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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경전,법문자료/7. 입보리행론

제1장 보리심 공덕 찬탄품 功德 讚歎品

산티테바의 입보리행론


* 저자의 생애


샨티데바(Shantideva,寂天)스님은 7~8세기 경 인도 나란다 대학에서 대승의 중요 사상을 널리 선양한 중관학자였다. 남인도의 사무라스트라 국의 왕자로 태어났다. 어느 날 꿈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했을 때 “왕의 자리는 지옥과 같다.”라는 말을 듣고 왕위 계승에 회의를 품게 된다. 드디어 왕위를 계승하기 전날 밤에 왕궁을 몰래 나와 나란다사(대학)에 가서 비구가 되었다. 많은 큰스님 밑에서 폭넓게 수학하면서, 은밀히 삼매를 닦으며 무위행無爲行에 들어갔다. 그래서 겉으로는 항상 먹고 자고 놀기만 하는 그런 스님으로 보였다.


나란다사(대학)의 전통인 큰스님들이 경을 외우는 법회가 있었는데, 어느 날 적천 스님의 차례가 되었다. 나란다사의 대중은 이 스님의 입에서 도대체 어떤 경문이 나올 것인지 의심을 하며 모여들었다. 적천스님은 법좌에 올라 “여태까지 외웠던 것을 송경誦經할까? 아니면 지금까지 없었던 것, 즉 새로운 것을 외워볼까?”하고 물었다고 한다. 대중은 ‘지금까지 없었던 것’을 외울 것을 요구했고, 이에 적천스님은 대승의 모든 뜻이 결집된 이 <입보리행론>을 설하였다.


제9장 지혜 바라밀품 34장의 ‘만일 사물과 비사물들이 마음 앞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때 형상(形相)은 구분이 없어지고 대상(所緣)이 존재하지 않아 완전히 평정되리라’ 이 게송을 송경할 무렵, 적천스님의 몸은 사라지고 오직 음성만 하늘에서 들려왔다. 대중은 이 모든 송경을 듣고 기억해, 놀라움과 기쁨으로 이 경을 기록해 두었다. 이후, 적천스님은 다시 나란다 절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를 찾는 제자들에게 스님 방 어딘가에 써 둔 경론을 참고해 더욱 수행할 것을 당부했는데, 그것은 <대승집보살학론大乘集菩薩學論>또는 <제요경집諸要經集>이다 참고로 대승집보살학론은 한글대장경 249번, K-1121(33-996)에 번역되어 있다.


역자

청전스님


17년 동안 인도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를 시봉하며 수행하고 있는 청전(淸典스님은 티베트 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인 〈입보리행론(入菩堤行論)〉을 6개월간의 번역작업 끝에 우리말로 옮겨 펴냈다.

 


제1장 보리심 공덕 찬탄품 功德 讚歎品

샨티데바著,청전譯/하얀연꽃/자료입력:화목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께 예경합니다.


1 선서善逝의 법신을 지니신 보살과

예경 받으실 모든 분께 정례하오며

보살의 율의律儀에 들어감에 [대하여]

경에서와 같이 간략하게 말하겠습니다.


2 이전에 없었던 것을 여기에 말한 것은 없습니다.

뛰어난 글 솜씨 역시 나에게 있지 않으니

그래서 다른 이를 ‘위한다’는 생각 또한 저에게 없습니다.

자신의 마음에 바른 습을 들이기 위해 이를 짓습니다.


3 선업에 길들여져 나의 믿음은

이러한 신심을 순간 자라게 하리니

저와 선연善緣이 같은 다른 이들도

만일 이 내용을 보게 된다면 뜻을 얻게 될 것입니다.


4 이 *가만暇滿(法緣)은 얻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인간의 뜻을 이루었으니 만일 이런 좋은 기회에도 성취하지 못한다면

어찌 다음 생에 완전한 기회가 다시 오겠습니까?


(역주)*가만假滿은 불법佛法과 인연을 맺고 공부하기 위한 여덟 가지 온전한 인간의 조건인 팔유가八有暇와 열 가지 바른 시공간의 인연을 얻는 십원만十圓滿을 말한다.




팔유가는

1.지옥에 태어나지 않음

2.아귀로 태어나지 않음

3.짐승으로 태어나지 않음

4.장수하는 신으로 태어나지 않음

5.야만인으로 태어나지 않음

6.부처님이 태어나지 않은 시기에 태어나지 않음

7.잘못된 견해를 가진 이로 태어나지 않음

8.바보 등의 몸으로 태어나지 않음을 말하며,


십원만은 

1.인간으로 태어난 것

2.중심지에 태어난 것

3.신체가 온전한 것

4.오역죄五逆罪를 범하지 않는 것

5.불법에 대한 신심이 있는 것

6.부처님이 계실 때 태어난 것

7.불법을 설할 때 태어난 것

8.불법이 있는 곳에 태어 난 것

9.불법을 배우는 것

10.선법을 가르쳐 줄 스승이 있는 것을 말한다.


5 마치 구름 낀 칠흑 같은 어두운 밤 순간 번개의 섬광이 모든 것을 드러 내듯이 처럼

한때 부처님의 위신력委信力으로 이 세상의 복과 지혜는 잠시 생겨납니다.


6 이처럼 선의 힘은 항상 약하고 강한 악업의 힘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완전한 보리심이 아닌 그 어떤 선으로도 악을 조복 받을 수는 없습니다.


7 무량한 세월동안 [중생의 이로움에 대해] 깊은 사유를 행하신 모든 부처님께서

이 보리심만이 [중생에게] 유익함을 보시고

이것으로 한량없는 중생에게 아주 쉽게 궁극의 안락을 얻게 하셨습니다.


8 끝없는 윤회의 고통을 없애고 중생이 불행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며 갖가지 행복을 누리고자 한다면

언제나 보리심만은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9 보리심을 일으키면 윤회의 쇠사슬에 얽매인 가련한 자도 보살이라 불리며

세간의 천신과 사람들이 함께 받듭니다.


10 모든 것을 금으로 변하게 하는 최고의 연금액捐金液처럼 깨끗하지 못한 이 몸뚱이를

부처 몸으로 만들고 값으로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보석으로 바꾸려면 ‘보리심’을 견고히 잘 지녀야 합니다.


11 온 누리의 으뜸이신 오직 당신,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로 온전하고 바르게 잘 관찰하시어 값진 보배로 [보리심을] 인정하시었으니,

중생계衆生界를 벗어나려고 하는 이들은

소중한 보리심을 굳건히 지녀야 합니다.


12 세상의 다른 선업善業은 파초芭蕉와 같이

열매를 맺고 나면 시들지만 보리심의 나무는 항상 푸르러 끊임없이 열매 맺고 시들지 않으며 잘 커나갑니다.


13 무섭고 큰 죄를 지은 자라도 보리심에 의지하면 찰나에 그 업을 벗습니다.

용맹하게 보리심을 일으키면 모든 공포가 사라지니

의식이 있는 자者라면 어찌 이것에 의지하지 않겠습니까?


14 보리심은 말겁末劫의 불처럼 어떤 큰 죄도 순식간에 소멸시켜 줍니다.

보리심의 이로움이 ‘헤아릴 수 없음’에 대해 지혜의 미륵보살께서 선재동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15 이 보리심을 요약하면 두 가지 유형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하나는 보리심을 일으키는 마음(願菩提心)이고 다른 하나는 보리심을 실천하는 마음(行菩提心)입니다.


16 가기[菩提道]를 바라고 [실제로]가는 차이를 이와 같이 아는 것처럼

그와 같이 지자智者는 이 둘의 차이를 차례로 알아야 합니다.


17 원보리심願菩提心 자체만으로

윤회 세계에서 큰 과보를 얻지만

행보리심行菩提心처럼

끝없는 공덕을 맺지는 못합니다.


18 [계율을]지니고 유정 세계의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불퇴전의 마음으로

이 보리심을 바르게 수지한다면


19 그때부터 잠에 들거나

방일放逸하더라도 공덕의 힘은

끊임없이 허공과 같이

커다랗게 자라납니다.


20 이는 아주 합당한 것이며

선비보살경善臂菩薩經에서

소승에 안주하려는 중생을 위하여

여래께서 직접 말씀하신 것입니다.


21 유정의 두통頭痛만이라도

없애려고 한다면

[그 또한 유정을]이롭게 하려는 생각이기에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얻게 됩니다.


22 하물며 중생 개개인의 헤아릴 수 없는 불행을

없애려고 한다면

중생 개개인을 위해 한량없는 공덕을 얻게 하려는 것은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23 이와 같은 이타심이 어떤 유정에게 있겠습니까?

아버지나 어머니

천신이나 신선

또 그 어떤 바라문에게 있겠습니까?


24 이 모든 유정이

일찍이 자기를 위해서 이런 마음을

꿈속에서 조차 내지 않았다면

이웃을 위하는 [마음은]어찌 생기겠습니까?


25 이웃은 물론 자신을 위해서도 일어나지 않는데

모든 중생을 위하려는 마음이 어디에서 생기겠습니까?

이 탁월한 마음의 보배는

예전에 없던 희유한 탄생입니다.


26 모든 중생에게 기쁨의 씨앗이요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 주는 영약이 되는

보배로운 보리심의 공덕 모두를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27 도우려는 생각만 하여도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보다 수승하거늘

한 중생도 남기지 않고

모두의 복락을 위하려는 노력이야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28 중생은 고통을 여의려고 하지만

오히려 고통 속으로 내달리고

안락을 원하지만 무지로 인해

스스로 자신의 안락을 원수처럼 부숴버립니다.


29 그 누가 안락이 다하여

많은 고통 속에 빠진 그들에게

모든 복락으로 만족을 주며

모든 고통을 여의게 하고


30 [그들의]무지 역시 없애려고 하겠습니까?

이와 견줄만한 선행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와 같이 행하는 선지식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와 같은 공덕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31 도움에 대해 보답을 바라고 행한 것에도

칭찬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면

보답을 바라지 않고서 하는

보살들은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32 몇 안 되는 중생에게 계속해서 음식을 베풀고

어쩌다 한 번 보시를 하고 천시하는[마음으로]반나절을 배부르게 할지라도

세상 사람들은 그가 덕행을 행했다며 칭송합니다.


33 한량없는 유정에게 긴 세월 동안[변함없이]

여래의 위없는 안락을[얻도록]마음의 한량없는 소원을 채워주고, 항상 베푸는 보시에

무슨 칭송의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34 누구든지 이처럼 보시하는 보살에게

행여라도 나쁜 생각을 일으킨다면

나쁜 생각을 일으킨 만큼에 해당하는 양을

지옥에 머물게 된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35 만약 어떤 이가 이러한 일에 큰 신심을 일으킨다면

그 과보는 그보다 훨씬 많이 늘어 가리니

그런 보살에게는 큰 일이 닥치더라도

죄악은 생기지 않고 선업만 저절로 늘어갑니다.


36 거룩하고 보배로운 마음과

나투신 그 몸에 절 하옵고

심지어 해치려는 자에게도 안락을 주는

기쁨의 원천이신 당신께 귀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