락하는 것 가운데서도 중죄重罪이니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면

모든 중생의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9 어느 누가 한 순간이라도

그의 공덕을 방해 한다면

중생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것이니

이는 악취에서 끝이 없을 것입니다.


10 한 중생의 안락이라도 무너뜨리면

내 자신이 쇠퇴하게 되나니

허공과 같이 한없이 많은 몸을 가진 이의

안락을 무너뜨린다면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11 이처럼 죄과의 힘과

보리심의 힘을 가지고

윤회계에 반복하여 섞이게 되면

보살지에 이르는 데 많은 세월이 걸립니다.


12 그러므로 맹세한 대로

나는 헌신으로 이행할 것입니다.

만일 지금부터라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점점 낮은 상태로 떨어질 것입니다.


13 모든 중생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이 지나가셨지만

나는 나의 잘못으로

그 구원의 대상에 들지 못했습니다.


14 내가 오늘도 또한

그와 같이 되풀이만 한다면

악취와 병과 속박과

끊기고 베이는 등의[고통]을 겪게 될 것입니다.


15 여래가 출현하고

믿음과 사람의 몸을 얻는 일

선업에 길들이는 등 이와 같은 것은 귀한 것이니 언제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16 오늘 비록 병 없이 건강하고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해로움이 없다 해도

생명은 순간이며, 속임수이기에

이 몸은 한 순간의 그림자와 같은 것입니다.


17 이와 같은 나의 행동으로는

사람의 몸 또한 받을 수 없게 되리니

사람의 몸을 얻지 못한다면

오직 죄악일 뿐 선업은 없습니다.


18 언제나 선업을 쌓기 좋은 기회에

내가 선업을 쌓지 않는다면

악도의 고통에서 완전히 혼미해졌을 때

그 때 저는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19 선업 하나[제대로]짓지 않으면

악업은 금세 쌓이는 바

백 천 만 억겁의 긴 시간에도

선취善趣란 그 소리마저 듣지 못할 것입니다.


20 이런 이유로 세존께서는

큰 바다 위에 뜬 나무토막의 구멍에

거북이가 목을 끼우는 것과 같이

사람 몸을 받기가 어렵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1 한 순간에 지은 악업만으로도

무간 지옥에 한 겁 동안 머문다 하였는데

무시이래無始以來로 윤회하며 쌓아온 죄과로

선취로 태어날 수 없음은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22 이 정도의 죄과를 받는 것으로도

이 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죄과를 받고 있는 동안에도

또 다른 죄악이 많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23 만일 이 같은 가만假滿의 몸을 얻고서도

선업을 익히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한 속임은 없을 것이며

이보다 더한 어리석음도 없을 것입니다.


24 만일 내가 이것을 알고서도

어리석음으로 나중에 게으름을 피운다면

죽음의 시간이 다가올 때

큰 슬픔이 일어날 것입니다.


25 참을 수 없는 지옥의 불은

오랫동안 내 몸을 불사를 것이며

견딜 수 없는 후회의 불길로

틀림없이 마음은 고통을 겪게 됩니다.


26 지극히 얻기 어려운, 이로운 땅에

이런 행운을 얻게 되었으니

내가 이것을 알면서도

후에 또다시 지옥으로 이끌린다면


27 마치 주문으로 정신이 혼미해진 것처럼

여기에 나는 마음이 없는 것과 같아서

무엇이 나를 이리 어지럽혔는지 모르고

무엇이 내 안에 있는지도 모를 것입니다.


28 사랑과 미움 등의 나의 원수는

손도 발도 없고

지혜롭고 용맹스러운 것도 아닌데

이와 같이 그것들은 나를 종처럼 부립니다.


29 더욱이 그것들이 내 마음 속에 자리 잡고

희희낙락거리면서 나를 괴롭혀도

나는 그것들에게 성낼 줄도 모르고 견디기만 하니 이는 옳지 않는 인내이기에 부끄러운 일입니다.


30 만일 신이나 신 아닌 것이 모두

나에게 원수로 일어난다 해도

그들이[나를]무간지옥으로 이끌거나

불구덩이에 빠뜨리진 못할 겁니다.


31 강력한 번뇌인 이 원수는

심지어 수미산須彌山은 물론

무엇을 만나건 재災 하나 남김없이 태워버리는데 이 놈은 나를 순식간에 그곳에 던져버립니다.


32 나의 번뇌, 이 원수는

시작도 끝도 없이 오래 오래 갑니다.

다른 어떤 원수도

이렇게 오랫동안 해를 끼칠 수 있는 놈은 없습니다.


33 만약 내가 누군가를 공경으로 받든다면

그 모두가 이익과 행복을 가져오는데

이 번뇌는 의지하면 할수록

훗날 오는 건 불행과 고통 뿐입니다.


34 이처럼 한없이 머무는 원수가 되어

해롭게 하는 무리를 증장시키는 한 가지 원인인[번뇌가]

이미 내 가슴에 한자리를 차지했다면

이 윤회 세계를 어찌 두려워하지 않고 좋아할 수 있겠습니까?


35 윤회 감옥의 간수나 지옥의 옥졸이나

염라왕과 망나니로 [구성]된 그들이

내 마음 속 탐욕의 그물 안에 머문다면

그때 내 안에 어찌 안락이 있겠습니까?


36 그러므로 저는 이 원수를 눈앞에서

확실히 없앨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잠깐의 작은 해침에도 화를 내며

아만我慢이 가득한 이들은 그것을 없앨 때가지 잠도 오지 않습니다.


37 저절로 죽음의 고통으로 변하는 번뇌를

치열한 전쟁터에서 무너뜨리기를 원하고

창과 활에 꿰뚫리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뜻을 이루기 전에 물러서지 않으려면


38 항상 모든 고통의 원인인이 타고난 원수를 끝까지 쳐부수려고 노력하고

내 이제 수 백 가지 고통의 원인이 되는 그 어떤 것에도 의기소침하거나,

게으르지 않아야 할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39 하찮은 적이 상처를 입힌 것도

몸에 장신구처럼 달고 다닙니다.

큰 일을 이루기 위해 바르게 노력하는

저에게 이 고통이 어찌 해가 되겠습니까?


40 어부 백정 농부도

오로지 자신의 삶에 전념하면서

더위와 추위의 고통을 참는데

중생의 안락을 위하려는 제가 어찌 참지 못하겠습니까?


41 시방의 허공에 가득한 중생

그들을 번뇌에서 '해방시키리라'고

서원을 세운 내 자신도

여태까지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42 내 한계도 알지 못하면서

그와 같이 말하면 미친 자가 아닌지요.

그러므로 번뇌를 쳐부수는 것에

저는 항상 불퇴전不退轉으로 임하겠습니다.


43 이에 저는 강한 의지로

어떤 형상의 번뇌라도

원한을 품고 싸우겠습니다.

번뇌를 끊어 없애는 것에 필요한 번뇌만 제외하고는


44 내가 불에 타 죽는다고 해도

내 머리가 잘린다 해도

어떠한 번뇌의 적에게도

결코 굴복하지 않으리다.


45 하찮은 적들은 쉽게 패하지만

다른 곳에서[다시]모여

똘똘 뭉쳐 힘을 가다듬어 다시 돌아옵니다.

그러나 나의 이 번뇌라는 적은 형태가 이런 방식이 아닙니다.


46 번뇌! 번뇌! 지혜의 눈에는 사라져 버리는

너는 내 마음에서 사라져 어디로 가는가?

너는 어디에 있다가 나를 해치러 다시 오는가?

의기소침한 나에겐 정진할 힘마저 다해 버렸구나!


47 번뇌란 놈은 대상도 없고 감각에도 없으며

그 중간이나, 그 어디에도 없으며

이 외에 다른 곳에도 없으며

어디에 머물면서 중생에게 해를 끼치는가?

이것은 하나의 허깨비이니 두려움을 버리고

지혜를 위해 정진할 뿐인데

쓸데없이 나는 왜 여러 지옥에서

그렇게 많은 해를 당해야 하는가?


48 그와 같이 다양한 마음을 설하신 것처럼

가르침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만약 의원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어찌 치료를 받는 환자가 약으로 치료가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