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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10. 마음자리로 돌아가는 가르침

제 2장 보리방편문菩提方便門

제 2장 보리방편문菩提方便門

 

  

- 심즉시불(心卽是佛)이라, 마음이 바로 부처라는 말을 합니다.

보리방편문은 불교의 대요(大要)인 심즉시불을 설파한 법문입니다.

우리 마음의 저변은 무한대로 우주를 감싸 있습니다. -

  

 

 

1. 참 삶을 사는 길

  

  스스로 명확하게 인생관을 정립하지 않으면 자기도 바로 살기 어렵고,

가정도 제대로 못 다스리고 자녀나 학생들도 똑바로 교육할 수가 없습니다.

  

흔히 중국의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를 복잡하고 혼란한 시대의 대명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춘추전국시대보다 더 혼란스러운 시대가 있습니다. 바로 현대(現代)입니다. 춘추전국 시대에는 제자백가(諸子百家)들이 각기 자기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것도 특출하게 두드러진 사람들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이고 일반 서민들은 자기 나름대로 단순한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현대는 종교만 두고 보더라도 수많은 종파가 존재합니다. 춘추전국시대는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각종 사이비 종교에 신흥 종교까지 하면 몇 백 가지는 거뜬히 넘어갑니다.

 

같은 불교 내에도 날이 가면 갈수록 분파가 많이 생깁니다. 그 분파라는 것도 대의명분이나 교리의 차이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권이나 그때그때의 정리라든지 하는 동기로 생기고 있습니다.

 

신앙이라는 것은 하나의 신념체계인데 신념체계에 변동이 있다고 생각하면 이것 역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키는 일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때는 ‘어떠한 진리가 가장 옳을 것인가’, ‘어떻게 해야 종합적으로 모든 것을 다 수렴해서 하나의 진리를 내세울 수 있을 것인가’하는 문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사상가(思想家)라고 하면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굉장히 차원이 높고 위대한 분들로 생각했습니다. 시골이라고 하면 사상가라고 불릴만한 사람이 한 면(面)에 한두 사람이 있을까 말까 했었습니다.

 

그런데 현대는 거의 온 국민이 사상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중학생정도만 되도 하나하나 다 제각각의 생각을 품고 논쟁을 합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모두가 나름대로 철인(哲人)이 되어 예지(叡智)를 키워나가야 합니다. 철인이 되지 않고서는 바른 인생관을 세워서 삶을 헤쳐 나갈 수가 없습니다. 스스로 명확하게 인생관을 정립하지 않으면 자기도 바로 살기 어렵고 가정도 제대로 못 다스리고 자녀나 학생들도 똑바로 교육할 수가 없습니다.

 

예지는 상대적이고 어중된 지식이 아니라 참다운 성자(聖者)가 우리한테 가르쳐주는 인생의 등불로 삼을 수 있는 참다운 지혜입니다. 예지를 꼭 잡아야 자기도 똑바로 살고 우리 민족도 올바른 활로를 개척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잘 살아내기 위한 방법, 즉 수행론(修行論)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