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부처님의 사상(思想)은 법계연기(法界緣起)입니다.
우주의 실상(實相), 우주에 충만해 있는 끝도 갓도 없는 진여불성(眞如佛性)이 인연 따라서 이렇게 되고, 저렇게 되고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보고 진여연기(眞如緣起), 법계연기(法界緣起)라 합니다. 잘나나 못나나 어떤 동물(動物)이나 모두가 다 진여불성 자리에서 이렇게 저렇게 인연 따라서 이루어집니다. 바다에서 바람 따라 이루어진 파도(波濤)가 똑같은 물이듯이, 법성에서 이루어진 일체(一切) 존재(存在) 모두가 그대로 진여불성(眞如佛性)입니다.
동물(動物)이나 식물(植物)이나 무생물(無生物)이나 모두가 다 진여불성 도리입니다. 돌이요, 나무요, 사람이요 다 다르지만 성품(性品)에서 본다고 생각할 때는 모두가 다 하나의 부처님 성품입니다. 그런데 우리 중생(衆生)은 상(相)밖에는 못 봅니다. 현상(現象)밖에는 못 봅니다. 현상은 실재(實在)로 있는 것이 아니라 무상(無常)이요 무아(無我)요 공(空)이란 말입니다.
참선(參禪)은 어떠한 것인가?
부처님 공부는, 부처님께서 설사 유루적(有漏的)인 간단하고 쉬운 말씀을 하셨다 하더라도 가상(假相)을 떠나고, 가짜 이름(假名)을 떠나서 실상을 증명(證明)하는 것입니다. 참선 공부는 그와 같이 유루적인, 있다 없다 하는 유물주의적(唯物主義的)인 사고(思考) 방식(方式)을 떠나야 합니다. 인연 따라서 이루어진 그런 것은 모두가 다 허망한 것이고 원래 실상에서는 있지가 않습니다. 다만 가상(假相)에만 있는 것입니다. 또한 공(空)도 그냥 공(空)이 아닙니다. 허무한 공(空)이라 하면 인연(因緣) 따라서 일어날 필요가 없겠지요.
진여불성(眞如佛性), 우주의 본성(本性)은 바로 내 마음의 본성(本性)입니다.
내 마음이라는 것은 물질이 아닌 하나의 정신(精神) 아니겠습니까. 생명(生命)입니다. 우주는 어떻게 형체(形體)가 되어 있던 지간에 하나의 생명체(生命體)입니다. 생명은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있고, 저기에 있고 하지를 않습니다. 공간성(空間性)이 있는 물질이라면 여기가 있고, 저기가 있고, 대소(大小), 장단(長短)이 있겠습니다마는 물질이 아닌, 공간성(空間性), 시간성(時間性)이 없는, 그러한 순수생명(純粹生命) 자리는 여기 있고, 저기 있고, 또는 생겨나고, 소멸되고 하지를 않습니다.
그러기에 반야심경(般若心經)에서 분명히 말씀하신 낳지도 않고, 죽지도 않고, 또는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 도리가 그냥 방편설(方便設)로 우리한테 하신 것이 아닙니다. 우주(宇宙)의 실상(實相) 그대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참선공부는 이래저래 방편설 다 제해 버리고서 심즉시불(心卽是佛), 이 마음 바로 부처입니다. 나무 그러면 나무 당체(當體) 그대로 부처이고, 꽃 그러면 꽃 그대로 부처입니다. 우주의 실상 그 자리, 불성 그 자리입니다. 우리가 지금 어두워서 못 볼 뿐 밝은 눈으로 본다고 생각할 때는 모든 것이 바로 그대로 부처란 말입니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천파만파(千波萬波)의 파도(波濤)라든가, 수십 억 개 되는 거품 모두가 다 그대로 물이듯이, 이 현상계(現象界)에 이루어진 삼라만상(森羅萬象), 하늘에 있는 모든 성수라든가, 일체 존재(存在)가 그대로 바로 부처입니다. 이렇게 믿고 하는 공부가 참선(參禪) 공부입니다. 이렇게 아는 것이 바로 돈오(頓悟)입니다. 이것이 중국(中國)을 통해서 들어온 이른바 조사선(祖師禪) 도리(道理)입니다.
참선 공부라 하는 것은 마음 열고 하는 공부입니다. 마음을 닫아 놓고서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저것이 있고, 이것이 있고 이렇게 걸림이 있는 공부는 참선 공부가 못됩니다. 석가모니(釋迦牟尼)와 내가 둘이 아닙니다. 또는 하나의 곤충과 내가 둘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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