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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10. 마음자리로 돌아가는 가르침

4. 물질은 중생의 업력의 소치

4. 물질은 중생의 업력의 소치

 

 

 

 

싫어하고, 좋아하고, 보고 싶고, 보기 싫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하는

이런 여러 가지 마음이 동력이 되어(共業力) 천체가, 우주가 구성됩니다.

 

 

 

 

금타대화상(金陀大和尙,1898~1948)이 쓴 『우주의 본질과 형량』을 보면 에너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우주에는 에너지가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에너지, 즉 금진(金塵)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금진이 어떠한 동기로 인해 왼쪽으로 선회를 하면 하나의 양자(陽子)가 됩니다. 다시 말하면 자기(磁氣)ㆍ자력(磁力)이 나옵니다. 그리고 금진이 또 다른 동기로 인해 오른쪽으로 선회를 하면 전자(電子)가 됩니다. 다시 말하면 전기(電氣)가 나온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학설은 금타대화상이 처음으로 세운 것입니다.

 

천지우주라는 것은 하나의 에너지인 것이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갖춘 순수한 불성입니다. 불성을 달리 표현하는 말이 많지만 금강륜(金剛輪)이나 금진(金塵)이라고도 표현합니다. 금타대화상은 금진, 즉 불성을 움직이는 동기에 대해 말을 하고 이 동기로 인해 금진이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면서 물질의 근본인 수진(水塵), 화진(火塵) 즉 양성자나 전자 등을 생성시킨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 불성을 움직이는 동력은 무엇인가?

 

그리스의 철학자인 엠페도클레스(Empedocles, BC492~432년경)는 모든 물질은 흙ㆍ공기ㆍ물ㆍ불의 근원적인 네 가지 원소가 사랑과 증오로 인해 결합ㆍ분리 되어 생긴다고 했습니다.

 

이것을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우리가 무엇을 싫어하면 그 싫어하는 마음이 동력이 되어 마음을 오른쪽으로 선회시킵니다.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고 욕심을 내면 또 그 마음이 순수에너지, 즉 마음을 왼쪽으로 선회시킵니다. 이렇게 마음이 선회를 하여 불교의 지수화풍(地水火風) 4대 원소가 나옵니다.

 

  금타대화상의 법문은 하나의 천문학에 대해서 우주의 질량, 열량 그런 것을 모두 다 수치로 표시한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가장 근원적인 것은 물질이 어떻게 해서 나왔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19세기 철학자인 뒤부아레몽(Du Bois-Reymond, 1818~1896)은 여러 가지 불사가의한 일들을 말하는 중에서도 가장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물질이 무엇인가”라는 문제라고 했습니다. 세계 각지의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물질의 본질이 무엇인가, 물(物)자체가 무엇인가에 대해 연구해왔지만, 아직까지도 물질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밝힌 사람은 없습니다. 여기에 더해 마음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또 마음과 물질은 어떤 관계성이 있는가 하는 세 가지 문제가 인간에게 가장 불가사의한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결국은 모든 것을 깨달은 성자(聖者)가 아니면 알 수가 없습니다. 인간의 지혜라는 것은 항상 상대적인 것에 머물러버리기 때문에 상대성을 떠난 형이상학적인 문제는 알 수가 없습니다. 형이상학적인 것은 직관력으로, 성자의 밝은 안목으로 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전자현미경을 가지고 본다 하더라도, 물질의 저편에 있는 피안(彼岸)은 알 수가 없습니다. 질료가 있는 이쪽, 즉 시공간에 들어 있는 것만 알뿐이지 시공을 떠난 것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따라서 우리 같은 범부 중생은 성자의 가르침을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의 철학자나 동양의 철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이런저런 표현만 다를 뿐이지 뜻은 모두 상통이 됩니다.

 

이들도 모두 오랜 시간을 들여 연구를 했지만 물질이 무엇인지, 마음이 무엇인지, 또 물질과 마음의 관계는 무엇인지 확실히 증명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세존(世尊)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증명하시고 말씀하신 바, 물질이라는 것은 중생의 업력(業力)의 소치라고 하셨을 따름입니다. 우리 중생의 업력으로 우주가 구성되는 것입니다.

 

불교의 우주론(宇宙論)에서는 우주가 나중에는 텅 비어버린다고 말합니다. 이와 비슷한 말을 현대의 물리학에서도 엔트로피(Entropie) 이론을 들어 표현하고 있습니다.

 

엔트로피는 쓸 수 없는 에너지를 말합니다. 지금과 같이 석유나 가스나 원자력 같은 에너지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마지막에 가서는 사용할 수 없는 열에너지 찌꺼기만 남습니다.

 

이렇게 온갖 에너지를 다 끌어다 모두 써버리면 그때는 천지우주도 다 타버린 셈이 됩니다. 파괴돼서 텅 비어버립니다. 불교 말로 하면 괴겁(壞劫)입니다. 우주라는 것은 결국 파괴되고 마는 것입니다.

 

우주가 이루어지고(成劫) 우리와 같은 생물들이 태어나고 살다가(住劫) 점점 우주가 마멸되어 파괴되고(壞劫) 마침내는 텅 비어버립니다.(空劫)

 

우주가 텅 비어버리면 질료는 모두 없어집니다. 한 톨의 원자나 소립자도 없이 모두 사라집니다. 모든 물질이 사라지고 에너지만 남습니다.

 

이렇게 에너지만 남으면 아무것도 없는 허무일 것인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순수 생명인 에너지 그것이 바로 불성입니다. 그리고 불성 가운데는 무한한 가능성이 꽉 차 있습니다. 이른바 불성공덕(佛性功德)입니다. 불성공덕을 가장 간단히 말하면 자비로운 기운과 지혜로운 기운인데, 이들이 모두 공(空) 가운데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플러스(+)와 마이너스(-), 즉 양기운(陽氣雲)과 음기운(陰氣雲)이 무한히 잠재되어 있습니다. 상징적으로 인격화(人格化) 시키면 마이너스 기운은 자비에 해당하고 플러스 기운은 지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리학적으로 표현하면 모든 에너지가 바싹 말라버리겠지만 불교적으로, 생명적인 차원에서 표현하면 공(空) 가운데도 자비는 관세음보살이요, 지혜는 문수보살입니다. 공 가운데도 불성과 부처님이 가득한 것입니다.

 

텅 비어버린 가운데 자비로운 기운과 지혜로운 기운이 균형을 이루고 똑같이 존재하면, 그 때는 마이너스 기운과 플러스 기운이 평등해서 제로(zero)가 되므로 다시 성겁(成劫)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동(動)함이 없이 조용히 있어 우주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음기운, 양기운이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거기에서 비로소 동(動)이 생깁니다. 이것을 우리중생의 업력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더 자세히 말해보겠습니다. 공겁(空劫)이 되어 우주가 텅 비어버리면 지금 우리같이 원소로 구성되는 물질로 구성된 몸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심식(心識)만이 존재하는 중생이 남게 됩니다.

 

모든 중생이 다 천지우주의 불성과 하나가 되어 대우주와 조화가 되어버리면 중생이 다시 없을 것인데, 천지우주가 다 파괴된다 하더라도 중생 가운데는 미처 부처가 되지 못하고 심식, 즉 의식만 있는 중생이 남아 있습니다. 우주가 텅 비어버리면 우리 몸이야 모두 사라진다고 해도 의식만은 남는다는 말입니다.

 

의식만 있는 중생들이 텅 비어버린 우주에 남아서 무엇을 하느냐하면 생각을 합니다. 중생이 하는 생각을 간추려보면 결국 싫어하고 좋아한다고 하는 생각입니다. 선이나 악이나 별별 생각이 다 있겠지만, 간추려보면 전부 싫어하고 좋아하는 생각으로 모아집니다. 귀일(歸一)이 되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생각은 끌어당기는 인력(引力)이 되는 것이고, 싫어하는 생각은 밀어내는 척력(斥力)이 됩니다. 이것이 정화가 되면 자비와 지혜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번뇌(煩惱) 즉 보리(菩提)요, 보리 즉 번뇌입니다. 우리의 근본 성품은 자비이고 지혜인 것인데, 잘못 쓰면 그것이 미움과 탐욕이 됩니다.

그 의식만 있는 중생들의 싫어하는 생각이 모여 불성을 오른쪽으로 선회시키면 그것이 전자(電子)가 됩니다. 또 좋아하는 생각이 모여 불성을 왼쪽으로 회전시키면 양성자(陽性子)ㆍ중성자(中性子)가 됩니다. 이렇게 해서 중성자와 양성자를 핵(核)으로 해서 전자가 뱅뱅 도는 원자(原子)가 생성됩니다. 무수한 중생들의 싫어하고, 좋아하고, 보고 싶고, 보기 싫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하는 이런 여러 가지 마음이 동력이 되어(共業力) 천체가, 우주가 구성됩니다.

 

지금 우리는 통합적인 에너지의 차원에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지구, 달, 태양, 화성, 금성같이 서로 다른 모양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에너지 차원을 본다고 생각할 때는 모두가 다 불성이고, 순수 생명 에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