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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5. 영가천도법어

생명평화 민족화해 지리산 위령제 천도법어

   생명평화 민족화해 지리산 위령제 천도법어

 

 

우주에는 오직 하나의 진리가 있습니다. 자연도 우리 인생도 모두가 다 하나의 생명입니다. 그 하나의 진리 이른바 불이법문不二法聞이라, 하나의 진리를 깨달은 분이 이른바 성인입니다. 따라서 석가모니나 공자나 노자나 예수나 마호메트나 그런 성인들은 하나의 진리를 깨달은 분들입니다. 우주는 하나의 생명인데 하나의 생명을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중생이고 범부凡夫인 것입니다. 인생의 여러 가지 개인적인 불행이라든가 또는 민족사의 그런 비극이라든가 모두가 다른데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하나의 생명을 모르는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 민족사의 수난 가운데서 그때그때 그 억울하게 산화하신 영혼들, 그러한 영령들의 품은 한은 영령들 개인적인 한인 동시에 우리 민족의 한인 것이고 또는 우리 민족 자체의 무명無明의 소생인 것입니다.

 

‘나’라는 것은 자기 스스로 그 무지 때문에 업을 짓는 개인적인 죄업이 있고 또 공통적으로 우리 인간 자체가 다 같이 짓는 그런 공업共業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러한 원인을 없애지 않으면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원래가 진리가 둘이 아닌 것인데 둘이라고 생각하고 셋이라고 생각하고 ‘불교만이 옳다’, 또는 ‘기독교만이 옳다’, 또는 ‘노자만이 옳다’ 이러한 가치관의 혼란 가운데서는 필연적으로 현대사회의 비극을 면치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느님의 위신력 또는 부처님의 위신력에 따라서 이 자리에 나와 계시는 지리산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우리 민족사의 불행과 더불어서 사망하신 영령들이 이 자리에 분명히 계시는 것입니다.

 

영령들이여! 깊이 명심하시고 잘 들으시기 바랍니다. 영령들이나 우리 인간이나 모든 생명존재가 그 과정 중에 있습니다. 사람은 사람대로 사람이라 하는 그런 과정에 있는 것이고 또는 영령들은 영령대로 삶의 목적지로 가는 과정에 있는 것입니다.

 

영령들이시여! 깊이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영령들이 지금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길인가? 모든 존재의 본 고향은 천당이고 바로 극락極樂인 것입니다. 표현만 다른 것이지 절대로 둘이 아닌 것입니다.

 

영령들이시여! 천당이나 극락이라 하는 것은 영생의 자리입니다. 어느 누구나가 그 인생의 나그네 길에서 또는 영원히 그런 저승에서 헤매다가 필경 돌아가야 할 근본 고향이 바로 천당이고 극락인 것입니다.

 

영령들이시여! 특히 명심을 하시기 바랍니다. 영령들이 그러한 여러 가지 업, 또는 공업共業으로 해서 설사 한이 있다 하더라도 한, 이것은 사실은 참으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이나 우리 인간이 그때그때 사실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바로 보면 모두가 다 환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내 몸이라 하는 것도 역시 고유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것도 역시 각 원소가 합해서 잠시간 모양을 낸 것이지 실존적으로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언제나 있는 존재가 아닌 것입니다. 이 시간 스쳐지나가는 환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따라서 영령들이여! 제 명명대로 못 살다간 그런 한을 절대로 품어서는 안 됩니다. 한을 품는다는 것은 결국 무지에서 옵니다. 자기 몸뚱이 그것이 자기 것이 아닌 것이고 잠시간 인연 따라서 할애된 하나의 허망한 존재에 불과한 것인데 그런 것에 우리가 한을 품고 집착하고 애착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산이나 물이나 공기나 모두가 따로따로 뿔뿔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산도 내 생명과 더불어서 둘이 아니고 물도 내 생명과 더불어서 둘이 아닙니다. 우주생명, 우주의 순수한 에너지가 물에 가 있으면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용왕이라 하는 것이고 산에 가 있으면 산신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똑같은 우주의 하나의 생명이 우주의 기가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서 차이가 있단 말입니다. 우주의 기가 땅에 가 있으면 지장보살이라 하는 것이고 태양에 가 있으면 관세음보살이라 하는 것이고 별에 가 있으면 묘견보살이라 하는 것이지 따로따로 생명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슨 사상, 무슨 주의, 무슨 이데올로기 같은 허상이 아니라 둘이 아닌 불이법문不二法聞 입니다. 진리가 절대로 둘이 아닌, 하나의 법문이란 말입니다.

 

영령들이시여! 모든 한을 없애시고 영령들이 돌아갈 고향인 천당이나 극락세계로 가셔야 영령들이 영생의 행복을 보장 받을 수가 있는 것이고 또는 영령들이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서 봉사 하는 것도 영령들이 그 저승이라 하는 방황하는 그런 미혹된 세계를 벗어나야 되는 것입니다.

 

오늘 모든 종교를 초월해서 정성에 사무친 추도사를 해주시고 또는 열화와 같은 기도로 영령들이 보다 빨리 저승길에서 헤매지 않고서 극락세계나 천상에 가도록 까지 기원해 주셨습니다. 대단히 축복스러운 일입니다.

                                                                                          2001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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