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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5. 영가천도법어

삼풍백화점 천도법어

삼풍백화점 천도법어

 

 

 

오늘 천도를 받으시는 영가들이시여! 영가들은 하나님의 믿음과 부처님의 믿음 아래서 이 자리에 나와 계십니다. 모양이 있고 또는 이름이 있는 상대유한적인 세계에서는 모양도 믿음도 차이가 있습니다만 모양과 믿음을 떠난 영원적인 세계에서는 모양도 믿음도 차별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바로 부처님이고 부처님이 바로 하나님입니다. 제법실상諸法實相이라, 모든 진리는 영원적인 궁극적인 의미에서는 하나님 부처님입니다. 영가들 가운데는 기독교를 신뢰하는 분도 계시고 부처님을 신뢰하는 분도 계십니다. 또는 종교를 믿지 않는 무종교인도 계십니다. 그러나 모두가 다 한결같이 우주생명을 근거로 하는 이른바 우주종교 세계종교 이런 차원에서는 모든 종교가 다 하나의 진리로 귀의됩니다.

 

 

영가들이시여!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중생차원에서 볼 때는 분명히 죽음도 있고 이별도 있고 그러한 차이가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참다운 진리 세계에서는 죽음은 절대로 없습니다. 허망虛妄 무상無常한 우리 몸뚱이 형상만 있고 인연 따라서 바꾸어지는 것입니다. 생명 자체는 과거이래에 한 번도 죽어본 적도 없고 또는 종교를 통해서 미래에 영구히 다시 죽지 않습니다. 영생불멸이라는 것은 우리 모든 생명의 근원입니다.

 

영가들이시여! 영가들은 지금 저승에 계십니다. 길목에 계십니다. 저승이라 하는 것은 오랫동안 머무를 장소가 아닙니다. 영생의 안락安樂을 약속하는 그런 천당세계 극락세계로 가기 위해서 잠시간 머물다 가는 어둡고 망망한 세계입니다.

 

영가들이시여! 비록 현상계에서는 우리 몸뚱이라는 그런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그 모양이 아닌 순수생명 자리로 본다고 생각할 때는 모든 생명들은 서로 관계가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나와 남의 차별이 절대로 없는 것입니다. 우리 중생들이 참다운 진리를 모르기 때문에 자기 몸뚱이만을 자기로 생각하고 또는 가상가명假相假名에 지나지 않는 그런 모든 분별시비를 참다운 것으로 착각을 합니다. 그러나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 형상을 떠나서 보는 형이상학적인 근원적인, 궁극적인 진리의 관점에서 봐서는 일체생명이 다 하나의 생명입니다.

 

영가들이시여!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중생이 무명심無明心 때문에 잘못 살아서 지옥도 가고 또는 조금 잘 살아서 인간도 되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지옥이나 인간세상이 영원적인 참다운 세계가 아닙니다. 잠시간 지나가는 하나의 길목에 불과한 것입니다.

 

영가들이시여!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방편方便을 떠나서 진실로 말하면 우리 인간존재의 그 각자 마음이 모두가 바로 하나님이요 부처님입니다.

 

영가들이시여! 분명히 느끼시기 바랍니다. 바로 느끼지 못하면 우리가 잘못 살아서 끝없이 지옥도 가고 인간존재로 나서 무서운 생로병사 만나고 아프고 늙고 또는 죽는 그러한 한계상황 속에서 인생고를 면할 길이 없습니다.

 

영가들이시여! 슬퍼할 것도 없고 또는 불안하게 생각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인간이 무명無明에 가리어서 분별하고 그러는 것이지 생명자체는 바로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 원래 낳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그런 영생불멸한 생명이기 때문에 그 생명차원에서는 우주가 오직 하나의 생명입니다. 하나의 생명, 바로 그 자리가 하나님이요 부처님입니다. 여러 가지 각 종교에서 방편으로 말씀을 하시지만 어느 성인들이나 말씀의 근원적인 뜻은 다 똑 같습니다.

 

영가들이시여! 깊이 느끼시기 바랍니다. 그냥 영가들이 잘못 알고서 무명에 사로잡히면 갈등 없이 인간으로 태어나서 생로병사를 맛봐야 되는 거지요. 또는 영생의 윤회과정이라,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잘못 살아서 지옥도 가는 것이고 또 돼지나 소 같이 살아서 분명히 축생畜生으로 전락이 되는 것이고 조금 낫게 살아서 인간이 됩니다. 그러나 인간자체도 역시 우리가 영원히 그리워하고 추구할 그런 곳은 못됩니다. 인간도 역시 제행무상諸行無常한 우주의 법칙 따라서 잠시 살다가 가는 하나의 길목에 불과한 것입니다.

 

영가들이시여! 영가들이 장차 돌아가실 고향은 천당이요, 극락세계입니다. 천당이나 극락세계는 각 종교의 차별도 없습니다. 오직 그 하나의 진리, 우주적인 진리만을 위하기 때문에 정말 진정한 천당세계 또는 극락세계로 가실 수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 영가들은 아직은 중생세계인지라 자기 몸뚱이에 대한 애착을 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몸뚱이는 지금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실은 살아있는 사람의 몸뚱이도 뜬구름 같이 다 허망한 것입니다. 하물며 그 몸뚱이를 인연 따라서 잠시 버리고서 지금 저승에 계신 영가의 몸뚱이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고, 영가가 먹었던 음식이라던가, 또는 영가가 사용했던 재산이라던가, 그런 것도 모두가 다 허망虛妄  무상無常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 본래적으로 영가의 것이 아닙니다. 자기 몸뚱이도 자기 것이 아닌데 인간세상에서 잠시간 만났던 자기 권속, 자기의 지위 또는 자기의 재산, 이런 것이 참다운 자기의 소유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영가들이시여! 마음을 고요히 해서 깊이 명상하시기 바랍니다. 정말로 우리 생명은 어느 때 언제나 우주에 영원히 존재하는 생명자체입니다. 하나님과 더불어 부처님과 더불어 영가들의 마음도 똑같은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할 때는 우리는 어디에 있으나 다 안락하고 행복스럽고 평온을 느끼게 됩니다만 우리 중생들이 꼭 개별적인 자기 몸뚱이에 국한된 그런 인연들, 이런 것을 생각할 때는 언제나 불안스럽고 막막하고 또는 인생의 허무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영가들이시여! 중생의 어리석은 마음, 차별하는 그런 마음을 버리셔야 됩니다. 그와 동시에 영가들이 지금 계시는 저승세계는 정말로 불안스럽고 잠시간 거쳐 가지 않을 수 없는 어둠의 세계인 것이지 우리가 안식할 그런 세계는 절대로 못 되는 것입니다.

 

영가들이시여! 깊이 느끼시고 과거에 자기가 쓰던 몸에 대한 애착도 버리시고 또는 사랑하는 권속도 극락세계나 천당 가서 영원으로 만나는 그런 세계에서 만나야 참답게 만나는 것이므로 인간세상에서 만나는 그런 인연들에 대해서 집착을 뿌리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영가들이시여! 하나님, 부처님 또는 모든 종교들의 근원적인 것은 하나의 자리인 것이고 아까 말씀한 바와 같이 우리 마음은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그 현세에 잘못된 삶을 산 사람들의 마음이라든가 이런 마음도 역시 현세에 미세한 차이가 있는 것이지 근원적인데 있어서는 다 똑같이 하나님이요 부처님입니다.

 

영가들이시여! 분명히 깨달으셔서 영원히 생명이 없는 그런 세계에 가서 태어나시기 바랍니다.

 

오늘 영가천도를 마련해 주신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과 화엄사, 오늘 천도재의 모든 경비를 맡아주신 임창욱 거사님, 박영규 거사님의 공덕에 대해서도 영가를 대신해서 산승의 입장에서 심심한 감사의 합장을 드립니다.

 

정말로 유가족 되시는 분들은 가슴이 오죽이나 슬프시겠습니까만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인간에서 만나는 것은 잠시간 만나는 것입니다. 어차피 언젠가 헤어져도 헤어질 것을 인연이 도래해서 금생今生에 비참하게 이별을 하셨다 하더라도 또 영원히 만나는 천당이나 극락세계에서 영원히 만나는 그런 인연으로 다시 그렇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하시기 위해서는 우선 영가들이 방황하는 저승을 떠나서 극락세계나 천상에 편히 계셔야 할 것이고 또는 남아있는 분들이 정말로 차별이 없는 종교생활을 하셔야 합니다. 사람마다 자꾸만 차별을 하니까 인간세상에서 모순이 생기고 서로 분열이 생기는 것입니다. 나와 남이 본래 없고 모든 생명이 하나의 진리라고 생각하고 우리가 다른 사람을 볼 때도 똑같이 하나님으로 보고 부처님같이 본다고 생각할 때는 인간세상의 모순이나 갈등이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영가들이시여! 조금도 주저마시고 정말로 환희심을 내십시오. 영가들은 지금 아무 손해가 없습니다. 생명자체가 과거나 현재나 미래를 통해서 죽지 않고 영생을 하는 것이고 지금 행복만이 약속된 천당 극락세계에 영가들은 분명히 가시는 것입니다. 사람 몸이 있으면 그냥 들어 갈 수가 없으나 영가들은 지금 사람 몸이 아닙니다. 사람 몸이 아닌 영가 몸이기 때문에 한 생각 바로 하면 극락세계에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영가들이시여! 영가들은 지금 사람 몸이 아니어서 그런 총명한 정도가 수승한 것입니다. 한 생각 바꾸셔야 합니다. 한 생각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한 생각은 ‘자기의 본래면목本來面目이, 자기의 본래 생명이 바로 부처님이고 하나님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셔야 됩니다. 이것이 사실은 바르게 생각하는 것이고 다른 생각은 다 방편적인 말씀입니다. 그렇게 하셔서 우리 생명의 본고향인 천당이나 극락세계에 가셔서 영원의 행복을 느끼시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오늘 이 법회를 마련한 모든 인연들에 대해서 영가를 대신해서 다시금 감사의 합장을 드립니다.

 

나무 하나님!

나무아미타불!

나무 유명세계 지장보살마하살!

마하반야바라밀!

 

                                                                                                                  2001년 4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